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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칼럼

[화장품 컬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중국 화장품시장과 대응방안

신윤창 중국 칭다오 종근당건강유한공사 법인장, 상무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신윤창]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생활 뿐 아니라 교육과 의료, 소비방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비대면(Untact) 문화가 정착되며 경제와 산업 전반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 그중 소비패턴에서 코로나19는 오프라인 구매를 감소시키고 온라인 쇼핑의 증가를 더욱 가속시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CEO는 지난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우리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단 2개월 만에 2년 치에 해당하는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는 것을 봤다"고 말했으며 알리바바그룹의 장융(張勇) CEO는 "코로나19로 인해 소비 행태와 비즈니스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며 디지털 전환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은 위챗페이나 알리페이 같은 핀테크가 정착되어 모바일 기기 하나만 있으면 거의 모든 소비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국 시장에서의 모바일 전환 속도는 전 세계 그 어느 곳보다도 더욱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 중국 소비시장 '모바일 전환' 속도 전세계 가장 빠르게 변화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인해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3월 새로운 쇼핑 키워드로 '건강용품(Healthcare)', '대용량 제품(Oversize)', '집콕 제품(Life at home)', '온라인 쇼핑(Online Shopping)'의 영문 이니셜을 합친 '홀로(HOLO)'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5월 칭다오에서 한국 식품을 수입판매하는 해지촌유한공사 곽동민 대표를 만났을 때 코로나19 때문에 요즘 어렵지 않느냐는 필자의 질문에 곽동인 대표는 “외식을 주로 했던 중국 소비자들이 집에 머물면서 간단하게 면이나 만두를 요리해 먹기 때문에 간편식 매출이 크게 늘어났고 지금은 대부분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매출이 크게 증가해 전체적으로는 크게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재택근무가 실시된 이후 중국인들의 간편식 구입은 크게 높아지고 있는 추세로 온라인 쇼핑몰 징동의 올해 1분기 판매 데이터에서도 만두와 같은 냉동식품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700% 이상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중국의 화장품 산업에 대한 국가통계국 자료에 의하면, 2019년 중국 화장품 산업은 연평균 11.9% 성장한 반면 전반적인 사회소비품목 증가율은 8.0%에 그쳐 뷰티 제품이 연속 3년간 사회소비품목의 증가율보다 크게 성장했다. 그런 점에서 과거 사드 배치와 한한령으로 인해 K-뷰티의 비중이 감소했다고 하지만 거대한 중국의 화장품 시장에 대한 기회요인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

 

# 중국 화장품 시장 'K-뷰티' 비중 감소했지만 여전히 시장 기회요인 '유효'

 

필자는 2019년 1월 종근당건강 화장품사업본부장으로 입사한 후 국내에서 닥터락토 유산균화장품을 개발함과 동시에 칭다오에 중국법인을 설립했다. 그때만 해도 전 직장에서 가장 잘했던 오프라인 대리상 유통방식을 이어서 계속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올해 2월 다시 중국에 와서 직접 경험해 보니 코로나19 이후 중국 소비자들의 화장품에 대한 반응은 예전처럼 뜨겁지 않았다.

 

특히 직접 방문했던 중국 칭다오의 오프라인 매장들은 거의 소비자들을 찾을 수가 없어 전업 또는 폐업의 위기에 처해 있을 정도로 화장품 오프라인 유통은 도저히 가망이 없어 보였다. 코로나19가 단기적으로 큰 영향을 끼쳤겠지만 반드시 코로나19 때문만이 아니라 중국 시장은 이미 대부분 모바일로 시작해서 모바일로 끝나는 세상으로 변해 있었다.

 

따라서 필자는 오프라인 대리상 유통이 수익성이나 성장성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사업이 더 이상 아니라 판단했으며 특히 유통개척에도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그동안 수개월 동안 준비해 왔던 오프라인 유통계획을 접고 온라인 체제로 조직을 바꾸는 결단을 내렸다. 물론 그동안 들었던 시간과 노력과 비용이 아깝지만 매몰비용(Sunk Cost)에 목매달면 추가로 더 큰 비용을 투여하게 되어 결국 사업 자체를 실패의 길에 몰아넣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 화장품 중소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대부분 단타적인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소위 '한탕벌기'가 많다는 얘기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손소독제와 마스크 업체들은 행복한 비명을 질렀을 것이다. 이 때문에 대박을 터뜨리고 돈더미에 앉은 업체들도 많다. 하지만 이 또한 장기적으로 보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과연 한국 마스크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는 의문이다. 이미 중국의 꽤 괜찮은 품질의 덴탈 마스크를 타오바오에서 한 장에 117원(100장에 69위안)에 살 수가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도 마찬가지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중국 화장품 시장은 더욱 어려워졌고 알려진 브랜드이거나 확실한 차별화가 된 제품이 아니면 유명 왕홍들조차도 판매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위생허가 없는 브랜드는 더욱 어렵다. 과거 온라인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들은 위생허가 없이도 마구잡이로 팔렸던 적이 있었다.

