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김세화 기자] 실리콘투(257720)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의 경쟁 심화로 마케팅 비용의 비중이 확대된 데다 일시적 공급 과잉으로 재고 소진까지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아 단기간에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증권사의 평균 목표주가는 51,600원으로 직전 6개월 대비 18.5% 하락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실리콘투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2% 증가한 1,736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73.9% 증가한 259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지만 각각 컨센서스를 12.4%, 36.5% 하회하며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특히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의 부진이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화장품 시장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미국법인의 매출 부진이 이어졌고 전사의 수익성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4분기 실리콘투의 원가율은 직전 분기 대비 1.8%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실리콘투 실적 추이와 전망 (단위 : 십억원, %)
실제로 지난해 3분기 이후 미국 시장 내 경쟁 강도가 높아진 탓에 중저가 브랜드인 엘프뷰티의 매출액 대비 마케팅 비용의 비중이 높아졌다. 특히 오프라인보다는 아마존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채널에서의 경쟁이 치열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북미 매출 하락의 경우 주요 CA고객의 재고 조정과 MoCRA 시행에 따른 OTC 지연 등이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B2B 고객의 특성상 12월에 전반적인 재고 조정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공급가율 조정 등은 북미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에서의 경쟁 심화와 할인 요율 확대에 따라 CA고객 대상 일부 조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전분기 대비 매출 하락과 일부 공급가율 하락으로 인해 매출총이익률이 30% 수준까지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제시했다.
실리콘투의 지역별 매출 추이와 전망 (단위 : 십억원, %)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따르면, 올해 1월 미국 소매 시장에서 온라인을 포함한 무점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하는 데 그치며 직전 분기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일시적인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하반기 블랙프라이데이 등 유통 대목과 유통사, 브랜드사의 대형 프로모션이 이어지면서 화장품 판매량이 급증했다. 소비자의 실수요에 비해 많이 팔리면서 올해 상반기까지는 소비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엘프뷰티의 매출액 대비 마케팅 비용 비중 (단위 : %)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한국투자증권은 실리콘투의 매출 전망치로 2025년은 전년 대비 37.2% 증가한 9,490억 원, 2026년은 28.4% 증가한 1조 2,180억 원을 제시했다. 미국 소비자의 보유 재고가 소진되는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반영해 2년 간의 매출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
다만, 최근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유럽과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한 공격적인 재고 매입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실리콘투는 오는 3월 두바이 지사 설립을 시작으로 글로벌 물류 허브 확장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김명주 연구원은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됐으나 유럽과 중동에서의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이미 미국 시장에 대한 실망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만큼 신규 시장에서 성과가 나타난다면 밸류에이션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2025년 1월 미국 무점포 소매 매출 (단위 : %)
박은정 연구원은 "실리콘투의 수익성 하락은 매출 축소와 일회성 비용 반영 등의 요인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할인 경쟁 심화로 공급가율 조정이 핵심적인 원인이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할인 경쟁 환경이 단기간에 완화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제시했다. 이에 따라 실리콘투의 2025년 이후 매출총이익률 가정을 기존 35%에서 31%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실리콘투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Buy)'로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60,000원에서 16.7% 내린 50,000원으로 조정했다. 하나증권은 투자의견을 '매수(BUY)'로 유지하나 추정치 하향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40,000원으로 하향한다. 메리츠증권은 증권사 중 가장 낮은 37,000원을 제시했다. 최근 6개월간 증권사의 평균 목표주가는 51,600원으로 직전 6개월 평균 목표주가(63,333원) 대비 18.5%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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