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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신성장동력' 화장품사업 잇따라 진출 화장품시장 '파이 키운다'

유통, 제약, 패션, 식품 대기업, 중견기업 '너도나도' 출사표 일부선 시장 '과포화' 우려

 

[코스인코리아닷컴 이효진 기자] 신세계그룹이 계열 패션업체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화장품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현대백화점 등 대기업들의 화장품 사업 진출이 줄을 잇고 있다. 화장품 사업과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패션업체는 물론 유통, 제약, 식품에 이르기까지 화장품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기업들의 도전이 계속되면서 화장품 시장의 파이가 커지고 있다.

 

# 신세계그룹 화장품 사업 ‘속도’ 신세계인터내셔날 성공에 신세계백화점까지 ‘가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빅2’로 버티고 있는 화장품 시장에 유통, 제약업계의 강자들이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일찌감치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신세계그룹이 대표적이다. 신세계그룹 계열 패션기업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2012년 화장품 기업 ‘비디비치’를 인수하면서 화장품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8년에는 화장품 브랜드 ‘연작’도 선보였다.

 

‘비디비치’는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큰 성공을 거뒀고 ‘연작’은 백화점 1층 명품화장품 매장을 내주는 통 큰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연작은 올해 1월부터 5월 사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6.4% 증가하는 등 급성장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사업 성공은 구체적인 수치로 드러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 1조 4,250억 원, 845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2.9%, 영업이익은 52.5% 증가했다. 이 가운데 화장품 매출이 전체의 25%, 영업이익은 81%를 차지하는 것으로 화장품 사업을 시작한 2012년 19억 원에 불과했던 화장품 매출은 지난해 3,680억 원으로 늘어났다.

 

화장품 사업의 성공을 맛본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코로나19로 올해 1분기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화장품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안에 연작이 중국 이커머스 7곳에 진출할 것이다”며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마케팅 강화로 연작을 제2의 비디비치로 키우려 하고 있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화장품사업을 중심으로 성장성이 회복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신세계그룹은 계열사의 화장품 사업 성공에 힘입어 신세계백화점이 지난 5월 자체 화장품 브랜드 ‘오노마(onoma)’를 출시하는 등 유통 쪽에서도 화장품 시장 진출을 넘보고 있다.

 

# 패션업체, 화장품과 궁합 살려 ‘사고, 만들고’

 

‘제2의 신세계인터내셔날’을 꿈꾸는 대기업의 화장품 시장 진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적극적으로는 화장품 기업 인수에서부터 화장품 브랜드 출시를 통한 패션사업과의 시너지 확보 등 진출 사례도 각양각색이다.

 

패션업체 LF는 주력 패션 브랜드 ‘헤지스’를 통해 지난 2018년 ‘헤지스 맨 스킨케어 룰429’이라는 남성 화장품을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자체적으로 비건 화장품 브랜드 ‘아떼(ATHE)’를 론칭했다.

 

코웰패션은 자회사 씨에프코스메틱스를 설립하고 화장품 시장에 직접 진출했다. 여기에 화장품 회사인 참존의 인수를 추진하며 '사업 다각화와 신성장 동력 추가 확보'를 내세웠으나 참존 인수는 무산됐다.

 

바바그룹은 지난해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더 뷰티풀팩터’를 론칭해 국내외 화장품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코오롱FnC는 사이언스 스킨케어 ‘엠퀴리’를 선보였으나 현재 리뉴얼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국내 유통, 패션, 제약, 식품 등 대기업, 중견기업 화장품사업 진출 현황

 

 

최근 화장품 사업에 가장 공을 들이는 곳은 현대백화점이다. 현대백화점 그룹은 패션계열사 한섬을 통해 화장품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한섬은 기능성 화장품 기업인 클린젠의 지분 51%를 인수하는 것으로 화장품 시장에 발을 들였다. 한섬의 품에 안긴 클린젠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클린피부과’와 신약개발 전문기업 ‘프로젠’이 공동 설립한 회사로 미백과 주름, 탄력 등에 효과가 있는 고기능성 화장품 개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한섬의 화장품 사업 진출은 기존 패션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섬이 패션 외에 이종사업에 뛰어든 것은 1987년 창사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화장품 시장 중에서 ‘프리미엄 스킨케어’ 시장을 정조준한 배경에는 타임, 마인 등 기존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운영을 통해 쌓아온 한섬 고품격 이미지를 화장품 사업에서도 이어가기 위한 포석이 담겨 있다.