 

# 중국 위생허가 승인 '필수조건', 중장기적 브랜드 전략과 '이원화' 유통진입 전략 필요

 

그러나 지금은 위생허가가 없는 제품은 유통에 진입 자체가 어려우며 설령 위생허가가 있는 제품이라 해도 K-뷰티라고 무조건 팔리는 시대는 끝났다. 이는 급속도로 전환된 온라인 시장의 무수히 많은 글로벌 경쟁 제품 속에서 브랜드 네임과 차별화, 그리고 법적 문제가 없는 위생허가는 필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한국 화장품은 이제 중국 시장에서도 중장기적인 브랜드 전략과 함께 이원화된 유통진입이 필요하게 됐다.

 

종근당건강 화장품은 중국에서 모르는 브랜드이다. 심지어는 79년 전통의 종근당이란 회사명 조차도 모른다. 오히려 한자로 된 회사명을 보면 무슨 이름이 그러냐고 이상해 한다. 더욱 위생허가도 없다. 유일한 장점은 자금력이지만 중국법인에게 주어진 예산은 그리 많지가 않다. 즉, 종근당건강 화장품은 중국 시장에서 여느 무명 중소기업의 이름없는 신제품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중국 화장품 시장에 진입하기 전부터 전략적으로 선행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구축이 가장 필요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입하기 전에 네이버나 화해, 유튜브를 통해 제품을 검색하는 것처럼 중국 소비자들도 마찬가지이다. 중국에서 온라인 상의 인지도나 객관적인 콘텐츠가 없는 상태에서 단순히 제품 하나만 가지고 판매를 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가랑비에 옷 젖듯이 쉬지 않고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올리고 있다.

 

바이두에 기사를 올리는 한편, 샤오홍수와 도우인, 웨이보, 위챗 등에 계정을 만들어서 계속 콘텐츠를 올리고 있다. 이런 일은 번거롭긴 하지만 큰 비용이 드는 일은 아니다. 이런 노력에도 팔로어 수가 많지는 않다. 그렇다고 실망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검색했을 때 노출이 될 수 있는 ‘꺼리’가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초기 마케팅을 통해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양산함과 동시에 여러 B2B 바이어들을 접촉해서 하나씩 계단을 밟고 오르듯이 유통진입을 시도하는 것이다.

 

# 바이두, 샤오홍수, 도우인, 웨이보, 위챗 등 'SNS 콘텐츠' 마케팅과 B2B 바이어 통한 유통진입

 

종근당건강 화장품은 위생허가를 진행중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이 또한 계속 지연되고 있어 아직 위생허가가 없기 때문에 유통을 전략적으로 이원화해서 진행하고 있다. 우선, 소위 ‘콰징’이라고 하는 크로스보더 해외직배송 시스템을 통한 시장 진입이다. 이 방법은 화장품 업체는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지만, 장기적 관점의 접근은 부족한 것 같다. 콰징의 장점은 당연히 위생허가가 없는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점과 중국 시장에 위생허가를 받고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전에 테스트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위생허가를 받는 일은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콰징을 통해 여러 제품을 테스트한 후 ‘될 성 깊은 떡잎’을 발견해서 선택과 집중을 하는 동시에 위생허가를 받을 동안의 시간을 벌 수가 있다. 그러나 콰징은 장기적 전략이 될 수 없다. 근본적으로 위생허가를 받고 중국 시장에 진입을 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전초기지 성격으로 접근해야 한다. 콰징은 대부분 B2B로 전문 유통업체나 왕홍 판매를 통해 단발성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가능하면 티몰(T-mall) 국제관에 직접 입점을 해서 중국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를 하는 것이 좋다.

