우리에게 ‘향을 맡는다’는 행위는 너무나도 자연스럽다. 아침에 커피 한 잔의 향을 들이마시면 기분이 환기되고 라벤더 향이 실내를 채우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이 모든 반응은 코 속의 후각수용체가 향 성분을 감지하고 이를 뇌에 신호로 전달하면서 일어나는 일이다. # 후각수용체가 바꾸는 피부 과학의 패러다임 그런데 최근 과학은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우리가 향기를 코로만 인식한다고 생각했던 오랜 고정관념에 균열을 낸 것이다. 우리의 피부 역시 향을 인식할 수 있으며 나아가 그 향에 기능적으로 반응하는 생물학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단순한 감각의 확장이 아니라 피부를 회복시키는 새로운 경로를 의미한다. 후각수용체의 존재는 이제 향기의 감각을 넘어서 피부와 신체의 건강을 조절하는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 1조 가지 향을 구분하는 인간, 그 비밀은 후각수용체 한때 인간이 약 1만 가지의 냄새를 구분할 수 있다고 믿어졌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연구는 이 수치를 1조 개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이처럼 정교하고 복잡한 향 인식 능력의 중심에는 후각수용체(olfactory receptors)가 있다. 코 안의 점막 세포에는 약…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김기현] 최근 몇 년간 화장품 책임판매업체 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폐업률 역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자본과 기술 없이도 창업이 가능한 환경은 누구에게나 기회지만, 동시에 수많은 경쟁자와의 생존 경쟁을 피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처럼 치열한 시장에서 브랜드가 어떤‘가치’를 중심에 두고 출발하느냐는 생존과 직결된다. 화장품 창업자들이 주목해야 할 키워드인 ‘클린뷰티’를 중심으로, 화장품 창업시장의 현실과 기회를 짚어본다. #화장품 창업, 쉬우나 어려운 길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뷰티 강국이다. 2024년 화장품 생산액은 17조5,426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같은 해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은 102억 달러에 달하며 세계 화장품 수출 시장에서 독일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그만큼 국내외 시장 모두에서 기회의 문이 넓어졌다. 새 정부는 K-뷰티 산업을 ‘K-콘텐츠’로 분류하고, 관련 기업들의 해외 진출과 판로 확대를 위한 지원을 약속했다. 기대가 크다. 하지만 숫자 이면을 들여다보면 또 다른 현실이 보인다. 국내 책임판매업체 수는 2019년 1만 5707개 → 2024년 27,932개로 5년 사이 거의 두
[코스인코리아닷컴 한지원 기자] ‘피부에 좋은 화장품’이라는 기준은 이제 너무 당연해졌다. 소비자들은 화장품이 만들어지고, 유통되고, 소비되고, 버려지는 모든 과정에서 환경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인체와 환경 모두에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가치를 담은 ‘클린뷰티(Clean Beauty)’가 글로벌 뷰티 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클린뷰티 시장은 연평균 약 10%의 성장률을 보이며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특히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는 클린뷰티가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제품의 성분과 생산·유통 전반에 걸친 투명성과 지속가능성을 입증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필수 요건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도 클린뷰티 단체표준 제정과 화장품 안전성평가 제도 입법화 등 제도적 변화가 이어지며, 새로운 도약의 시점을 맞이하고 있다. 이 변화의 흐름 속에서, ‘슬록(SLOC)’은 단순히 친환경 화장품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클린뷰티 브랜드들이 탄탄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돕는 ‘전문 지원팀’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탄소발자국 산정과 지속가능성 검증 서비스 ‘K-서스테이너블’, 워터리스 제형 개발, 창업 전주기 컨설팅 등…
[코스인코리아닷컴 길태윤 기자]화장품에 자주 사용되는 에스터 화합물 가운데 다이부틸아디페이트(Dibutyl Adipate), 부틸옥틸살리실레이트(Butyloctyl Salicylate) 등은 유기계 결정 자외선 필터를 가용화하는 데 사용된다. 하지만 이 화합물이 BDC(Brain Degenerative Concern, ‘뇌 기능 저하 우려’)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다. 때문에 FDA 심사에서 유기계 필터가 무기 필터를 대체하긴 어렵다는 주장이다. 코스인이 발행하는 코스메틱저널코리아(CJK) 7월호에 게재된 ‘새로운 먹구름 아래에 놓인 태양과 피부, BDC?’라는 기사에서 저자인 알라인 세인트론드(Alain Saintrond)는 유기계 필터가 엄격한 SPF 보호규칙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는 어떤 유기계 필터도 MusT(Malnutrition Universal Screening Tool) 프로세스에 따라 테스트 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BDC는 유럽화학물질청(ECHA)에서 의학적 또는 독성학적 평가에서 뇌 퇴행성 영향을 우려하는 표현으로 쓰인다. 