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이효진 기자] 국내 화장품 ‘빅2’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엇갈렸다. 양사 모두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해외사업에서의 성과에서 희비가 나뉘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행보가 결정적인 차이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2분기 1조 57억 원의 매출과 12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 하락했으며 영업이익은 4.2% 증가했다.
코스알엑스 실적 편입 효과로 미주와 EMEA(유럽, 중동 등) 지역에서 매출이 가파르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와 중화권에서의 매출 하락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특히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 감소가 컸다. 올해 2분기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은 9,04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29.5%나 줄어 42억 원에 그쳤다.
국내 사업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사업은 면세 채널 매출 하락과 럭셔리 브랜드 판매 부진 등에 따라 매출이 5,119억 원으로 전년 대비 7.8% 감소했다. 여기에 마케팅 투자 확대와 데일리뷰티 부문의 적자 전환으로 영업이익은 59%나 줄어들었다.
해외 사업은 중화권 부진에도 미주와 EMEA, 아시아 지역의 선전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3,81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코스알엑스 실적 편입 효과 등으로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했다.
구체적으로 중화권은 매출이 44%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법인의 사업 구조 개편에 따라 주요 e커머스 채널 재고 조정과 오프라인 매장 효율화가 이뤄진 영향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 2024년 2분기 실적 (단위 : 억원, %)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 2024년 2분기 실적 (단위 : 억원, %)
아모레퍼시픽그룹 2024년 상반기 실적 (단위 : 억원, %)
아모레퍼시픽 측은 “중국 법인의 지속가능한 비즈니스와 안정적 성장을 위해 사업 구조를 개편 중이다”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미주 지역에서는 65%, EMEA 지역에서 182% 매출이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따라 전체 사업 중 미주와 EMEA 지역에서 발생하는 매출 비중이 17.6%까지 상승했다. 회사 측은 “아모레퍼시픽그룹 차원의 ‘글로벌 리밸런싱’ 전략이 성과를 내며 가속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이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시장은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당초 이번 분기 코스알엑스 실적이 편입되면서 손실분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중국 법인과 면세 매출이 크게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지적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하락한 2조 125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953억 원을 보였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법인과 면세 채널이 부진하면서 예상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저조했다”고 평가했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알엑스와 북미, 유럽 실적 기여도 확대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나 국내 면세 부진과 중국 구조 조정으로 인한 실적 부진의 영향은 3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에 따라 아모레퍼시픽의 목표주가를 21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LG생활건강 2024년 2분기, 상반기 실적 (단위 : 억원, %)
LG생활건강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조 7,59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85억 원을 기록, 0.4% 증가했다.
사업별로 ▲화장품(Beauty) ▲생활용품(HDB) ▲음료(Refreshment) 모두 매출은 소폭 감소했으나 화장품과 HDB의 영업이익은 늘어났다. 특히 HDB 사업은 피지오겔, 닥터그루트, 유시몰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성장세와 해외 구조조정 효과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22.8% 증가했다.
주력 사업인 화장품 사업의 2분기 매출은 7,59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728억 원으로 4.0% 증가했다. 상반기로 확대하면 매출이 1조 5,006억 원, 영업이익은 1,35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3.6% 증가했다.
온라인 채널에서 ‘더후(THE WHOO)’ 브랜드 매출이 증가했고 중국 시장에서 성장을 지속했다. 업황 둔화와 높은 기저로 인해 면세 매출은 하락했지만 국내 온라인과 헬스앤뷰티(H&B) 채널 매출은 높은 성장을 이뤄냈다. 마케팅 투자 확대로 비용 부담이 커졌지만 해외 구조조정 효과가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은 성장했다.
LG생활건강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한 3조 4,884억 원이었다. 영업이익은 1.9% 증가한 3,096억 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203억 원으로 같은 기간 14.3% 늘었다.
LG생활건강 측은 “상반기 실적은 국내, 중국, 북미 등 주요 시장에서의 디지털 역량 강화 활동이 성과로 연계되고 있고 북미 사업 턴어라운드가 가시화 되고 있는 것에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예상치에 부합한 실적에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2분기 화장품 사업 실적에 대해 “국내 면세 부문은 B2B향 높은 기저 영향으로 전년 대비 24% 역성장했으나 여전히 두 자릿수 마진을 유지했다. 하반기에도 여전히 B2B 수요 둔화 영향은 일부 지속될 가능성은 있지만 면세 의존도가 낮아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며 중국 경기부진과 어려운 영업 환경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채널 중심 전략으로 1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성장(+9%)한 점은 고무적인 성과이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수익성은 2분기 중국 더 후 마케팅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구조조정에 의한 고정비 절감으로 상쇄하며 이익이 개선됐다”고 제시했다.
하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이 중국의 어려운 업황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성장한 것은 고무적이다”며, ”LG생활건강은 최근 중국 외 지역에서의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 중으로 향후 중국 외 지역에서의 유의미한 성장이 가시화된다면 모멘텀 시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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