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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화장품, 미용기기 기업' 인수 사업다각화 "미래 먹거리 찾는다"

동화약품-미용기기 회사 인수 1600억 투자, 동국제약-리봄화장품 인수 종합뷰티기업 도약

 

[코스인코리아닷컴 이효진 기자] 제약업계에 이종사업 인수합병(M&A) 열풍이 불고 있다. 안정적이지만 수익 성장률은 낮은 제약산업의 특성상 사업 다각화를 통해 더딘 성장세를 벗어날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제약업계의 이종산업 인수합병은 특히 화장품, 미용기기에 집중되고 있다. 해당 시장의 성장세를 눈 여겨 본 제약사들이 기업 인수에 나서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본격 가동하고 있다.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를 선보이며 화장품 사업의 가능성을 엿본 동국제약은 최근 벤처캐피털(VC)과 손잡고 화장품 제조개발생산(ODM) 업체 인수에 나섰다. 올해 5월 미용기기 세이스킨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중소형 가전제품 회사 위드닉스를 인수한 데 이어 화장품 ODM 업체까지 확보해 뷰티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동국제약은 10월 15일 화장품 연구개발, 수출전문 제조기업 리봄화장품과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동국제약 외 VC 마그나인베스트먼트가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 서종우 리봄화장품 창업자 대표와 특수관계인 지분 90%를 인수할 예정이다.

 

동국제약은 리봄화장품 주식 96,600주를 306억 6,000만원에 인수해 53.66%의 지분을 확보, 최대주주에 오른다. 취득 예정일자는 10월 22일이다. 마그나인베스트먼트는 약 200억 원을 들여 2대 주주 지위를 얻을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약은 리봄화장품 인수 계약 체결에 대해 “신성장동력 확보 및 사업다각화를 위한 지분 취득이다”고 밝혔다.

 

 

동국제약의 품에 안긴 리봄화장품은 2010년 설립된 화장품 연구개발, 수출전문 제조기업이다.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아 150여 개 고객사와 거래하고 있으며 26개국에 34개의 해외 거래처도 보유하고 있다. 2016년 CGMP 적격 승인, 2017년 ISO22716 인증, 2019년 MUI HALAL 인증, 2020년 미국 FDA OTC 업체 등록, 2021년 비건인증 등 화장품 ODM 업체로써 생산 제품의 우수성과 품질관리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리봄화장품 인수로 동국제약은 화장품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에 따라 기존 화장품 사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송준호 동국제약 대표이사는 “동국제약의 천연물 추출 기술력과 생약제제 개발력이 리봄화장품의 연구개발과 제조 노하우가 결합돼 시너지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K-뷰티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동국제약이 화장품, 미용기기 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동국제약은 지난 2015년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를 론칭하며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 센텔리안24는 50여년 간 식물성 원료 연구개발에 주력해온 동국제약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탄생한 브랜드로 핵심성분 TECA(센텔라아시아티카 정량추출물)를 화장품에 적용해 뛰어난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다.

 

‘센텔리안24’의 성공으로 화장품 사업이 회사의 캐시카우로 자리잡자 동국제약은 지난해 1월 뷰티 디바이스 ‘마데카 프라임’을 출시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올해 3월에는 제이에스케이와 전략적 협약을 통해 전문가용 미용기기 ‘마데카더마 파인울샷’을 선보였고 5월에는 미용기기를 포함한 중소형 가전제품을 개발, 생산하는 전자회사 ‘위드닉스’를 인수해 미용기기 사업의 연구개발(R&D), 생산 역량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지난 9월에는 메디컬에스테틱사업부(dkma) 출범을 기념해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메디컬 에스테틱 분야의 전문화를 위해 dkma 브랜드의 제품 라인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동국제약은 벨라스트 이후 13년 만에 새로운 HA필러 케이블린 출시를 비롯해 창상피복재 마데카 MD 크림&로션, 스킨부스터 화장품인 디하이브 등을 출시하며 메디컬 에스테틱 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향후 비급여 에스테틱 시장을 체계적으로 공략해 입지를 확고히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동국제약이 올해 들어 위드닉스, 리봄화장품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 것을 비롯해 동화약품이 미용, 의료기기 회사 하이로닉을 품에 안는 등 제약업계 인수합병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동화약품은 지난 9월 미용 의료기기 전문 기업 하이로닉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용 의료기기 산업은 관련 기술의 발달로 피부 리프팅, 타이트닝, 지방 감소 등 성형수술 역할을 대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하고 있으며, 향후 높은 성장성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2020년 메디쎄이를 인수하며 의료기기 사업에 뛰어든 이후 다시 한 번 통 큰 베팅을 한 것이다. 인수 규모는 1,600억 원이며 미래에셋벤처투자PE 등이 함께 투자할 계획이다. 동화약품은 실사를 통해 12월 중 거래를 종료할 예정이다.

 

동화약품이 인수키로 한 하이로닉은 고강도집속 초음파(HIFU), 고주파(RF) 기반의 피부미용 의료기기를 개발해 제조, 판매하는 기업으로 병원용, 개인용 의료미용 기기 등 글로벌 수준의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미용 의료기기 시장 진출을 통한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며, “동화약품은 미용, 의료기기 시장의 높은 성장성을 바탕으로 기존 의료기기 포트폴리오를 확장, 다양화해 향후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 경쟁력도 높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제약업계에 화장품, 미용기기 업체 인수합병이 계속되고 있지만 인수가 곧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담보하는 것만은 아니다. 제품 개발에 오랜 연구개발이 필요한 제약사와 달리 화장품, 미용기기 등은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고 제약사가 갖고 있는 연구개발 노하우와 시너지가 가능할 뿐 아니라 단기간 수익 창출이 가능하지만 모든 인수합병이 그렇듯 자칫 ‘아픈 손가락’이 될 가능성도 품고 있다.

 

대원제약은 지난해 12월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연구개발 기업 에스디생명공학의 최대주주에 오르며 화장품 사업을 본격화했다.

 

당시 대원제약, 에이스수성신기술투자조합18호, 코이노, 포커스자산운용 등이 함께한 DKS컨소시엄이 총 650억 원을 투자해 에스디생명공학을 인수했다. 대원제약은 전체 투자 금액 가운데 400억 원을 투자하며 지분 72.9%를 확보했다.

 

2008년 9월 SNP피부과학연구소로 출발한 에스디생명공학은 국내는 물론 중국까지 휩쓴 마스크팩 열풍과 함께 고속성장하며 2017년 3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하지만 성장의 기반이 됐던 중국 시장이 흔들리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대원제약에 인수된 후 에스디생명공학은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9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5% 줄어들었으나 영업손실은 지난해 상반기 152억 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36억 원으로 축소됐다.

 

 

유한양행이 인수한 화장품 기업도 실적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유한양행은 2015년 화장품 업체 코스온을 인수한 이후 약 450억 원을 투자해 현재 지분 32.48%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코스온이 실적 악화로 상장폐지되고 회생절차까지를 밟는 등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유한양행은 지난 7월 미용, 의료기기 업체 성우전자와 신성장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신성장 사업 발굴과 코스온의 사업 고도화를 위해 헬스케어 분야에서의 협력과 혁신을 약속했다.

 

유한양행의 제약 기반 원재료를 활용한 피부 개선 화장품 제품과 성우전자의 제조 기술을 적용한 의료, 미용기기를 개발해 의료, 미용기기 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성우전자의 전자부품에서의 축적된 노하우와 혁신적인 기술력은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이종 산업 간 협력의 시작이 될 것이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화장품 사업과 의료, 미용기기 분야에서 양사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결합해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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