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홍성인 기자] 2017년 화장품 시장은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릴 정도로 다양한 이슈들이 전개됐다. K-뷰티의 성장과 함께 이제는 세계 4대 화장품 수출국의 위치에 올라선 한국 화장품은 이제 더 높은 자리를 위해 노력을 준비하고 있다.
코스인코리아닷컴은 12월 20일부터 22일까지 화장품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2017년 화장품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1 . 사드 문제, 중국 단체여행객 감소 등 화장품 업계 타격
‘사드 배치’는 한국 화장품 수출국 1위를 달리는 중국을 자극하면서 화장품 업계에 큰 타격을 줬다. 중국은 사드 배치에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했고 경제적인 보복(?)을 가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단체여행객 관광 금지 조치로 국내 면세점과 서울 명동과 제주 등 주요 관광지의 화장품 매장은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이와함께 아직까지도 논란이 있는 한국 화장품의 통관 지연 등으로 한국 화장품업계의 대중국 수출은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발 빠른 대응을 진행하고 있고 지난 12월 양국 정상회담 이후 화장품 수출과 관련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2 . 유럽, 미국, 동남아 등 한국 화장품 수출시장 다변화 도모
중국발 사드 타격으로 인해 국내 화장품 업계는 직간접적으로 타격을 입었지만 한편으로는 중국 일변도의 수출을 개선하자는 분위기도 같이 형성됐다.
K-컬처 인기에 힘입어 동남아 시장에서의 한국에 대한 긍정적 관심은 화장품에까지 이어져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화장품 기업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또 과거에는 화장품 선진국이라는 이유에서 꺼려했던 유럽 시장에서도 마스크팩을 비롯한 한국의 기초 제품들이 인기를 끌기 시작해 이제는 과감하게 도전할 시장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아울러 ‘빅마켓’으로 분류되고 있는 미국 시장 진출도 두각을 보였다. 미국 소매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시장으로 많은 기회가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해 시장 특성 등을 이해하고 접근하려는 화장품 업체들이 증가했다.
해외 시장 다변화와 함께 해외 인증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가 요구하는 인증을 취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유럽화장품인증인 CPNP, 해외 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인 ISO 9001/14001, CGMP 인증에 대한 국내 화장품 업계의 관심은 매우 높았었다.
3 . SNS 인터넷 동영상 왕홍, 뷰티크리에이터 영향력 급부상
화장품 홍보와 마케팅 방법이 크게 변했다. 소셜네트워크(SNS), 유튜브, 인터넷TV 등을 활용한 마케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를 활용해 활동하는 중국의 왕홍, 한국의 뷰티크리에이터 등은 새로운 마케팅 방법으로 급부상했다.
한국의 뷰티크리에이터는 인스타그램,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인터넷TV 등을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고,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끄는 이들도 생겼다. 이들 중에는 화장품 브랜드와 연계한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올린다.
중국의 왕홍 역시 화장품 브랜드를 홍보하는데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 화장품의 가장 큰 마켓인 중국 시장에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진행됐던 왕홍 마케팅은 이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 국내와 중화권 박람회에는 왕홍을 통한 마케팅을 진행하는 업체들이 크게 늘어났다.
4 . 화장품과 AI, LoT 기술 접목하는 4차 산업혁명 관심 증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산업 패러다임 변화가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정보와 담론이 넘쳐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화장품 업계도 4차 산업을 적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고자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
융합이라는 명제 아래 인공 지능(AI), 사물 인터넷(IoT), 빅데이터, 모바일의 기술 접목이 시도되고 있으며 로봇, 3D 프린팅, 스마트 팩토리 등 신기술이 화장품 산업에 도입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5 . 캐릭터와 화장품, 영역 파괴한 콜라보레이션 강세
화장품과 소비자들의 접점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영역을 파괴한 콜라보레이션의 활발함으로 이어졌다. 캐릭터에서부터 미술가 등 아티스트, 운동선수 등 눈에 익은 다양함에서부터 신선한 자극을 주는 콜라보레이션이 이어졌다.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소장욕구까지 자극해 콜라보 제품이 출시될 때는 매출도 높아지는 경향이 뚜렸했다.
6 . 화장품 업계 인수합병 M&A 열풍
화장품 업계에 대한 기대심리 때문일까. 2017년 화장품 업계는 굵직한 M&A로 주목을 받았다. 화장품 사상 역대 최고액인 3조원 규모로 유니레버에 매각된 카버코리아를 비롯해 에이블씨엔씨 매각 등이 이루어졌다.