 

티몰에 입점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 설령 입점한다고 해도 매출에 대한 보장도 없지만, 반드시 입점을 하는 것이 좋다. 중국 온라인 시장에서 티몰에 입점했다는 사실은 매우 상징적이다. 입점 사실만으로도 중국 소비자들에게 신뢰성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티몰 국제관은 매출보다는 홍보 목적이 크다. 위생허가가 없는 모든 제품을 국제관에 올려 놓고 중국 바이어 또는 소비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 '티몰' 국제관, 국내관 입점 매우 중요, 현지 소비자, 왕홍 제품 선택 기준

 

실제로 왕홍들도 티몰 입점 여부에 따라 제품 선택 기준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래서 종근당건강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5개월을 노력한 끝에 6월에 티몰 국제관에 입점했다. 위생허가가 완료되는 9월에는 국내관에 입점해 본격적인 마케팅과 매출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티몰에 입점을 하는 일은 비싼 보증금이나 까다로운 규정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미 입점되어 있는 TP(T-mall Partners)사의 매장으로 입점을 하거나 TP사의 자문을 받아 브랜드관을 오픈하는 것이 좋다.

 

근본적인 매출증대를 위해서는 위생허가를 받고 일반무역으로 수출을 해야 된다. 이때부터는 티몰 국제관 뿐 아니라 국내관과 징동, 수닝, 핀둬둬(拼多多) 등 다양한 온라인 체널로 유통을 확대할 수가 있다. 특히 중국 3대 대표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성적표를 보면, 후발주자인 핀둬둬의 질주가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매체 36커(36氪)에 따르면, 핀둬둬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65억 4,100만 위안(한화 약 1조 1,358억 원)으로 놀라운 성장을 이루고 있다. 그런 점에서 티몰, 징동에만 국한하지 말고 신생으로 떠오르는 다양한 채널과 시장 정보, 소비자 트렌드 등에 대한 정보에도 촉각을 기울이며 스스로 채널을 입점하고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러나 중국 온라인 플랫폼에 직접 진입하기 위해서는 비싼 보증금과 운영비용이 많이 들며 중국법인이 있지 않으면 대부분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종근당건강은 티몰만 국제관과 국내관에 직접 입점해 운영하며 나머지 다양한 채널들은 B2B 온라인 전문 유통벤더들을 발굴해 입점을 꾀하고 있다. 중국의 수많은 채널들을 직접 모두 다 거래할 수는 없다. 결과적으로 매출의 대부분은 B2B 유통 협력사를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필자는 한국에 있을 때도 항상 온라인 마케팅 전략의 키워드로 'Only One, But Everywhere'를 강조했다. B2B 거래처를 통해 많은 곳에 입점을 하고 다양한 SNS 플랫폼 검색에 노출이 되면 나중에는 티몰 B2C 매출도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질 것이다. 티몰을 직접 운영하는 이유는 초기엔 매출실적보다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고 이미지를 높이는 한편, 주요 B2B 거래처를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자 온라인 채널 운영의 실습을 위해서이다.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들에 입점하는 것을 B2B 거래처를 통해서 한다고 해도 직접 운영할 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영업의 질적 수준에 큰 차이를 줄 것이다.

 

#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온라인 마케팅' 전략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적극적 자세, 실행력 필요

 

승선주마삼분명(乘船走馬三分命), “배는 뒤집혀질 수 있고 말에서도 떨어지기 쉬우니, 잘 조종하지 못하면 죽을 수 있다. 그래서 목숨의 30%는 하늘에 달렸다"는 의미로 북몽쇄언(北夢瑣言)에 나오는 말이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고, 아무리 큰 배라 할지라도 뒤집어질 수가 있으며, 천리를 달리는 적토마도 넘어질 수 있는 법이다. 그래서 '三分命' 즉, '사람의 운명의 30%는 하늘에 달렸다'고 했다.

 

그러나 바꾸어 말하면, 이 말은 더 큰 나머지 70%가 각자 하기 나름이란 것이다. 중국 화장품 시장 진입의 성공여부도 70%는 각자 하기 나름이다. 사드 배치 이후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K-뷰티의 비중이 점점 감소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중국 수출은 증가하고 있고 잘하는 기업들은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더욱 어려워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중국 시장은 포기할 수 없는 매력있는 시장이다. 코로나19를 탓할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다음에 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합한 온라인 마케팅 전략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적극적 자세와 실행력이 필요한 것이 바로 지금이다.

 


신윤창 중국 칭다오 종근당건강유한공사 법인장, 상무


프로필 :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학사, 석사, 박사과정 수료, 중국 칭다오 종근당건강유한공사 법인장, 상무, (전) 피어리스, 애경산업, LG생명과학 마케팅 팀장, 칭다오세라젬화장품 법인장, 세라젬H&B 대표이사, 한양대학교에리카 겸임교수, 종근당건강 화장품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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