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이효진 기자] 2021년 한 해 화장품 공개기업들의 주가가 극심한 부침을 겪었다. 새해를 시작하며 중국 소비 증가와 코로나19 완화 이후 화장품 기업들의 실적 회복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꿈틀거리기 시작한 주가는 연일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대형주는 물론 중소형주에까지 번졌던 기대감은 이후 기업의 실적이 시장의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와 코로나19 확산, 중국 소비 둔화 우려 앞에 무너져 내렸다. 화장품주가 좀처럼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화장품 기업의 주가는 연초와 비교해 20% 이상 뒷걸음질 쳤다.

 

코스인이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4일과 지난 12월 24일 종가를 기준으로 화장품 상장사 67곳의 주가 동향을 분석(단순 종가 비교)한 결과 연초보다 주가가 상승한 곳은 내츄럴엔도텍, 네이처셀, 동원시스템즈, 라파스, 미원상사, 에프앤리퍼블릭, 연우, 오가닉티코스메틱, 잉글우드랩, 제닉, 코스메카코리아, 클리오, 펌텍코리아, 한농화성 등 14개사에 그쳤다.

 

대부분 화장품 기업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디와이디(MP한강), 메디앙스, 스킨앤스킨, 코스온, 폴루스바이오팜, 협진(에이씨티), 휴온스블러썸(블러썸엠앤씨) 등 7개사는 현재 주식의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상장 화장품 기업 주가 동향 (12월 24일 현재)

 

 

# ‘화장품 대표주’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도 피하지 못한 주가 하락

 

국내 화장품 대표주로 꼽히는 LG생활건강의 주가는 12월 24일 전날보다 4,000원(+0.36%) 오른 1,12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월 4일 종가(1,612,000)와 비교하면 490,000원(-30.4%)이나 주가가 빠진 것이다.

 

LG생활건강 주가 동향 (12월 24일 현재)

 

 

LG생활건강의 주가는 7월 1일 장중 한 때 1,784,000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코로나19 확산과 중국의 소비 둔화 등 악재로 인해 실적 부진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급락을 거듭한 끝에 11월 30일 1,054,000원까지 떨어지며 올해 들어 최저가를 기록했다.

 

델타 변이, 오미크론 변이 등 연이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충격을 받은 것은 LG생활건강만이 아니다. 또 다른 화장품 대표주인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도 조정을 받고 있는 상태다.

 

아모레퍼시픽 주가 동향 (12월 24일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4일 203,000원으로 거래를 마친 후 고점을 높여갔다. 5월 27일에는 장중 한때 300,000원을 터치하며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하지만 중국 시장 부진과 함께 이내 미끄러지기 시작한 주가는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했고, 11월 30일 155,500원으로 바닥을 찍었다. 12월 들어서는 낙폭을 일부 회복해 17만원 선에서 거래 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은 12월 24일 175,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1월 4일과 비교하면 주가가 27,500원(-13.5%) 가량 뒷걸음질 친 셈이다. 아모레G도 같은 날 전날보다 250원(+0.55%) 오른 45,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때 8만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연초(1월 4일, 54,000원)와 비교해 8,300원(-15.4%) 내린 상태로 한 해의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 주가 상승률만 보면 큰 코, 알고보면 ‘내리고, 또 내리고’

 

올 한해 화장품 관련주 가운데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인 곳은 에프앤리퍼블릭이다. 1월 4일 527원이었던 에프앤리퍼블릭의 주가는 12월 24일에는 2,230원으로 1,703원(323.1%) 가량 올랐다.

 

다만, 이는 주식수나 액면가를 줄여 자본금을 줄이는 ‘감자’에 따른 현상이다. 에프앤리퍼블릭은 지난해 결산·감사보고서 공시 이후 자본잠식률 50% 이상과 최근 3사업연도 중 2사업연도 자기자본 50% 초과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 발생으로 관리종목에 편입됐다.

 

이에 재무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증진을 위해 4월 7일 보통주 10주를 1주로 무상병합하는 감자를 결정했다. 높은 주가 상승률과 달리 에프앤리퍼블릭의 주가는 연초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으로, 11월 23일 장중 한 때 1,770원으로 최저가를 기록한 후 2300원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에프앤리퍼블릭 주가 동향 (12월 24일 현재)

 

 

화장품 기업 가운데 내츄럴엔도텍(1월 4일 2,525원 → 12월 24일 4,650원, +84.2%), 라파스(1월 4일 24,700원 → 12월 24일 44,650원, +80.8%), 잉글우드랩(1월 4일 4,970원 → 12월 24일 8,610원, +73.2%), 제닉(1월 4일 3,650원 → 12월 24일 5,950원, +63.0%), 한농화성(1월 4일 9,900원 → 12월 24일 16,100원, +62.6%), 네이처셀(1월 4일 10,200원 → 12월 24일 16,000원, +56.9%)의 주가가 한 해 사이 50% 넘게 올랐다.

 

이 가운데 내츄럴엔도텍의 한 해 주가 변동이 눈에 띈다. 내츄럴엔도텍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 관리 종목으로 지정돼 상장폐지 위기에 빠졌다. 지난해 2월 15일부터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거래도 정지됐다.

 

그러나 올해 3월 제약기업인 서흥이 내츄럴엔도텍을 인수했고, 9월 6일 주식 거래가 재개된 이후 사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에 9월 9일 12,0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후 하락세를 거듭해 12월 1일 3,985원으로 최저가를 찍었다.

 

내츄럴엔도텍 주가 동향 (12월 24일 현재)

 

 

TS트릴리온(1월 4일 2,780원 → 12월 24일 798원, -71.3%), 아이큐어(1월 4일 60,400원 → 12월 24일 18,900원, -68.7%), 올리패스(1월 4일 28,150원 → 12월 24일 9,160원, -67.5%), 아우딘퓨쳐스(1월 4일 4,260원 → 12월 24일 1,500원, -64.8%), 세화피앤씨(1월 4일 3,860원 → 12월 24일 1,520원, -60.6%), 제이준코스메틱(1월 4일 2,355원 → 12월 24일 1,025원, -56.5%)은 주가가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면서 연초에 비해 50% 넘게 내렸다.

 

# 잉글우드랩, 업황 악화 속 실적으로 주가 ‘선방’

 

올 한해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인 곳으로는 잉글우드랩이 꼽힌다. 잉글우드랩은 1월 4일 4,970원이었던 주가가 12월 24일에는 8,610원으로 73.2%나 뛰었다.

 

미국 소재 화장품 연구개발, 제조생산 기업인 잉글우드랩은 미국 고객사의 유통채널 확장에 따른 수주 증가로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전체 실적을 넘어서는 성과를 이뤘다. 다른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 시장의 소비 둔화 여파로 시름하는 가운데 실적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이는 주가에도 영향을 주면서 9월 중순까지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내내 5,000원대에서 횡보하던 주가는 고점을 높여가 9월 16일 11,7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잉글우드랩도 화장품 업종 전반의 주가 조정을 피하지 못했다. 중국 화장품 시장이 지난해 상반기 대비 하반기에 코로나19 충격을 극복하며 회복 흐름을 보였던 만큼 하반기 전년 기저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데다 아모레퍼시픽 등 대형주의 3분기 중국 실적 부진 우려로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이에 잉글우드랩의 주가는 11월 29일 6,600원까지 내려앉았다 12월 21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하며 반등을 꾀하고 있다.

 

잉글우드랩 주가 동향 (12월 24일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