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정혜인 기자]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으로 한국 화장품 주가가 폭락했고 중국 언론은 이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3월 5일 중국 중앙 CCTV는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는 한국인뿐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반발을 일으켰고 중국 정부와 대립하고 있다"며 한국 언론을 인용해 "한국 경제의 여러 분야 특히 관광업이 직접적인 악영향을 받았고 화장품 주가 역시 폭락했다"고 보도했다.
3월 3일 중국국가여유국은 "최근 1주일간 중국인의 한국 제주도 입국이 막히는 사건이 자주 발생했다. 입국을 거부당한 일부 중국인은 현지 공항 등에서 중국으로의 반송을 기다린 것으로 알려져 중국 사회 각계와 여론의 관심을 끌었다"며 "국가여유국은 해외여행의 위험과 신중한 여행지 선택 인식을 중국인에게 알려 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국가여유국은 자국 여행사를 통한 한국관광 상품 판매 금지 조치를 명령했고 실제로 예정된 한국관광을 취소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가여유국의 이번 조치로 한국행 중국인 관광이 예전보다 50~60%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6년 중국인 관광객은 806만명 정도로 한국 해외 관광객 전체의 47.5%를 차지했다.
중국이 사드보복으로 한국관광 상품 판매 금지를 택하면서 한국 화장품 주가가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 화장품 업체 주가 고가 대비 하락률
3월 2일 중국국가여유국의 발표 이후 한국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14%가 하락했다. 중국 시장의 비중이 큰 화장품업 지수는 9.7%가 폭락했고 관광업 지수는 4.3% 급락했다.
중국 내 한국관광 상품 판매 금지 조치로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의 수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면세점, 관광산업은 물론 화장품, 호텔, 식음료 산업 모두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화장품 업종의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지난 3월 3일 12.67% 폭락했고 최근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며 52주 신(新)저가를 기록했다. 토니모니 주가도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주당 2만원 선이 붕괴돼 최근 1년내 최저가로 빠졌다.
3월 들어 한국화장품은 21.51% 폭락했고 LG생활건강, 한국콜마, 코스맥스, 에이블씨엔씨 등은 각각 9.68%, 15.77%, 10.04%, 7.67%, 7.69%가 하락했다.
잇츠스킨은 8거래일 연속 하락한 데 이어 3월 6일 오후 1시 15분 현재 전일 대비 1.88% 빠지며 9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 화장품 업체 2016년 매출 내 중국 비중
NH증권의 한국희 애널리스트는 "사드 배치를 둘러싼 관련 업종과 종목들의 투자 리스크가 확산되고 있다. 화장품, 음식료 내 중국 노출도가 놓은 기업들에 대해선 보수적 관점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먼저 중국인 여행객에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우려되고 중국 내 반한 정서 확산에 따른 전반적이 한국 브랜드 선호도 하락도 걱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중국 현지 생산-유통 체계를 잘 갖추고 있어 사드 위험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고 여겨졌던 화장품, ODM, 음식료 등의 기업들도 중국 현지 판매 둔화와 직수출 감소에 따른 매출 성장률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현지 생산 시설을 갖춘 기업들의 고정비 부담 증가, 브랜드 보호를 위한 마케팅 비용 상승과 관련 간접 비용 상승이 충분히 예상됨에 상당한 비용 상승도 전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중국발 모멘텀을 누려 왔던 업체들의 투자 매력 훼손이 불가피해졌다. 이 중 화장품 섹터의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브랜드 업체나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 ODM 업체 모두에 해당되는 리스크"라며 "이는 ODM 업체들도 전방산업인 브랜드 업체들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