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화장(化粧)은 고급 의상의 실루엣과 같이 향수로 마무리 된다. 향수는 품위와 격조 높은 아름다움으로 다가와 의상에 날개를 단다. 신선한 첫 인상의 아름다움과 진한 여운을 주는 향수는 드레스나 말보다 변화가 많고 연인들을 대담하게 만들어 버리는 '액체의 보석'이다.
명품 향수에는 자연의 숨결이 살아있고 예술가와 스타들의 인생이 녹아 있으며 철학과 문학이 배어 있기도 하다. 향수는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과 같은 것이다. 싸인 곡선을 그리는 향수의 유행은 그 시대의 문화와 사회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독특한 냄새를 반영하면서 변한다.
향수의 사용이 이제는 점점 일반적이고 평범한 일처럼 돼 가고 경우에 따라 옷을 바꿔입듯이 분위기, 장소, 계절, 심지어 하루 중의 어느 때인가에 따라 사용하는 향수의 종류는 달라지고 있다. 사람들에게 각자의 개성이 있는 것처럼 향수에도 독특한 색채가 있어 각자의 개성에 의해 향수가 선택되고 있는 것이다.
세상엔 평범한 이름부터 특이한 이름까지 다양한 이름을 가진 향수들이 많다. 이런 향수 이름들은 어떻게 짓는 걸까?
보통 향수를 개발할 때에는 우선 그 향수의 주제가 정해진다. 주제가 정해지면 이를 바탕으로 향수의 용기가 디자인 되고 향취가 조향이 되며 향수의 이름이 정해지게 된다.
예를 들어 ‘르빠 겐조(ㅣ‘eaupar kenzo)’의 주제는 물과 사랑이다. 물과 사랑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시원함과 깔끔함을 표현한 용기가 디자인 되고 청아한 물의 느낌으로 향취가 조향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르빠 겐조’라는 이름이 탄생된다.
이처럼 향수의 주제를 바탕으로 이름이 정해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패션 디자이너의 이름이나 회사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유명 배우나 인사의 이름을 빌려 향수를 만든 경우, 어떤 것을 연상시켜 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경우도 있다.
또 작품이름이나 예술품에서 영감을 얻어 붙여진 경우, 장소에 얽힌 이름을 딴 경우, 향을 짐작하게 하는 이름을 붙인 경우, 그냥 의미 없이 그럴싸한 이름을 붙인 경우 등 매우 다양하고 흥미롭다.
유명 배우나 인사의 이름을 빌린 향수
유명 연예인이나 유명 스포츠 스타의 이름을 빌려 만든 향수로 마이클 조던, 셀린 디온, 오마샤리프, 나오미 캠벨, 사라 제시카 파커, 제니퍼 로페즈, 데이비드 베컴, 마리아 사라포바, 베라왕, 페리스 힐튼, 앤디워홀 마릴린, 틴스 엔젤(유승준을 이미지화한 향수), 머라이어 캐리 향수 등이 있다.
무언가를 연상시켜 주는 이름의 향수
이터너티(영원한 사랑), 랑떼르디(오드리 헵번만 사용할 수 있는 향수), 미라클(기적), 겔랑의 삼사라(겔랑 조향사의 연인만을 위한 향수로 열반에 도달하는 길이란 뜻), 코코(디자이너 샤넬의 애칭), 뜨레졸(보석), 앙상세 울트라마린('상쾌한 유혹'을 강조, 젊은 남성의 에너지와 열정을 표방), 이리스(붓꽃, 무지개 여신, 신들의 수호신이란 뜻), 카탈리스트(촉매), 파이(미스터리한 숫자를 의미), 수이러브(사랑은 최고의 힘), 샤넬 알뤼르(품위), 아쿠아 드 지오 옴므(판텔레리아 섬에서 영감을 얻어서 만들어진 향수)
패션 디자이너나 회사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향수
작품이름이나 예술품에서 영감을 얻은 향수
사무라이 알랭 드롱(알랭 드롱이 출연한 영화 '사무라이'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낸 향수), 미쯔고(소설 ‘전쟁’의 여주인공 이름), 야간비행(쌩 땍쥐베리의 소설 야간비행), 사파리(아웃 오브 아프리카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창조), 살바도르 달리(살바도르 달리가 그린 아프로디테의 감각적 얼굴의 코와 입술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향수)
숫자를 담고 있는 향수
샤넬 No5(어니스트보가 제조해온 향수 중 다섯 번 째 것을 선택했다고 해서 붙여짐), 샤넬 No19(샤넬 두 번 째 조향사인 앙리 로벨이 코코 샤넬의 생일인 8월 19일에서 19를 따온 것), 아자로 나인(아홉 가지 꽃향으로 이루어져 이름에 9가 붙음), 360도 우먼(‘인생은 어떻게 바꾸는가에 달려 있다’ 라는 의미), 구찌 러쉬2(2는 행운의 숫자, 커플의 숫자, 두 배를 의미하는 완벽한 조화의 숫자), 212(212는 이상적인 숫자 또는 마술의 숫자로서 흥분에 가득 찬 개방된 도시 뉴욕 맨하튼의 코드명을 의미)
향을 짐작하게 하는 이름의 향수
플레르도(물의꽃=신선한 이미지), 퍼퓸 사크레(성스러운 향수), 샴페인(어디서나 눈부신 자신의 삶을 자신있게 추구하는 여성을 위한 향수), 오쏘 바쥬(황야의 물=야성적인이미지), 쁘아종(독약=유혹적이며 비밀에 쌓여있는 듯한 신비로움과 화려함), 듄(모래언덕= 섬세한 꽃향기, 바다 바람 내음, 모래의 향기), 아쿠아 드 지오(맑고 투명한 물=상쾌하고 시원한 바다 내음), 오션 블루(바다의 광활함), 쿨워터(시원한 물)
이렇듯 향수를 안다는 것은 이제 상식의 선을 넘어 하나의 전문 지식분야에서 이뤄진다. 일반인들도 아주 쉽게 향수의 영역에 접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꿈과 사랑과 행복의 시어(詩語)로 다가온다.
패션의 완성이라고까지 표현되는 향수. 실제로 굉장히 많은 종류의 향수들이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향수를 사용하고 있다. 향수 제품 하나 하나에 개발 당시의 문화적 상황이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고 있다.
조정혜 나우코스 영업기획실 부장
필자 약력 :
성결대학교 출강, 로레알 파리 본사(국제상품기획부)
레브론, LG생활건강 근무
연락처 : 019-359-7718
E-mail : cjsolei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