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김영욱]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의 일상적인 생활과 업무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면서 세계는 단 2개월 만에 2년간 이뤄질 규모의 디지털 혁신이 진행 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최고 경영자인 사티아 나델라는 코로나19 이후 세계가 어디로 향하는지에 대해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이제 막 신기술을 가지고 접전지로 뛰어드는 신생 ICT 기업에 새로운 기회일 수도 아니면 기존 ICT 기업이 자신들의 입지를 다지며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는 기회일 수도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은 다양한 글로벌 산업의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특히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하면 쇼핑, 금융 이체, 통신, 미디어, 홈케어 등이 가능한 인터넷 서비스는 대면 일상이 제한되는 이 시대에 핵심 생활채널이 됐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발생될 수 있는 위기 상황이 아니라도 셀프 방역을 위한 제품들을 더욱 많은 기업이 바이오와 융합된 디지털 바이오로 마이그레이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가 디지털 바이오 산업의 성장동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비대면 디지털 인프라를 강화하고 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로 이어지는 혁신 기술을 통합적으로 연계, 활용할수 있는 기업들이 전망하는 미래 트렌드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Switching On-line이다. 오프라인 중심의 소비가 빠른 속도로 온라인화 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특히 유통업에서 두드러지는데 최근 유통업 내 온라인 소비 비중은 65%를 넘어섰다. 마트, 음식점, 영화관, 학원 등 소비와 관련된 물리적 공간이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로 대체되는 등 언택트 소비가 일상화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Home-life Sourcing이다. 이는 Home Care 소비의 부상을 의미한다.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병 우려로 외출을 자제하며 홈라이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집 밖에서의 소비 활동이 집 안으로 이동하며 홈케어, 홈뷰티, 홈카페 등 홈라이프 관련 구매 욕구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외출 감소, 재택근무 확대와 함께 주거지역 내 소비 또한 생활밀착 업종 중심으로 늘고 있어 향후 배송과 주문 소비 현상은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는 On-going Health다. 이는 건강, 위생과 힐링 소비의 확산을 의미한다. 코로나19로 인해 건강과 위생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으며 실제 건강기능식품 매장의 이용은 최근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의류 관리기, 공기청정기와 같은 위생과 클린 가전 판매도 눈에 띄게 늘었다.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디지털 힐링 서비스를 찾는 사람도 많아졌는데 소셜네트워크 상에서의 명상앱 언급량은 작년 1분기 대비 65% 증가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병 확산에서 오는 심리적 불안과 우울한 감정을 비대면 힐링 서비스를 통해 해소하려는 현상이 증가 추세를 부추긴 것이다.
네 번째는 Changing Pattern이다. 기존의 고정 되어 있던 소비의 시간과 연령, 구매 방식이 다양한 형태로 변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는 온라인 소비가 확산되며 주말에 소비가 집중되던 특정 업종에서는 요일 구분이 없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2030세대 중심으로 이용되던 서비스가 4060세대로 확산되기도 했다.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도 기존의 특정 식품매장 뿐 아니라 전 사업에 도입이 예상된다.
다섯 번째는 Knowing Digital이다. 디지털 경험의 확산을 의미하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는 자연스레 모든 이에게 생활 속 디지털 경험을 확산 시켰다. 디지털 플랫폼이 생소했던 이들은 급작스런 환경의 변화로 새로운 상황을 학습, 경험하게 됐다. 기존에 익숙했던 소비자들 또한 디지털 채널을 더욱 자주 이용하게 되어 디지털 경험이 고도화되는 계기가 됐다. 특수 영역이라 생각되던 의료와 교육, 상담 영역 또한 디지털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어 생활 전반에서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코로나19로 달라질 소비생활의 패러다임을 5가지 키워드로 살펴 보았다. 이같은 변화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급작스러운 상황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변화는 점차 표준화되며 또 하나의 새로운 일상과 소비패턴으로 자리잡고 있다. 또 향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가져올 새로운 형태의 소비와 생활방식 으로 글로벌 밸류체인(GVC)이 변화하는 과정, 새로운 사업이 정착되고 재편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경제 질서가 형성될 것이다.
