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정소연 기자] 한·중 화장품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다양한 피부 타입을 가진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교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피부과학연구원은 북경일화협회, 건국대학교 화장품공학과, 아시안뷰티화장품학술지와 함께 10월 6일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우곡국제회의장에서 ‘2016 제2회 한·중 화장품산업 국제 공동포럼’을 개최했다.
▲ 공동 포럼을 주최한 한국피부과학연구원 안인숙 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
한국 화장품의 중국 시장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아지고, 중국 또한 한국 화장품을 프랑스 다음으로 많이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국 화장품 전문가들은 두 국가간의 교류가 중요하다는 것에 중지를 모으고 본 행사를 2회째 진행 중이다.
한국, 중국 내 수입 화장품 시장 점유율 2위
이날 포럼의 문을 연 송자은 대한화장품협회 차장은 “한국 화장품 산업의 중화권 수출이 전체 7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각국의 화장품 업계가 중국 시장을 탐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화장품이 중국 내 수입 화장품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우수한 기술력, 한류문화의 부상으로 K-Beauty가 부각되면서 중국인들의 호감도와 신뢰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지리상의 근접성도 이에 한 몫했다.
주요 국가별 화장품 수출액과 최신 수출입 현황
여실경 중국향정향료화장품공업협회 고문은 “아모레퍼시픽, 한불화장품, 엘지생활건강 등의 한국 화장품이 중국 시장에 진출한 시기는 2000년대 중반”에 불과하지만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문화혁명(1966년) 이후 화장품이 사치품으로 규정되면서 화장품 산업이 암흑기에 접어 들었다. 변화의 기류는 1980년대 이후 진행됐다. 중국은 뒤쳐진 화장품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유럽, 미국, 일본 등의 해외 업체들과 기술협약을 맺었다.
거리상 인접한 일본이 안정적인 위치를 선점했지만 최근 5년간 이러한 기류에 변화가 찾아왔다. 여 고문은 "한국이 일본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 고문은 “한국 화장품 업계가 면밀한 제품 연구를 바탕으로 중등 제품을 생산하면서 중국 시장에서 이미 일본을 따라 잡았다”며 “많은 중국 기업들이 한국 화장품 기업의 경영이념을 배우려 한다”고 말했다. 또 “향후 20년 간 한국 화장품 기업들은 중국에서 황금기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음양학설, 오행학설을 응용한 방법도 소개 주목
포럼에서는 한중 화장품 사업 전망에 이어 각국 연구자들이 진행하고 있는 연구 내용도 소개됐다. 맹홍 중국 북경공상대학교 중국화장품연구센터 교수는 음양학설, 오행학설을 바탕으로 한 중의학 철학을 화장품 분야에 응용하는 내용을 선보였다.
맹 교수는 음양학설은 ‘균형’을 이야기하는 것이며 오행학설은 ‘운동과 변화’를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화장품에서 균형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인체가 수분, 영양, 대사, 색소, 산/알칼리, 손상/회복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트러블을 일으키고 만다. 맹 교수는 음·양 학설을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할 때 ‘균형’에 중점을 둬야 함을 강조했다.
오행학설은 인간이 자연의 일부분임을 기본으로 한다. 자연이 변하면 인간의 신체 또한 변화를 겪게 된다. 이 때문에 계절에 따라, 사는 지역에 따라 피부에 보완되어야 하는 요소들이 달라지게 된다.
맹 교수는 기(氣)·혈(血)이 고르게 순환할 수 있도록 피부의 기혈 상태를 점검하는 레이저 도플러 기기를 소개하며 중국 철학을 바탕으로 한 치료 방법의 효과를 보여줬다.
뒤이어 배승희 건국대학교 화장품공학과 교수는 피부의 불변화를 가져오는 유전자를 찾고 주입하는 실험을 진행 중에 있음을 소개했다. 배 교수는 이 실험을 통해 피부 손상으로 인한 회복, 피부 노화의 문제 등을 해소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동대학 차화준 교수는 한국과 중국, EU 등에 화장품 제조 시 엄격하게 사용량이 규정돼 있는 메틸파라벤에 대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실험 결과는 고농도의 메틸파라벤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피부 회복을 돕는 p-AKT를 억제하는 뮬란(Mulan) 호르몬이 활성화 돼 피부 노화를 촉진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셰지휘 카쓰그룹 기술 총감독이 중국내 오프라인 시장이 쇠퇴하고 온라인 시장, 웨이샹(개인 모바일 SNS를 통해 소규모 영업을 하는 소상인)이 부각되고 있는 현 중국 시장 상황을 소개했다.
포럼은 7시간여 동안 각국 전문가들과 업계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진행됐다. 행사를 주최한 한국피부과학연구원 안인숙 원장은 “한중의 관련 전문가들의 강연을 이렇게 한 자리에서 듣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흔치 않다”며 “양국의 교류를 위해 공동포럼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관련 전문가들과 업계 종사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