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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리포트] 중국 소비자의 날 D-1, 한국 화장품업계 '노심초사'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3.15 완후이' 한국 제품 언급 여부 촉각



▲ 중국 '3.15 완후이' 방영 장면. (사진 출처 : 중국 바이두)

[코스인코리아닷컴 정혜인 기자] 중국 내 반한(反韓) 감정이 심화되는 가운데 3월 15일 '중국 소비자의 날'을 하루 앞두고 화장품 등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업계의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최근 중국 소비자의 반한 정서를 고려해 '3.15 완후이(晚会)' 에서 한국 제품이 고발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 유력 경제지가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라네즈를 비난하는 기사를 보도하고 중국 화장품 업계가 자체적으로 한국 제품을 매장에서 철수하는 등 화장품 업계의 반한 감정이 특히 심화되고 있다. 이에 한국 화장품 업계는 '3.15 완후이'에서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언급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지난 3월 11일 폐막한 중국 광저우 국제 미용 박람회(춘계)에 참가한 한국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냉대와 집중적인 견제를 받아 화장품 업계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중국 관영방송인 CCTV와 국가 정부부처가 공동으로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매년 방영하는 '3.15 완후이'는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으로 1991년 3월 15일 첫 방송을 시작, 올해로 27년째를 맞이했다. 매년 3월 15일 오후 8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되며 불량기업을 고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중국 국가질량감독검역총국(질검총국)은 방송 6개월 전부터 TF(테스크 포스, Task Force)팀을 구성해 불량기업을 비밀리에 조사와 검증을 한다. 질검총국의 조사대상, 조사내용, 취재 등은 방송시간 전까지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되고 방송 전 예고, 보도자료도 나오지 않는다.

중국 현지 관계자는 "질검총국의 조사팀이 기업이 모르는 사이에 왔다가 '공포의 저승사자'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에서 고발당한 기업은 대부분 중국 민영기업으로 식품, 자동차 분야가 가장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동통신사, 은행 등 중국 국유기업도 고발 리스트에 올랐고 글로벌 기업의 중국 진출이 증가함에 따라 고발리스트에 오르는 외국 기업도 많아지고 있다.

관계자는 "고발대상은 주로 중국 국내 기업을 중심으로 진행돼 한국 기업을 중점적으로 고발할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최근 반한 감정이 심화된 중국 소비자의 정서를 감안하면 한국 제품이 고발리스트에 오를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3.15 완후이'는 한국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과 달리 업체명과 불법행위를 하는 실무자들의 모습이 모자이크 처리 없이 있는 그대로 방송에 노출돼 프로그램에서 언급된 기업은 매출 감소, 주가 하락 등 큰 타격을 얻게 된다.

특히 화장품, 식품 등 중국 소비자들의 대상으로 한 외국 기업은 매출에 영향을 주는 중국 소비자의 반감을 최소화하고자 공식 사과문 발표, 제품 리콜 등 본사 차원의 대응을 해왔다.

한국 기업 중 2011년 금호타이어가 고발리스트에 올랐다. 금호타이어는 타이어 생산과정에서 기준치 이상의 재활용 고무를 사용했다는 내용으로 고발당했고, 기업 중국 본부장은 방송 직후 사과한 바 있다.

2012년 맥도날드는 유통기한이 지난 냉동 닭고기를 사용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2014년에는 니콘 D600 카메라의 검은 반점 현상이 고발됐고, 니콘은 방송 직후 사과문과 제품 리콜 실시 계획을 발표했다. 2015년에는 ARMANI, ZARA, H&M 등 해외 의류기업은 유해물질 발견으로 고발됐고, 이들 역시 방속 직후 사과문을 내놨다.

중국을 주요 시장으로 분류한 애플은 지난 2013년 중국 소비자를 차별 대우한다는 사후서비스(A/S) 정책으로 고발당했다. 그러나 애플은 다른 기업과 다르게 방송 이후 고발 내용이 부적절하다는 성명을 냈다.

그러자 인민일보 등 중국 언론은 집중적으로 애플의 태도를 비판했고, 중국 공상행정관리총국은 애플에 서비스 정책을 개선하지 않으면 법의 규제를 받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결국, 2013년 4월 1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며 애플 비판 여론이 잠재워졌다.

한편, '3.15 완후이' 방영을 하루 앞두고 각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예상만큼 후폭풍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광저우 국제 미용 박람회에 참가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 대통령 탄핵 결정 이후 중국 정부의 보복 태도가 누그러진 것으로 감지된다. 최소 대선 기간 두 달 간은 중국의 보복 조치가 소강상태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이는 '3.15 완후이'에서 한국 제품이 언급될 가능성이 낮을 것이란 분석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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