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이 매년 급성장을 거듭해 1조 원 규모를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화장품 업체들은 다양한 제품과 전략으로 남심(男心) 잡기에 한창이다.
‘그루밍족’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남성 화장품 시장은 성장세가 뜨겁다. 업계는 올해 시장 규모가 1조 원 정도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12년 전체 화장품 시장 규모가 대략 10조 원 내외로 예측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남성 화장품 시장의 전체 시장의 1/10에 해당된다.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이런 급성장의 배경에는 3~4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화장하는 남자’ 열풍이 꼽힌다.
남성들이 화장과 미용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관리하거나 혹은 부인이나 여자친구에 의해 관리 받게 되면서 관련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커진 것.
게다가 여성에 비해 피부 관리를 소홀히 하는 남성의 특성상 성인여드름 등 피부 트러블 발생 빈도가 높아 그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류에 따른 아이돌의 화장 문화도 ‘남성화장 시대’를 연 한 요인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화장하는 남자가 보편화되고 남성 화장의 열풍이 성형으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고도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뜰리에뷰티아카데미 신미정 원장은 “이젠 남자들이 썬크림이나 비비크림 바르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고 중년층도 기초케어를 1종에서 5종까지 꼼꼼히 바르는 시대”라며 “남자의 화장은 이제 일상적인 일이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신 원장은 이어 “현재 아카데미 수강생 중에 50~60대인 분들도 있다”며 “ 20~30대에서는 이미 자연눈썹문신, 투명 마스카라, 매니큐어, 각질 제거 등은 기본이고 네일아트숍의 경우 커플끼리 오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수요가 많으면 공급이 생기는 법. 이에 따라 각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하다. 남성 화장품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업체들의 다양하고 차별화된 전략 상품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국내에서도 크게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는 친환경 유기농과 연계한 상품이 속속 출시돼 주목할 만하다.
대표적 여드름 전문 화장품으로 유명한 낫츠는 토마토·마늘·해초·시금치·녹차추출물 등을 이용한 천연 화장품 ‘28레미디 기초화장품 솔루션’을 출시했다.
아미코스메틱의 화장품 브랜드 BRTC가 최근 내놓은 ‘파워 옴므’ 라인은 프랑스 유기농 인증기관 ‘에코서트(ECO CERT)’ 인증을 받은 피부 보습 및 진정 성분에 효과적인 유기농 특허성분 함유했다.
낫츠 관계자는 “원래 여성화장품에 더 주력할 계획이었지만 생각 외로 남성 화장품의 수요가 컸고 향후 시장성도 매우 밝아 현재 남녀 화장품 비중을 50:50으로 두고 제품개발과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관심이 곧 시장을 형성하는 시대에 친환경·유기농 열풍과 결합한 남성 화장품 산업이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해낼 수도 있다.
*그루밍족 :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 혹은 무리를 일컫는 신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