 

한섬은 내년 초 자체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를 선보이고 향후 색조 화장품과 향수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화장품 원료 전문회사인 SK바이오랜드 인수도 추진하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패션과 화장품 사업은 트렌드를 선도하는 차별화된 제품 개발 능력과 고도의 제품생산 노하우 등 핵심 경쟁 요소가 비슷해 그동안 한섬이 쌓아온 ‘프리미엄 브랜드 육성 역량’을 활용하는 게 용이하다”면서 “특히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면세점 등 프리미엄 화장품 핵심 유통채널을 보유하고 있어 시너지 극대화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화장품 사업의 핵심 요소인 원료, 특화 기술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국내외 여러 기업들과 협업을 추진 중에 있다”며 “새로운 바이오 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해 차별화된 사업 경쟁력을 갖춰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 제약업체 신사업 '화장품', 기능성 무기로 '코스메슈티컬' 시장 집중 공략

 

이종기업 가운데 화장품 시장 진출이 가장 활발한 것은 제약업체들이다. 제약사의 화장품 시장 진출은 코스메슈티컬 시장 진입이라는 틈새시장 공략으로 진행되고 있다. 의약품을 만들어 온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브랜드를 론칭해 전문성과 신뢰성 높은 이미지로 코스메슈티컬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마데카솔’로 유명한 동국제약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2015년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를 론칭했다. 대표 제품인 ‘마데카크림’은 출시 1년 만에 100만 개가 판매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었다. 지난 3월 기준 ‘마데카크림’ 판매량은 1,600만 개를 돌파했다.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화장품 부문이 포함된 ‘헬스케어 사업’ 부문의 매출은 지난해 36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가까이 늘어났다.

 

‘까스활명수’로 유명한 동화약품은 스킨케어 브랜드 ‘활명’을 전개하고 있다. 활명수의 성분 가운데 다섯가지 생약성분으로 만들어진 화장품 ‘활명’은 2017년 미국에서 론칭한 이후 아마존, 중국 알리바바 등에서 판매되다가 글로벌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 입점을 통해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다소 독특한 행보를 보였다.

 

 

‘박카스’를 대표 제품으로 하는 동아제약은 지난해 10월 화장품 브랜드 ‘파티온’을 론칭했다. 박카스의 타우린 성분을 화장품에 적용한 것이 특징으로 노화나 여드름 흉터 등을 관리하는 흔적 케어와 보습 케어, 남성 스킨케어 등을 선보이고 있다.

 

광동제약은 자사의 노하우를 담은 오리엔탈 더마 코스메틱 ‘피부약방(約芳)’으로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 약속할 약(約), 꽃다울 방(芳)을 조합한 신조어인 피부약방(約芳)은 피부 문제를 근본부터 케어해 건강하고 아름다운 피부를 약속한다는 의미를 담은 이름의 한방 화장품이다.

 

 

일동제약은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퍼스트랩’으로 지난해 약 24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대웅제약은 화장품 브랜드 ‘이지듀’로 지난해 4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동성제약은 지난해 회사 전체 매출의 15%(약 90억 원)를 화장품에서, 35%(약 320억 원)를 염모제에서 달성했다. 특히 동성제약은 지난해말 '동성 랑스크림'이 중국 위생허가를 획득하면서 주력 품목으로 역점을 두고 있다. 현재 동성랑스 스킨, 세럼, 마스크팩 등 나머지 3개 제품도 위생허가 승인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중국 시장에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스킨큐어를 통해 화장품 사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으며 유한양행은 2018년 4월 화장품과 먹거리 등의 제품을 선보이는 브랜드 ‘뉴오리진’을 론칭해 신사업을 시작했다. 뉴오리진은 올해 5월 첫 화장품 라인 ‘디어리스트’를 출시했다. 이 외에도 경남제약은 약국 전용 화장품 ‘바이오아토솔’, 보령제약은 ‘트란시노’, 삼진제약은 ‘abh+(에이비에이치 플러스)’ 등 화장품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 화장품 사업 성공, 매출 구조 역전 현상까지

 

식품회사도 화장품을 통해 성장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매일유업은 관계사 제로투세븐을 통해 유아동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다. 유아용 의류 사업을 해 온 제로투세븐은 출산율 감소와 경쟁 심화로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유아용 화장품 브랜드 ‘궁중비책’으로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궁중비책’의 성공으로 제로투세븐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1,562억 원과 비교해 36% 증가한 2,135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12억 원으로 6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제로투세븐 사업부별 매출 비중 추이

 

 

제로투세븐은 화장품 사업이 급성장하면서 매출 구조도 뒤바꿨다. 2017년 매출의 54%였던 의류사업 비중은 지난해 36%로 내려간 반면 화장품 사업 비중은 10%에서 32%로 올라섰다.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제로투세븐은 코로나19로 인한 패션사업부의 적자 지속과 궁중비책 면세판매채널 부진으로 1분기 저조한 실적을 시현했다”면서도 “패션사업부 구조조정 가속화, 궁중비책 해외 수출 증가 등으로 고수익 사업부 확대와 적자 사업부 축소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이후가 더욱 기대되는 기업이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정기 연구원은 “궁중비책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1분기 면세점 매출이 크게 감소했으나 해외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9.4% 증가한 67억 원을 시현하며 궁중비책의 해외판매채널 고성장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면서 “궁중비책은 올해 2분기부터 중국 내 신규지역 진출과 이커머스 판매채널(티몰)강화가 진행 중이며 이에 따른 분기별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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