또 전략적 접근을 위한 인수합병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LG생활건강이 피부외용제 기업 태극제약을, 코스맥스가 미국 OEM ODM 전문업체인 ‘누월드(NU-WORLD)’를 인수했다. 이어 삼양그룹은 생활용품 원료회사인 KCI의 지분 확보를 통한 인수를 하기도 했다.
7 . 나고야의정서 발효, 한국 고유자원 문제 인식 제고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된 이후 수입의존도가 높은 국내 화장품 업계는 지속적인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나고야의정서란 생물자원을 활용하며 생기는 이익을 공유하기 위한 지침을 담은 국제협약이다. 생물 유전자원을 이용하는 국가는 그 자원을 제공하는 국가에 사전 통보와 승인을 받아야 하며 유전자원의 이용으로 발생한 금전적, 비금전적 이익은 상호 합의된 계약조건에 따라 공유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화장품 업계는 2017년 나고야의정서를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세미나와 심포지엄, 토론회가 개최됐고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국내 화장품 연구 원료의 절반에 육박하는 중국 생물자원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는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숙제로 남아 있다.
8 . 기능성 화장품 대폭 확대 시행 주목
지난 5월 30일부터 염모, 탈색과 탈염, 아토피성 피부 개선 등의 기능을 가진 화장품이 기능성 화장품에 포함되면서 기능성 화장품이 종전보다 대폭 늘어났다.
기능성 화장품은 ▲모발의 색상을 변화(탈염(脫染)·탈색(脫色) 포함시키는 기능을 가진 화장품 ▲체모를 제거하는 기능을 가진 화장품 ▲탈모 증상의 완화에 도움을 주는 화장품 ▲여드름성 피부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화장품 ▲아토피성 피부로 인한 건조함 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화장품 ▲튼살로 인한 붉은 선을 엷게 하는 데 도움을 주는 화장품 등이 추가됐다.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하고 화장품 산업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취지에서 기능성 화장품이 확대된다. 그러나 현재 아토피 화장품 등 일부 제품의 까다로운 임상기준 등 아직 시장 여건을 명확하게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9 . 미세먼지 차단 대응 안티폴루션 화장품 출시 급증
황사 뿐 아니라 이제는 수시로 찾아오는 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한 화장품들이 올 한해 두각을 보였다. 다양한 클린징 제품에서부터 스킨케어, BB 등 미세먼지에 대응할 수 있다는 부분은 직간접적으로 광고했다. 또 ‘철벽’, ‘방탄’ 등의 다소 과격한 표현의 홍보문구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안티폴루션 제품들과 관련된 효능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논란이 되고 있는 만큼 시장 확대와는 다른 이면적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 상황이다.
10 . 더마코스메틱 시장 활기, 신브랜드 출시 확대
화장품의 기능을 한단계 이상 뛰어 넘는다는 ‘더마코스메틱’ 시장이 2017년에는 또 하나의 이슈였다. ‘더마톨로지(Dermatology)’와 ‘화장품(Cosmetic)’이 결합된 말인 더마코스메틱 화장품은 제약 업계와 화장품 업계 모두 경쟁적으로 뛰어 들어 시장 자체를 키우는 역할을 했다.
또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을 비롯한 유명 화장품업체에서도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를 경쟁적으로 론칭하면서 향후 대형 시장으로 클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전문가들은 더마코스메틱 시장을 약 5,000억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한편, 2017년 10대 뉴스에는 이 외에도 ▲OEM ODM 기업 중국 현지 생산시설 확충 러시 ▲온라인, 인디 뷰티 브랜드 도약 ▲화장품 만족도 높이는 가성비는 높은 제품 출시 봇물 ▲아모페퍼시픽 ‘메이크온’, 엘지생활건강 ‘프라엘’ 등 뷰티 디바이스 시장 주목 ▲브랜드 이미지 매장 ‘플래그십 스토어’, 소비자 체험공간 자리매김 ▲정부 화장품산업발전기획단 출범, 화장품 중장기 발전 플랜 도출 ▲원브랜드샵 위축 속 H&B숍 등 멀티샵 성장 ▲화장품 보존제 방부제 검출 안전성 논란 등이 거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