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김세화 기자] 실리콘투(257720)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257.1% 증가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미국 법인 매출이 127% 증가하는 등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기존에 주목받지 않았던 폴란드, 멕시코, UAE 등 기타 지역의 매출이 225.5% 증가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실리콘투의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1.9% 증가한 1,814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75.1% 증가한 389억 원으로 당초 시장 기대치와 당사 추정치를 각각 26%, 24% 상회했다.
비용적 측면에서 당초 컨테이너 지수(SCFI) 상승으로 운반비 지출 증가가 우려됐지만 운송비의 비중이 매출액 대비 1.8%로 예상보다는 크지 않았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비행기로 배송하는 급송 물량이 크게 발생하지 않아 운송비 부담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2분기에는 아마존 풀필먼트 매출이 직전 분기 대비 28% 감소하면서 아마존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매출액 대비 지급수수료의 비중도 크게 줄었다. 운반비와 수수료 등에서 비용 절감이 이뤄지면서 영업이익률은 직전 분기 대비 1.8%p 개선됐다.
다만,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실리콘투의 주가는 소폭 하락했다. 불과 3개월 전 1만 원대였던 주가가 4만 원을 넘어서면서 조정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기간 실리콘투는 단 2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상승하는 엄청난 기세를 보여줬다.
실리콘투 2024년 2분기 실적 (단위 : 십억원, %, %p)
이에 대해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화장품 섹터에 대한 차익 실현 니즈가 높아져 주가가 조정됐다"며, "실리콘투를 포함한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 다수의 화장품 기업의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점도 투자 심리를 훼손한 요인 중 하나이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거시적 흐름에서 불확실성은 지켜봐야겠지만 미국 뿐 아니라 유럽, 동남아시아 등에서도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K뷰티의 피크아웃을 논하기는 이르다"며, "일부 인디 브랜드사의 재정적 문제를 산업 전반의 리스크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강조했다.
키움증권도 "해외 시장 내 K-뷰티의 글로벌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어 브랜드사와 밴더사 간 거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른 전문 유통 업체로서 수혜가 기대된다"고 제시했다.
싱가포르가 수입하는 화장품 중 한국산 제품의 비중 (단위 : %)
영국이 수입하는 화장품 중 한국산 제품의 비중 (단위 : %)
이러한 관점에서 지역적 확대는 향후 성장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실리콘투는 미국에 캘리포니아와 뉴저지 등에 물류거점을 확보하고 있으며 유럽, 폴란드 등 6개 지역에 해외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영국과 싱가포르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또 중국에서는 화장품 유통 사업을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최근 수요 둔화가 장기화된 중국의 영향을 받지 않는 K뷰티 수혜주이기도 하다. 이렇게 실적의 안정성이 견고해지는 가운데 지역적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다만, 해외 직구 플랫폼의 특성상 화장품 업황과 관계없이 미국 등 글로벌 경기 침체가 섹터의 밸류에이션 자체를 낮추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이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실리콘투 연도별 실적 추이와 전망 (단위 : 십억원, %)
한국투자증권은 실리콘투의 2024년 실적 전망치로 매출은 전년 대비 131.2% 증가한 7,930억 원, 영업이익은 210.4% 증가한 1,940억 원을 제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당초 전망치 대비 160억 원, 90억 원 상향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6만 원으로 유지했다.
최근 1년간 한국투자증권이 제시한 목표주가를 보면 지난해 8월 12,500원을 제시한 지속적으로 상향해 지난달 7월 제시한 6만 원을 유지하고 있다.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 평균은 한국투자증권의 목표주가보다 6.5%가량 낮은 56,333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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