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김민석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유럽연합(EU)의 공급망이 다각화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내 바이오헬스 기업들의 EU 시장 진출이 적기를 맞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이 보고서는 국가 차원의 이동 제한이나 생산중단 조치 없이 지속적으로 제품 생산이 가능한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진단시약, 마스크, 손 세정제 등 K-방역과 한국 의료용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이에따라 국내 바이오헬스 수출의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제시했다.

한국무역협회(회장 김영주) 브뤼셀지부가 5월 15일 발표한 ‘EU의 코로나19 경제 대응과 우리 기업 비즈니스 전략’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올해 EU(27개국)와 유로존(19개국)의 경제성장률을 각각 –7.4%와 –7.7%로 크게 낮춰 잡았다. 회원국들의 이동 제한과 사업장 폐쇄 조치로 자동차와 항공, 여행, 유통업종에서 생산 감소, 수익 적자, 인력 감축 등의 피해가 컸다.

EU와 EEA(유럽경제지역) 31개 회원국 코로나19 확진자, 사망자 현황

이에 따라 전염병 위기 극복을 위해 EU는 5,400억 유로 규모의 경제 대응책을 마련하는 한편 공급망 다각화 전략도 추진하기 시작했다. 특히 중요 의약품의 높은 해외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EU 내 의약품 생산시설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진단시약, 마스크, 손 세정제 등 방역용품의 경우 지난 1월 30일부터 소급해 이후 6개월간 수입물량에 대해 관세와 부가가치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이번과 같은 긴급 보건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의료용품과 의료장비 관세의 영구 폐지도 검토하기 시작했다.

보고서는 “EU 회원국들 사이에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위기 상황에서도 국가 차원의 이동 제한이나 생산중단 조치 없이 지속적으로 제품 생산이 가능한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면서 “K-방역과 한국 의료용품에 대한 인지도 상승과 함께 EU의 공급망 다각화, 의료용품 관세 영구 면제 논의는 우리 바이오헬스 수출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EU와 주요 국가 경제성장률 전망치 (자료 : EU 집행위원회)

# EU 재편되는 '밸류체인' 국내 기업 편입 노력, 한국 기업 공급망 대처 대상 '선호'

보고서는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한 EU 지역 비지니스 전략으로 3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EU에서 새롭게 재편될 밸류체인에 국내 기업들이 편입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현재 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공급망 의존도가 특정 국가에 집중될 경우 발생하는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공급망 다변화에 대한 필요성 대두되고 있다. 중국과 EU의 생산시설이 중단되어 피해를 입은 기업들은 제3국의 기업을 공급망에 포함해 안정적인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움직임이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국가 중에서 국가 차원의 이동제한이나 생산중단 조치가 없었던 한국 기업에 대한 해외 바이어들의 문의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며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도 한국 기업은 안정된 공급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장기적으로 한국 기업을 기존 공급처 대체 또는 공급망 다각화 대상으로 선호되고 있다.

한국 산업군별 EU 수출 동향 (2020년 4월 1일~25일)

# 비접촉, 원격, 온라인 소비, 마케팅 증가 활성화 '온라인 플랫폼' 통한 EU 시장 진출 적기 

비접촉, 원격, 온라인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온라인 판매와 마케팅 활성화 전략을 보다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이커머스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다양한 상품군이 온라인 유통채널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에따라 온라인 거래 증가와 취급 상품군 확대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EU 시장 진출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EU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도 매장 폐쇄(Lockdown) 기간 동안 이커머스 서비스를 경험하는 등 새로운 고객군으로 부상하고 있다. Zom, Met, Teams 등 온라인 화상회의 활성화로 보건 우려나 거리제약 없이 해외 바이어와의 상담이 가능해 졌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런 추세를 반영해 오는 5월 26일 ‘EU 바이어 온라인 화상상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 한국 '코로나19' 방역 성공적 평가, 한국산 의료용품 인지도 상승, 수출 호재 작용

한국의 '코로나19' 방역이 성공적으로 평가를 받으면서 한국산 의료용품의 인지도가 높아졌고 수출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EU는 국내 중요 의약품 수출 시장인데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한국 바이오헬스 산업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EU는 전체 의약품 수출의 31%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 2018년 기준으로 바이오의약품은 총 수출액의 58.3%인 9억 969만 달러를 EU에 수출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드라이브 스루 등 다양한 진단기법과 철저한 예방조치로 확진자수를 크게 줄이고 치명률도 현저하게 낮춰 한국 의료산업의 위상이 높아졌다. EU가 의료와 방역용품 관세를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한시적으로 면제한데 이어 이를 항구화하려는 움직임도 수출 확대에 기여할 전망이다.

한시적 관세 면제는 오는 6월말까지 시행되며 네덜란드, 스웨덴 등은 바이러스에 대한 국제 대응을 위해 관세와 비관세 철폐를 내용으로 하는 ‘필수의료용품협정’을 제안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매장들의 영업 재개로 마스크 수요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이동제한을 단계적으로 완화하며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회원국은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EU 현지 대량생산을 추진하고 있으나 마스크 원자재인 멜트블로운 생산시설 확보 등의 문제로 인해 여전히 수입 수요가 존재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 강노경 대리는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염병 사태를 계기로 EU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고령 인구가 이커머스를 경험하는 등 언택트, 원격, 온라인 소비도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며 “국내 기업들은 EU의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과 소비습관 변화에 선제 대응해 재편될 밸류체인에 편입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