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소매점은 창업 후 평균 2.6년 만에 문을 닫는 것으로 나타났다. 3년 평균 생존율은 32.8%로 영세 사업체(종사자 수 5인 미만 사업체) 중 생존 기간이 짧은 업종에 속했다.
대체로 전문성을 필요로 하거나 많은 초기 투자 비용이 드는 업종일수록 이동률(진입·퇴출)이 낮았다는 점을 향후 창업 희망자들은 유념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KDI(한국개발연구원)가 최근 펴낸 ‘KDI FOCUS-영세사업자의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9년 기준 국내 329만 개 전체 사업체 중 영세 사업체가 82.7%를 차지하고 있다.
영세 사업체의 수는 늘어나는 추세지만 그 증가 속도는 2000년대 전반에 걸쳐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실정이다. 고용 구조는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 상용종사자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반면 그 자리를 임시 및 일일 종사자들이 채우고 있다.
사업체 규모별 비중
▲ 전국사업체조사(사업체 분류는 편의상 명명), 출처 : KDI |
2009년 기준 국내 가족경영사업체는 175만 개로 전체 사업체의 56.1%를 차지하며 정부의 공식 사업체 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공식 부문 사업체는 142만 개로 공식부문 사업체의 46%나 된다.
KDI는 이에 대해 “고용의 질이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사업체당 평균 매출액은 2001~2005년 12%로, 2005~2009년에는 27.6%로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평균 영업이익률은 2000년 14.7%, 2005년 13.2%, 2009년 9.9%로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체당 평균 매출액은 종사자수가 많아질수록 가속적으로 늘어났지만 사업체가 작을수록 매출액 증가율이 높아 영세 사업체의 경우 영업이익이 크게 악화되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0~2009년 종사자수 5~9인 사업자의 경우 영업이익은 9900만 원에서 7700만 원으로, 10~99인 사업자의 경우 3억2,000만 원에서 2억4,300만 원으로 줄어든 반면 영세 사업자들은 3,2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영업이익이 상대적으로 감소분이 낮았다.
하지만 국민 경제 규모 확대와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영세 사업자의 실질 수입이 충분하지 못한 상태라고 KDI는 평가했다.
사업체의 이동률은 2000~2009년 동안 매년 평균 76만6천 개의 사업체가 새로 진입했고 75만2천 개의 사업체가 퇴출했다. 전체 사업체의 거의 1/4에 가까운 사업체가 신규 진입했다 폐업한 셈이다.
업종별 영세 사업체 생존 기간

▲ 2009년 기준 사업체수 1,000개 이상 업종
(2005년 이전 진입 사업체 대상), 출처 : KDI |
경제 상황과 진입·퇴출 간에 높은 상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상황이 좋을 때는 진입과 퇴출이 동시에 늘고 나쁠 때는 진입과 퇴출이 동시에 줄어드는 현상을 보였다.
여관업, 가정용 세탁업, 일반의원, 의약품 및 의료용품 소매업, 자동차 전문 수리점, 기타 음식료품 위주 종합소매업 등이 이동률이 낮았고, 스포츠 교육 기관, 통신기기 소매업, 셔츠 및 기타 의복 소매업, 컴퓨터 게임방 운영업, 분식 및 김밥 전문점, 일반유흥주점업 등은 이동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세 사업체들의 1년 생존율은 대략 65~75%를 나타냈다. 신규 사업체의 1/3 정도가 1년 이내에 문을 닫는다는 뜻이다. 3년 생존율도 대체로 30~40%로 나타났다.
화장품 소매업의 경우 평균 생존 기간 2.6년, 3년 생존율 32.8%로 나타나 생존기간이 짧은 업종에 속했다. 이용업은 평균 생존 기간 3.9년, 54.8%의 3년 생존율을 보여 생존 기간이 긴 업종으로 분류됐지만 2000~2009년 동안 사업체 수가 20~5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KDI 이재형 전문위원은 “국내 영세 사업체가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줄어들곤 있지만 아직도 미국, 일본 등과 비교하면 그 비중이 높다”며 “향후 영세 사업체의 위축은 계속 되겠지만 일각에서 우려하는 영세 사업자의 급격한 몰락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