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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칼럼

[화장품 컬럼] "감동이 명품을 만든다"

이옥섭 편집위원(바이오랜드 부회장)

[코스인코리아닷컴 이옥섭 편집위원]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윤조 에센스가 1977년 개발된 이후 누계 판매금액 1조원을 넘었고, 2011년부터는 단일 품목으로 1000억원 이상 판매되고 있다는 기사를 보면서 꿈같은 상품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국내 화장품 산업은 제조업체수가 1,000개를 넘으며 내수 시장의 증가와 중국 시장에서의 선전으로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7조원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중 95% 이상인 780개사가 100억원 미만을 생산하고 있으며 1000억 이상 생산하고 있는 업체는 전체의 1%에 해당하는 9개사 밖에 되지 않으며 이 9개사가 생산하는 생산액이 국내 전체 화장품 생산액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단일 품목이 연간 1000억원 넘게 판매되고 15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최고의 히트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면 설화수 윤조 에센스는 명품이자 화장품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는 누구든지 갖고 싶어하는 상품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소비자들이 왜 설화수 윤조 에센스를 끊임없이 사용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으로 윤조 에센스를 살펴 봤다. 지극히 평범한 액상의 제품으로 요즘 화장품 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유기농 화장품도 발효 화장품도 식물성 화장품도 줄기세포를 사용한 것도 아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상처 치유, 미백효과, 항염 효과 등을 나타낸 것도 아니며 파라벤 프리 같은 문구도 없는 지극히 평범한 '피부에 촉촉함을 주며 윤기를 줍니다'라는 화장품에서 에센스라면 상식적인 효과 밖에 나타내지 않고 있다. 또 사용한 성분도 한약 성분 몇 종류 추출물을 사용하였다는 것 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평범한 효과만 나타내고 있는 이 제품이 지난 15년간 매년 성장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무슨 이유일까?

결코 가격이 싼 제품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요란하게 광고나 홍보를 하는 것도 아니며 일대일 세일과 같은 특별한 할인을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왜 소비자들은 계속 설화수 윤조 에센스를 찾는 것일까? 이것은 이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할 때 소비자에게 조금이라도 피부를 좋게 하겠다는 연구자의 정성과 노력에 의해 개발자가 ‘정말 좋은 제품이 되었구나’ 하는 감동이 제품 속에 녹아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이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각인되고 끊임없이 이 제품을 찾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마케팅 측면에서 성공할 수 있는 요소를 살펴보면 아모레퍼시픽 설화수라는 유명 브랜드의 제품이고 설화수는 인삼 화장품의 개발한지 30년이 넘는 기술을 축적한 브랜드이며 방문판매나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독특한 유통경로를 가지고 있는 제품이다 등의 성공요소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제품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윤조 에센스의 판매가 많은 것은 이 제품만이 갖는 무엇인가 특별한게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무엇인가는 제품을 개발할 때 연구자들이 조금이라도 좋은 제품으로 만들겠다는 노력으로 무수히 실험하고 품평하고 또 스스로 사용하면서 '아 이것이구나' 하는 감동으로 만들어진 제품이기에 명품으로 탄생한 것이다.

화장품을 연구하고 처방한다는 것이 무엇인가? 그리고 좋은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는 문학가가 언어들을 선택해 소설이나 시 등을 창작하는 작업이나 작곡가가 리듬과 화음을 연결하여 작곡하는 것이나 화가가 선이나 색을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것과 유사하다.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제품은 수백년이 지났는데도 고전이 읽히고 있고 클래식 음악이 수없이 연주되고 있는 것과 같이 그 작가나 작곡가의 생각과 감동이 아직도 우리의 가슴에 와 닿기 때문이다. 

매년 수 많은 책이 출판되지만 그 중 많은 사람들이 찾는 책은 극히 소수이고 매년 수많은 음악이 작곡되지만 널리 들리는 음악은 몇 곡 되지 않는 것처럼 화장품도 매년 새로운 화장품이 수 없이 개발 되지만 진짜 명품으로 탄생되는 제품은 극히 적다.

그러나 명품이나 히트 상품으로 탄생된 제품의 공통적인 특징은 모두 오랫동안 고민하고 개발자가 온 정성을 다하였다는 것과 그것을 위해  개발자 스스로의 감동이 있었기 때문이며, 개발자가 '아 이것이야말로 진짜로 잘 만들어진 제품이구나' 할 때에야 그것이 명품으로 탄생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화장품을 제조하거나 개발하는 사람은 설화수 윤조 에센스 같은 명품으로 소비자가 스스로 찾아 주는 제품을 갖는 것이 꿈일 것이다. 이와 같은 제품을 개발하려면 우선 자신이 감동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감동이 소비자에게 전해질 때 명품이 탄생되는 것이다. 

화장품은 각각의 성분들의 조화로 이루어진 것인데도 불구하고 '이 제품은 어떤 성분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좋습니다'라고 하는 것은 마치 음식에서 '설탕이 많이 들어가 달콤함이 뛰어나 맛 있습니다'라는 것과 같이 사용하는 원료가 마치 화장품인 것처럼 광고하는 경우도 많지만 결코 명품은 성분으로 탄생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물론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효과 있는 좋은 성분을 개발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것은 음식에서 신선한 재료와 소금, 설탕 등 맛을 내는 성분이 적절히 조화되었을 때 훌륭한 요리가 되는 것이지 결코 이러한 단맛, 짠맛 등이 요리의 본질은 아닌 것과 같다. 화장품도 사용되는 성분 자체는 중요하지만 결코 성분이 제품 자체가 아니다.

오래 기간 소비자가 널리 찾는 명품은 어떤 성분 때문에 명품으로 자리잡은 것은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좋은 제품, 명품을 가지고 싶다면 화장품의 본질에 대해 많이 알고, 많이 연구하고, 많이 만들어 봐야 한다. 스스로 감동할 제품이 만들어졌을때 소비자도 같이 감동하고 그 감동이 전파돼 명품으로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감동이 명품의 가치를 만드는 것이고 사용자는 그 가치를 알게 된다. 즉 만든 사람이 감동하지 않는 제품은 사용자도 감동하지 않는다.

제품 속에 개발자 스스로의 감동이 녹아 있어야만 그 감동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고 이것이 공명해 더 큰 감동을 만들어 가면서 명품이 되는 것이다. 즉 명품은 만드는 사람, 사용하는 사람, 그리고 이를 전달하는 사람들의 감동에 의해 탄생하는 것이다.


이옥섭 본지 편집위원

 

프로필 :  (주)바이오랜드 부회장, 대한화장품학회 명예회장, 한국공업화학회평의원, 한국공학한림원 회원, 공학인증원 위원, 전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장(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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