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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이슈

화장품업계, 탈 플라스틱 '친환경' 용기 개발, 재활용 '지속경영' 강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업계, 유통가, NGO단체 실천노력 잇따라

 

[코스인코리아닷컴 이효진 기자] 환경오염 위험이 심각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화장품 플라스틱 용기 문제를 해결하려는 화장품 업계의 적극적인 실천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화장품 용기 가운데 40% 이상이 플라스틱 용기이며 해당 용기가 복합재질로 이뤄진 데다 화장품 내용물로 세척이 어려워 재활용이 어려운 ‘예쁜 쓰레기’라는 문제 인식에 공감한 대응이다.

 

특히 최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이 기업 경영의 새로운 화두로 자리잡으면서 이러한 업계의 움직임은 좀 더 일상적이고 구체적인 것으로 변해가고 있다.

 

화장품업계의 ‘탈 플라스틱’ 움직임은 지난 1월 대한화장품협회와 로레알코리아,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 LG생활건강 등이 함께한 ‘2030 화장품 플라스틱 이니셔티브’ 선언을 통해 힘을 얻었다.

 

‘2030 화장품 플라스틱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는 기업은 Beautiful us, Beautiful earth 슬로건을 토대로 4대 중점목표 ▲재활용 어려운 제품 100% 제거(RECYCLE) ▲석유기반 플라스틱 사용 30% 감소(REDUCE) ▲리필 활성화(REUSE) ▲판매한 용기의 자체회수(REVERSE COLLECT) 달성을 위한 액션플랜 실행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화장품 용기와 관련한 소비자들의 직접적인 문제 제기도 기업의 변화를 재촉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 표시 제도 시행을 5개월여 앞두고 환경부와 화장품 업계가 화장품 회사가 용기를 역회수하면 재활용 어려움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협약을 맺은 것이 사회적인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화장품 용기의 재활용 문제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행동하는 시민과 시민단체의 연대단체 ‘화장품 어택 시민행동’의 활동이 시작된 것.

 

이들은 2월 25일 LG생활건강 본사 앞에 2주 동안 전국 86곳의 상점에서 수거한 8,000여개, 370KG에 달하는 화장품 빈용기를 늘어놓고 “화장품 기업은 90% 재활용 안되는 ‘예쁜 쓰레기’를 책임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 ‘재활용 어려움’ 표시에 왜 화장품만 예외가 돼야 하냐”며 재활용되기 쉬운 재질로의 화장품 용기 개선과 화장품 업계의 실효성 있는 공병 회수 체계, 자원순환을 위한 ‘리필 재사용’ 체계 마련 등을 촉구했다.

 

#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플라스틱 이니셔티브 ’드라이브‘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용기가 초래하는 환경 문제에 공감하며 불필요한 플라스틱 소비를 줄여나가고 있다. 다 쓴 화장품 용기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메탈프리(Metal-Free) 펌프를 적용하거나 쉽게 탈착할 수 있는 라벨을 부착한 제품들을 점차 늘리고 있다. 석유 원료 대신 재생 플라스틱의 사용도 확대하고 있다. 옥수수, 사탕수수 등 식물 유래 원료나 폐플라스틱 원료를 활용한 용기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플라스틱이 아닌 종이 용기를 활용한 이니스프리 페이퍼보틀 그린티 씨드 세럼이 대표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기존 용기와 비교해 플라스틱 사용량은 약 70% 낮추고 최장 36개월간 유통이 가능한 종이 용기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친환경 종이 튜브는 현재 대량생산 시스템을 완비, 올해 상반기에 클린 뷰티 브랜드 프리메라 제품의 플라스틱 튜브를 대신해 적용,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아모레스토어 광교에 리필 스테이션도 운영하고 있다. 샴푸와 바디워시 제품의 내용물을 원하는 만큼 소분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10월 말 오픈한 이래 1,000명 넘는 소비자가 리필 제품을 구매했다.

 

다 쓴 화장품 공병을 회수해 소각하지 않고 용기 원료로 다시 활용하는 ‘물질 재활용’ 비율 또한 높여가고 있다. 2003년 ‘이니스프리 공병 수거 캠페인’을 시작으로 매년 약 200톤 가량의 화장품 용기를 그린사이클(GREENCYCLE) 캠페인을 통해 수거해 지난해까지 전국 아모레퍼시픽그룹 매장에서 화장품 공병 2200톤을 수거했다.

 

수거된 화장품 공병은 리사이클링하거나 창의적 예술 작품으로 업사이클링된다. 지난해 8월 천리포수목원에 ‘플라스틱 화장품 공병 재활용 테라조’ 기법을 활용해 업사이클링 벤치를 설치했으며 12월에는 삼표그룹 등과 협업해 만든 업사이클링 벤치 8개를 서울시 종로구청에 전달했다.

 

# LG생활건강, ‘그린패키징’ 정책부터 연구개발까지 ‘활발’

 

LG생활건강은 ‘지속가능한 그린패키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 위해 ‘그린제품 심의협의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9년 9월부터는 신제품 출시에 앞서 제품의 친환경성을 평가하는 ‘그린패키징 가이드’를 시행하고 있다.

 

‘그린패키징 가이드’는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환경을 고려한 포장재를 개발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준이다. 기존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를 친환경 플라스틱 용기나 친환경 용기로 대체하려는 화장품 업계의 연구개발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11월 화장품 플라스틱 튜브를 종이로 대체한 종이튜브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종이튜브는 플라스틱 사용이 불가피한 캡을 제외하고 본체를 모두 종이로 대체한 친환경 화장품 용기다. 종이로 교체함으로써 캡을 제외한 본체 플라스틱 사용량은 기존에 비해 80%나 절감할 수 있다.

