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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리즈

나만의 향기는 무엇일까?

조정혜의 재미있는 화장품 이야기 (19)


향수는 향만으로도 자신의 매력과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다. 자신의 이미지를 한 가지 독특한 향기로 표현할 줄 안다는 것도 하나의 가장 큰 능력일지도 모른다. 

인간이 처음 향료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제단을 신성하게 하고 신체를 청결히 하기 위한 것으로 고대에는 향연을 통하여 신에게 다가 갈 수 있다고 믿었다. 이에 따라 향료는 오직 신을 위한 선물로만 사용됐다.

고대에는 수지와 향유가 열에 의해 매우 강력한 향을 낸다는 것을 발견하고 나뭇가지(香木)를 태우고 향나무 잎으로 즙을 내어 몸에 발랐다고 한다. 

향료수는 영어로 ‘perfume’이다.  Latin어인 ‘per-fumum’ 즉 ‘per-through’, ‘fumum-the smoke’로 연기를 낸다는 뜻에서 유래됐다. 몸 또는 의복에 부향(付香)하는 풍습은 몸의 청정감과 함께 정신 미화에 있었으며 그것은 동서양이 모두 같은 뜻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고대 이집트는 미이라를 만들면서 시체의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향료를 사용했는데 그 유물이 바로 투탕카멘 무덤이다. 

향료가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에 의해서였다. 독특한 향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정도로 그녀는 향료 사용을 좋아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향수를 사용했다.

클레오파트라는 카이피(KYPHI : 아이리스, 몰약 등을 건조시킨 뒤 포도주에 넣어 추출한 뒤 송진과 벌꿀들을 첨가해 만듦)라는 자신만의 행을 만들어 즐겨 사용했고 인도에까지 향료를 수출했다. 

그 후 향수는 이집트 문명권을 거쳐 그리스와 로마 등지로 퍼져 귀족계급의 기호품이 됐으며 상인들은 부피가 작고 값이 비싼 향료를 화폐 대용으로 사용했다. 

최초의 근대적 향수가 나온 시기는 1370년경으로 지금의 ‘오드 투알레트(Eau de Toilette)’ 풍의 향수로 젊음을 되찾는 회춘의 향수로 일컬어지는 ‘헝가리 워터’가 발명됐다. 


▲ 최초의 근대적 향후 헝가리 워터.
이 헝가리 워터는 헝가리의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헌납된 데서 유래된 이름으로 최초의 증류향수이자 알코올 향수다. 이 향수를 즐겨 사용했던 엘리자베스 여왕은 72세의 나이에 폴란드 국왕의 청혼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엔 포도주와 함께 향수도 수도원에서 제조했는데 교회의 지배권이 강했던 중세 시대의 향수는 화란적이고 악마를 부른다는 이유로 많은 제약을 받았다. 

하지만 십자군 전쟁이 발발하고 그때 참전했던 병사들이 중동으로부터 다양한 향료와 향 제품들을 가지고 들어오면서 향 문화는 다시 번성하게 됐다.

그 뒤 1508년 이탈리아의 피렌체에 있는 성 마리베라의 도미니크회 수도사가 향료조제용 아틀리에를 개설, ‘유리향수’를 제조하면서부터 전성기를 맞아 이전 어느 시기보다 급속하게 발전하게 됐다. 

17세기 산업의 발달과 더불어 발생한 환경 문제, 즉 부산물에 의해 발생되는 악취 문제가 18세기까지의 프랑스의 가장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면서 이를 막기 위해 향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이 현재 프랑스가 향수 사업의 중심지가 된 계기가 됐다. 


▲ 유리향수.
이 당시 여성들은 소수의 향수와 향료를 일상생활에서 폭넓게 사용하게 됐다. 현재에 사용하고 있는 향수의 개념은 1872년에 도입됐다.

1921년에 에르네스트보라는 조향사에 의해 향수 역사상 커다란 획을 긋게 만든 최초의 알데히드 계열의 향수 ‘샤넬 넘버5’가 탄생됐다. 이 향수는 발매 즉시 대성공을 거두었으며 지금까지 전 세계 여성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향수로 인식되고 있다. 

샤넬의 성공을 시작으로 많은 디자이너들이 앞 다퉈 향수를 출시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향수 시장은 급속도로 발전됏다. 

1950년대에 들어 경제가 안정되고 문화 산업이 발전하면서 오드리 햅번, 마릴린 먼로, 브릿드 바르도 등 동경하는 유명 여배우를 닮고자 하는 경향이 새롭게 나타났고 이는 맑은 플로랄향을 중심으로 한 로맨틱 향수가 사랑받는 계기가 됐다. 

1970년대에는 오일쇼크에 의한 경제 불황으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급격하게 나타나면서 향수계에 커다란 두 개의 트렌드가 형성됐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움을 강조하고자 하는 거만하고 섹시한 향수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희망적 가치를 반영한 그린 계열의 향수가 그것이다. 

1980년대에는 가장 경제 성장이 빨랐던 시대인 만큼 향수도 좀 더 다양한 이미지로 접근됐고 이때 조르지오 아르마니를 비롯한 이탈리아 브랜드가 크게 유행하기 시작했다. 도발적인 향수, 지적인 향수, 여성스러운 향수 등 여성들의 향수 선택의 폭이 넓어진 시기이기도 하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점점 비인간적인 사회로 변화하는데 대한 반발로 일어난 1990년대 에콜로지 붐은 자연스러운 향기로 유행을 이끌었으며 이는 워터리, 프루티, 그린 등 투명하면서 가벼운 향수의 출현을 증가시켰다.

지금 우리가 속해 있는 21세기는 ‘웰빙’이 큰 트렌드로 파악된다. 여기엔 심신의 건강과 안녕을 추구하는 경향과 함께 삶을 더욱 행복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것을 즐기는 경향, 이 두 개의 커다란 트렌드로 세분화될 수 있으며 이들의 방향은 서로 달라도 궁극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향수를 뿌림으로써 시대에 따라 변하는 가치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향수의 기본 가치는 이성에게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이고자 하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


 
조정혜 나우코스 영업기획실 부장
필자 약력 :
성결대학교 출강, 로레알 파리 본사(국제 상품기획부) 
레브론, LG생활건강근무
연락처 : 019-359-7718 
E-mail : cjsolei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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