공식적인 규제 용어가 아니며, SVHC(Substance of Very High Con…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박근형]화장품 업계 종사자라면 이미 익숙할 ‘화장품 안전성 평가제도’. 시행은 아직 몇 년 남았지만, 업계의 관심은 벌써 뜨겁다. 이는 단순한 규제가 아닌, K-뷰티의 글로벌 신뢰도 제고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제도적 토대이기 때문이다. 해당 제도는 2025년부터 유예기간을 거쳐 점진적으로 도입되며, 2028년부터는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궁극적으로 2031년에 국내에서 제조되거나 수입되는 모든 화장품에 전면 적용될 예정이다. 왜 지금, 이 제도가 필요한가? 전 세계 화장품 시장은 안전성과 투명성을 기반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미 EU는 2013년부터, 미국은 2023년 MoCRA 시행을 통해, 그리고 중국은 2025년부터 화장품 안전성 평가 제도를 강화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국내 기업들이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지 않으면 수출 차질이나 제품 리콜 등의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화장품의 주요 수출 대상국 10곳 중 7곳이 이미 안전성 평가를 법적 의무로 시행하고 있다. K-뷰티가 단순한 ‘트렌드’에서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제품의 신뢰성과 과학적 근거 확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제도
[코스인코리아닷컴 한지원 기자] 최근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는 ‘천연 유래 신소재’가 주목받고 있다. 민감성 피부 인구의 증가,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 확산, 지속 가능한 소비 문화의 확산 등 다양한 요인들이 맞물리며 화장품 소비자들이 제품 성분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피부에 직접 닿는 화장품일수록 원료의 안정성, 친환경성, 기능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화장품업계에서는 기존의 합성 원료 중심에서 벗어나 천연에서 유래한 신소재를 발굴하고 이를 제품에 효과적으로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 지고있다. 이와 동시에 ‘기능성’이라는 키워드도 중요해지고 있다. 단순한 보습이나 진정 효과를 넘어 미백, 주름개선, 항산화, 항균 등 다양한 효능을 갖춘 천연 원료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러한 원료들을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고순도 추출, 정제 기술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시장 흐름 속에서 주목받는 기업이 바로 (주)씨앤비바이오다. 회사는 천연 유래 기능성 화장품 원료 개발과 완제품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토탈 뷰티 솔루션 기업으로자연에서 얻은 원료의 잠재력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통해 피부에 유효한 결과를 제공하는 데…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정종윤] 필자가 연구개발현장에서의 실험과 실패를 반복하며 산업과 기술의 최전선에 몸담은 지도 어느덧 17년이 흘렀다. 수많은 프로젝트를 경험했지만이번처럼 인간적인 감동과 지적 영감이 동시에 폭발한 적은 없었다. 이것은 단순한 ‘기술 개발’이 아니라지속가능성과 생명자원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게 해준 전환점이자필자의 커리어를 다시 정의하게 만든 특별한 여정이었다. 2024년한국 화장품 수출이 전년 대비 20.6% 증가한 102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필자는 문득 생각에 잠겼다. 이 외형적 성장의 이면에는 어떤 진정한 차별성이 존재할까?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지녀야 할 경쟁력의 본질은 무엇이어야 할까? K-뷰티의 지속 가능한 미래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과학 기반의 기술력과 글로벌 협업에서시작된다. 이번칼럼에서는 태국 난(Nan) 지역의 카카오버터를 기반으로 진행된 한국-태국 간협력 프로젝트를 중심으로지속가능한 천연소재의 과학적 가치와 산업적 파급효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 태국 북부 난(Nan) 지역,고기능성 원료새로운 기원지 태국 북부 난(Nan) 지역은 카카오 재배에 있어 자연이 선사한 완
[코스인코리아닷컴 한지원 기자] K-뷰티의 전 세계적인인기와 함께 화장품 산업은 기능성과 안전성, 그리고 지속 가능성을 모두 갖춘 ‘고부가가치 원료’에 주목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단순히 겉모습의 변화뿐아니라 피부 건강을 위한 성분의 안정성과 출처까지 꼼꼼히 따지기 시작하면서제품의 품질을 결정짓는 ‘화장품 원료’가 브랜드 신뢰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에 글로벌 시장에서는 RSPO, ECOCERT, REACH와 같은 국제 인증을 기준으로 원료 선택의 폭을 좁히는 추세다. 단순히 성분이 좋은 것에서 나아가 얼마나 깨끗하게,그리고 윤리적인 방식으로 생산되었는지가 제품의 가치를 결정짓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기술력과 품질관리를 기반으로 안정성과 차별성을 갖춘 원료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 기업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주)비앤비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차별화된 품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화장품 원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2-헥산디올을 비롯한 다양한 방부 원료와 부스터 성분을 직접 생산하며 ‘World Best Quality’라는 자부심 아래 글로벌 시장을 향해 경쟁력을 확장해 가고 있다. (주)비…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임재욱] 2025년 12월 30일유럽연합(EU)의 새로운 환경 규제인 'EU 산림 파괴 방지 규제(EUDR: EU Deforestation Regulation)'가 전면 시행된다. 