하이테크(High-Tech), 하이터치(High-Touch) 시대의 기술은 더는 과거와 같이 직설적으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디지털 기술로 아날로그적 감성을 전하며 제품의 형태 역시 ‘형이 없는 형(Formlessness)’을 추구한다. 이러한 인간적 기술, ‘무형의 형’이야말로 우리의 무의식 저변에 흐르는 원형적 기질이고 심상이다. 개성과 창조성을 발휘 하는 시대의 제품은 거대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 의미와 이미지를 끊임없이 재창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필립 코틀러는 저서 ‘마켓4.0 시대 이기는 마케팅’에서 “기업이 제품과 브랜드를 소비자의 마음속에 각인시키는 포지셔닝 전략을 최고로 여기고 활용해 왔지만 이제는 소비자 중심의 콘텐츠를 만들어 다차원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며 다자적인 소통을 해야 하는 ‘명료성’ 전략을 적용해야 한다”고 적었다. 또 “연결성(Connecting)이전을 레거시 시대, 이후를 뉴웨이브 시대로 구분한다. 레거시 시대의 차별화는 경쟁사에 비해 자사를 독보적으로 보이게 한다면 뉴웨이브 시대는 경쟁사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독창성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혁신의 출발점은 인간에 대한 이해와 분석에서 시작한다. 인문학을 토대로 한 기술 발전은 인간을 만족시키고 다시 기술 혁신을 유도하는 순환 형태로 진화되어야 한다. 따라서 현대 사회의 다차원적인 요구와 문제들이 증가함에 따라 경제와 환경, 사회, 문화적 맥락 속에서 인간 현상을 이해 하고 여기에서 요구하는 기술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과 기술의 관계 속에서 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려면 소비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 문화적 배경, 상황적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디지털 혁신의 아이콘인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잡스는 이러한 인문학적 마인드로 세계 최고의 기업과 제품을 만들어 왔다.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기술적 선도성보다는 인간의 사회적 관계에 대한 욕구와 관계를 맺는 방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성공했듯 인간 중심의 새로운 틀, 즉 인간의 정신적 · 감성적 가치를 이해하고 실현하는 것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2030 FUTURE VISION CODE’는 기술이 기술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숨은 가치가 제안되는 제품들이 대세를 이룰 것이다.
디지털 사회는 모든 사물을 연결하고 상품과 서비스를 디지털화시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등 모든 것이 초연결되면서 수많은 정보가 수집되고 있으며 이것들을 분석해 새로운 가치를 재창출하고 있다. 이렇듯 디지털화는 사람과 사물, 그리고 환경과 연결 되는 접점에서 서로 소통하며 경험할 수 있는 긍정적인 가치를 제공한다. 반면, 기술의 가속도와 함께 인간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는 움직임도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나와 가족, 그리고 건강 등을 챙기며 개개인의 소소한 행복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인다.
모바일 플랫폼 비즈니스는 다른 방식이 작동할수 있다. 플랫폼은 생산과 소비, 공급과 수요가 플랫폼 위에서 동시에 움직이며 작동한다. 플랫폼의 역할은 소비자가 좋은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는 사람들을 선별할 수 있도록 돕거나 지속성장 가능한 품질 관리 등을 이끌고 있다. 온라인 마케팅의 방향은 최대한 많은 고객 데이터를 얻고 분석을 통해 고객 개개인에게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곧 가상공간에서 제품을 테스트한 후 구매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이는 개인 맞춤 제작 등 산업 전반에 개인 트렌드가 정착될수 있게 만들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플랫폼의 4차 산업혁명 시대 화장품 산업에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소셜네트워크, 가상세계 등 O2O(online2online)가 생존전략이자 전술로 부상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 더욱 주목받고 있는 비대면 서비스는 화장품 산업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결국 방문판매와 오프라인 유통 채널은 더욱더 쇠락길로 가다 소멸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향후 K-Beauty는 ‘인간이 진정 원하는 최고의 미(美)는 무엇일까’라는 물음의 답을 ‘나를 위한 최상의 피부 안전’에서 찾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자신의 피부에 맞는 건강함(치유, 치료)을 찾아주는 화장품, 환경 상황을 감지해 안전함을 제공하는 제품과 일상생활의 디지털 환경을 통한 테라피 요소(살균, 적외선 기능, 칼라, 냄새와 향 등)의 제품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뷰티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화장품 산업 뿐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모든 제품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디지털과 바이오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다각도로 활용하고 바이오와 융합된 제품의 멀티 브랜드, 멀티 카테고리, 멀티 채널을 통해 전방위로 고객과 소통하는 전사적인 디지털 활용이 화장품 기업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다.
김영욱
엘에스화장품 총괄본부장
아모레퍼시픽 디자인개발본부
LG생활건강 디자인센터
한국디자인진흥원 수석연구원
다건화장품 ODM사업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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