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매체가 ‘한국산 제품 불매운동’을 자극하는 등의 사드 보복 우려가 화장품 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드 보복 시나리오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한 분석도 한창이다. 이와 관련 브랜드와 ODM 업체, 정부와 협회 등의 대응 등을 긴급 점검했다.<편집자 주>
[코스인코리아닷컴 정혜인 기자] 지난 3월 2일 중국이 한국 여행 판매의 전면 금지를 요구하면서 사드 보복이 본격화됐다. 이어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과 매장 영업정지 등의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 한국산 화장품이 매대에서 사라지는 등의 피해도 보고되고 있어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중국의 사드 보복 제재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 시나리오는 한국 여행 금지→중국 진출 한국 기업 제재→반한 감정 확산→수입 제재 등이 예상된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를 ‘사드 곡성’이라고 표현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과거 실행한 보복제재가 면세점 화장품 업체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했다. 시나리오는 ▲무역보복 ▲관광객 제한 ▲중국 진출 한국 기업 제재 ▲반한 감정 확산으로 비교 분석했다.
2016년 7월 사드배치 확정 이후 중국의 보복 규제 내용
▲ 자료 출처 : 언론 보도 정리, 하이투자증권. |
비관세 장벽 강화, 중국 비중 높은 기업에 가장 불리
무역보복은 수입 통관 절차나 인증 제도를 까다롭게 하는 등의 비관세 장벽 강화가 예상된다.
대리상(代工) 비중이 높은 업체의 어려움이 예상되며 대형 브랜드는 시간은 걸리지만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봤다. OEM ODM 업체는 중국 내 생산 비중을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며 상대적으로 중국 현지 공장이 있는 업체는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면세점은 대리상 매출은 감소하나 중국 개별 소비자들은 자국 내 구매가 제한됨에 따라 면세 소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무역보복과 관련 과거 사례를 보면, 한국이 2000년 중국산 마늘 관세를 올리자 한국산 폴리에틸렌과 휴대폰 수입을 중국이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일본은 2010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분쟁 때 중국이 희토류의 수출을 중단해 일본이 백기를 들기도 했다. 또 노르웨이는 2010년 반체제 인사 류사오보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해 연어 수입을 금지당했다.
관광객 제한은 면세점 비중이 높은 화장품 브랜드 업체들이 불리할 것으로 분석됐다. ODM 업체는 별다른 영향이 없으며 면세업체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도 2010년 센카쿠 열도 분쟁 이후 반일감정 확산, 일본 여행 광고 자제 등의 반발을 샀다. 대만은 대만 독립성향인 차치잉원 총통 취임 이후 대만 찾는 관광객이 전년 대비 28% 감소하는 피해를 입었다. 이때도 중국 정부는 중국인들의 개인적인 선택일 뿐 정부가 지시한 적이 없다고 강변했다.
중국 진출 한국기업 제재는 현지 비중이 높은 기업에 가장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생산 기반을 갖추고 있고 중국 로컬 업체와 거래하는 한국 화장품 ODM 업체는 중국 보복 제재에서 가장 후순위일 것으로 예상한다.
반한감정 확산은 한국 제품 불매운동으로 이어진다. 이는 가장 부정적인 시나리오로 한국 소비재 관련 업체 모두에게 악영향이 미칠 수도 있다.
브랜드 업체는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되고, ODM 업체는 국내 수요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기술력 바탕의 해외 수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면세업체도 관광객 감소로 이어져 실적에 부정적이었다.
과거 센카쿠 열도 분쟁 때 일본의 도요타, 파나소닉, 소니 등의 불매운동이 일어나 4개월 동안 두자릿수 역성장 후 회복한 사례도 있다. 프랑스의 랑콤은 반중국 성향 연예인 초대 콘서트에 대해 중국이 랑콤 불매운동으로 위협하자 바로 계획을 취소한 바 있다.
이렇듯 중국의 정치적인 보복 우려는 가변적이다. 일반적으로 매출에서 중국 비중이 크다 보니 업체마다 긴장하게 마련이다. 화장품 업계는 비관세장벽은 철저한 법규 준수로 관광객 제한은 품질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한 싼커(散客, 개별관광객) 유인판촉전 등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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