이 규제는 단지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선언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유럽이라는 시장이 기업에게 던지는 철학적 질문이다. “당신의 제품은 숲을 기억하고 있는가?” # EUDR, 규제 이상의 문명적 선언 EUDR은 팜유, 대두, 커피, 목재, 고무, 코코아, 가축 등 7개 주요 원자재와관련 제품이 유럽 시장에 진입하기 전산림 파괴로부터 자유롭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공급망 내 원료의 GPS 좌표, 해당 국가의 법률 준수 여부, 그리고 산림 파괴 가능성에 대한 위험성 평가와완화 조치 계획까지 포함한 사전 실사(Due Diligence)를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규제의 핵심은 간단하다. “이 원료는 어디서 왔는가?” “그 숲은 지켜졌는가?” “그 정보를 투명하게 추적할 수 있는가?” EUDR은 단지 원산지 표기 이상의 것을 요구한다. 이는 유럽 소비자와 시장이 숲과 생태계를 고려하는 제품만이 정당성을 가진다고 판단하고 있
[코스인코리아닷컴 한지원 기자] 성형수술이나 피부 시술을 받은 후에는 피부가 일시적으로 예민해지고 손상되기 쉬워화장품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성분에 따라 피부 트러블이 일어날 수 있고어떤 화장품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회복 과정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처럼 민감한 시기의 피부에는 자극이 적고 안전한 제품이 필수적이지만시중 제품 중 의료적인 기준에 부합하는 화장품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환자들의 실제 니즈를 반영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화장품 브랜드를 선보인 병원이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30여 명의 성형외과 전문의를 보유한 종합병원 원진성형외과는 안티에이징과 리프팅 등 시술 후 피부 회복이 중요한 분야에 특화된 병원으로환자들의 피부 고민을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해 왔다. 특히 최근에는 병원 내에서 실제 사용하는 기준으로 개발된더마코스메틱 브랜드 ‘WJ코스메틱’을 론칭하며의료와 뷰티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WJ코스메틱은 ‘병원에서 직접 연구해개발한화장품’이라는 콘셉트로민감한 피부를 위한 고기능성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수술, 시술 직후는 물론이고 민감성·복합성 피부를 가진 일반 소비자들…
[코스인코리아닷컴 길태윤 기자] 고수(Cilantro)는호불호가 뚜렷한 식재료다. 누군가에게는 향긋한 요리의 완성이고누군가에게는 한입만 먹어도 얼굴을 찌푸리게 만드는 불쾌한 향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고수가 빠진 쌀국수를 상상할 수 없다고 말하고또 다른 사람은 "비누 맛이 난다"며 멀리하곤 한다. # 비누맛 논쟁에서 안티에이징 솔루션까지 하지만 이 단순한 취향 차이 뒤에는우리가 미처 몰랐던 과학적인 이유가 숨어 있다. 고수의 향기를 다르게 느끼는 이유는 후각수용체 유전자의 차이 때문이며그 향기 속에는 놀라운 피부 건강 비밀까지 담겨 있다. # 유전자가 결정하는 고수의 ‘비누 맛’ 고수 향이 누군가에겐 싱그럽고 상쾌하게 느껴지고또 누군가에겐 비누처럼 불쾌하게 다가오는 건 우연이 아니다. 후각을 담당하는 유전자 중 OR6A2라는 유전자가 고수의 향기 성분인 알데하이드를 인식하는데이 유전자에 있는 단일염기 다형성(SNP) 차이 때문에 사람마다 반응이 다르게 나타난다. 2012년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OR6A2 유전자의 변이에 따라 고수를 비누 냄새처럼 느끼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다시 말해, 고수를 싫어한다고 해서 단순히 ‘입맛이 까다롭다’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김기현] 이제 클린뷰티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전 세계 화장품 시장의 디폴트가 됐다. 처음엔 피부에 자극이 없는 ‘안전한 성분’을 뜻했지만 지금은 지속 가능한 포장재와 원료, 윤리적인 공급망, 브랜드의 사회적 책임까지 아우르는 개념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이 변화를 이끄는 주체는 글로벌 유통 플랫폼이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각자의 철학과 전략에 따라 독자적인 클린뷰티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세포라, 컬트 뷰티, 울타, 크레도뷰티 등은 ‘지속 가능한 생산과 소비’라는 멋진 생태계를 완성해 가고 있다. # 글로벌 유통채널의 클린뷰티 기준, 무엇이 다른가? 세포라(Sephora)는 ‘Clean + Planet Aware’라는 라벨을 부여해 유해 성분 배제는 물론 지속 가능한 원료와 패키지 등 환경에 대한 고려를 요구한다. 컬트뷰티(Cult Beauty)는 ‘Cult Conscious’ 카테고리를 운영하며 입점 브랜드들이 피부에 무해한 클린 성분과 함께 환경적, 사회적 영향을 최소화한다. 또윤리적 기준을 따르는지 125개 항목에 대해 검증 후 구매 화면에서 소비자에게 정보를 공개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