 

한국콜마 패키지연구소는 친환경 이슈에 주목하고 지속가능한(Sustainable Package) 화장품 포장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종이튜브를 비롯해 용기 부품 수를 줄인 쿠션용기 등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데 초점을 두고 다양한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애경산업은 3월 29일 친환경 플라스틱 생산 기술을 보유한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종합화학과 손잡고 친환경 플라스틱 용기 공동개발에 나섰다. 업무협약에 따라 양사는 폐플라스틱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생활용품과 화장품 패키징 단일 소재화 ▲백색·투명 패키징 개발 ▲플라스틱 용기 회수와 재활용 캠페인 등 분야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화장품 기업이 ‘탈 플라스틱’을 위해 화학기업의 손을 잡은 이유는 플라스틱 용기 사용량 감소와 친환경 플라스틱 생산 분야에서 화학기업이 화장품 기업보다 한 발 앞서 있기 때문이다. LG화학, SK그룹의 화학 계열사 SKC, CJ제일제당 등은 바이오 원료 기반 소재로 친환경 포장재를 개발,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화장품 플라스틱 용기를 100%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LG화학이 제공한 플라스틱 소재로 국내 친환경 스타트업 이너보틀(Innerbottle)이 화장품 용기를 만들고, 사용된 용기는 다시 회수해 원료 형태로 재활용하는 구조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종합화학은 폐플라스틱을 열로 분해해 원료를 추출, 활용하는 방식을 택했고, 한화솔루션이나 SK케미칼 등 다양한 기업들이 폐플라스틱 활용에 나서고 있다.

 

이 밖에도 클린&뷰티 화장품 브랜드 아로마티카는 제품 용기를 폐플라스틱을 100% 재활용해 만든 투명 PCR 페트로 교체하고 있다. 최근 헤어케어 전 제품을 리뉴얼하며 성분을 강화한 것은 물론 제품 용기도 교체해 ‘재활용 우수’ 등급을 받아냈다.

 

기존에도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100% PCR 페트 용기를 사용했으나 재활용 용이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유색 PCR 페트를 투명한 PCR 페트로 전면 교체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닥터 브로너스는 100% 종이 포장재로 일괄 분리 배출이 가능한 ‘제로 플라스틱 친환경 배송 패키지’를 도입했다.

 

# 화장품 기업과 손잡은 업사이클링 업체 ‘테라사이클’는?

 

화장품 업계가 플라스틱 포장재 문제 해결에 나서면서 재활용이 어려운 화장품 용기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세계적 업사이클링 업체 ‘테라사이클’과의 협업이 잦아지고 있다.

 

테라사이클(TerraCycle)은 2017년 9월 한국지사를 설립한 이후 아모레퍼시픽을 비롯해 키엘, 멜릭서, 더바디샵, 록시땅, 바닐라코 등 국내외 화장품 기업과 화장품 공병을 재활용하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록시땅과는 지난 2018년부터 화장품 공병수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7월에는 화장품 공병을 재활용한 얼쓰백(EARTH BAG)을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바닐라코와 화장품 공병을 재활용해 업사이클링 에코백으로 만드는 ‘클린 잇 제로 제로백 캠페인’을 론칭했다. 소비자로부터 회수한 바닐라코 화장품 공병은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와 함께 테라사이클의 재활용 공정을 거쳐 업사이클링 가방 ‘제로백’으로 재탄생했다.

 

 

테라사이클은 지난 1월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GS칼텍스 등과 함께 매년 플라스틱 공병 100톤을 재활용하고 이를 아모레퍼시픽 제품과 집기 등에 적용하기로 했다. 또 이달에는 스킨케어 브랜드 비오템과 함께 화장품 공병 재활용 캠페인에 나섰다.

 

테라사이클코리아 담당자는 “화장품이 재활용이 어렵다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시민단체를 비롯해 정부와 기업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테라사이클은 현재의 시스템 속에서 회수에서 재활용까지 모두 하나의 캠페인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며, “올해 국내 화장품 공병 수거량 증대와 재활용 확대를 위해 서비스와 플랫폼 개선에 박차고 있다”고 말했다.

 

# “화장품 용기, 버리지 말고 회수하세요” 회수 캠페인 잇따라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줄이고 이를 회수해 재활용하려는 화장품 기업의 노력 못지않게 소비자들도 이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도 늘고 있다. 화장품 기업은 물론 H&B 스토어에서도 화장품 공병 회수 캠페인이 활발하다.

 

GS리테일의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랄라블라는 ‘화장품 공병 회수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화장품용기 공병을 회수함에 반납한 고객에게 구매금액의 2%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회수 가능한 공병 종류는 ▲기초화장용 ▲눈화장용 ▲색조화장용 ▲손톱·발톱용 ▲방향용 ▲채취방지용 제품류다. 할인혜택은 고객이 반납하는 공병 1개당 1회 적용되며 하루 5회까지 가능하다. 현재 공병 회수함이 설치된 매장은 홍대중앙점, 서교점, 관악점, 광진화양점 4곳이며 올해 안에 전국 매장으로 확대 실행할 예정이다.

 

GS리테일은 “이번 캠페인은 사용 뒤 버려지는 빈 화장품 용기들을 수거해 재활용함으로써 플라스틱 폐기물 감소와 재활용률 향상에 기여하고자 기획됐다”며, “자원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국내 자원순환 비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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