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박상현 기자] K-POP을 중심으로 한 한류 열풍이 일본 열도를 강타하면서 K-뷰티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시장이 'K-뷰티의 무덤'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이에 따라 일본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산 립 메이크업 제품, 특히 틴트류가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코트라(KOTRA) 일본 나고야 무역관은 4일 '일본 립 메이크업 제품 시장 동향' 보고서를 통해 일본이 한국 립 메이크업 제품의 2위 수출시장이며 경쟁력을 갖고 있는 틴트류가 유망하다고 밝혔다.

최근 일본 아베 정권의 무역 보복 조치로 한류가 휘청거릴 위기를 맞고 있지만 일본 시장은 한국 립 메이크업 제품의 주요 수출시장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한국 립 메이크업 제품의 일본 수출액이 2,667만 달러로 중국(2,950만 달러)에 이어 2위에 올랐을 정도다. 한국 립 메이크업 제품 전체 수출금액의 19.9%와 18.0%가 각각 중국과 일본이다.

특히 엔터테인먼트와 음식을 중심으로 한 제3차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립 메이크업 제품은 2016년 821만 달러에서 지난해 2,667만 달러로 약 3.2배의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다.

일본의 최근 3년간 국가별 립 메이크업 제품 수입 현황 (단위 : 천 달러, %)

게다가 일본 립 메이크업 제품 시장도 전체 화장품 시장 규모에서 만만찮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전체 화장품 시장 규모가 2조7,858억 엔이었고 이 가운데 립 메이크업 제품은 2,685억 엔으로 전체 화장품 시장의 9.6% 비중을 갖고 있다. 최근 SNS을 많이 이용하는 10, 20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컬러 메이크업이 유행하고 있어 색조화장품 시장은 2020년까지 2,959억 엔 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산 립 메이크업 제품이 인기를 끄는 요인은 또 있다. 립 틴트를 가장 큰 특징으로 하는 '얼짱 메이크업'이 유튜브 등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일본에서는 촉촉한 재질과 자연스러운 발색 효과를 내는 립 메이크업 제품이 주를 이뤘으나 높은 지속력과 선명한 발색을 특징으로 하는 립 틴트가 일본 시장에서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이 때문에 최근 캔메이크, 오페라 등 일본 화장품 브랜드도 뒤따라 립 틴트를 출시할 정도가 됐다. 하지만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립 틴트 제품은 한국산이 원조라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다. 일본 시장의 립 메이크업 제품 현황을 봤을 때 프랑스가 최근 3년 동안 매년 50% 이상을 기록하며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국이 2017년까지 4위를 기록하고 있다가 지난해 87.23%의 폭발적인 성장률을 보이며 미국, 중국을 제치고 2위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도 립 틴트의 영향이 크다.

이에 대해 코트라 나고야 무역관 관계자는 "일본 립 메이크업 제품 시장은 프랑스 또는 일본 자국 브랜드가 우위를 점하고 있으나 립 틴트가 한국이 원조라고 인식하는 소비자가 많아 유망한 품목이다"라며 "특히 여름에 고온다습한 일본 시장의 경우 땀을 많이 흘리거나 물놀이를 하더라도 수정 메이크업 없이도 색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홍보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현지 업체 구매 담당자와 인터뷰한 결과 한국산 립 제품은 다양한 색깔과 재질의 제품 라인업을 갖춘데다 가격도 저렴해 재구매 경향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한국 제품은 프랑스 제품에 비해 4배 가까이 저렴해서 마치 SPA 브랜드에서 유행에 따라 부담없이 옷을 사고 버리는 것과 같은 구매 경험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또 기발하고 앙증맞은 패키징으로 인스타그램 업로드용으로도 적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