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박상현 기자] 수출전선 빨간불? 경고등? 이런 말로는 부족하다. 지난해 중반기까지 수출 활황이었던 화장품 업계가 올해들어서 그야말로 최악의 된서리를 맞고 있다. 지난해 중반기까지 매월 전년 동월대비 40~50% 증가를 보였던 것과 하늘과 땅 차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9년 6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13.5%나 감소한 441억 8,000만 달러, 수입은 11.1% 줄어든 400억 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41억 7,000만 달러로 89개월 연속 흑자라고는 하지만 허울만 좋을 뿐이다.
올해 상반기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상반기 수출은 8.5% 감소한 2,715억 5,000억 달러이고 수입은 5.1% 줄어든 2520억 달러를 기록했다. 역시 무역수지는 195억 5,000만 달러 흑자였지만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세계교역 위축으로 인한 부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화장품도 예외는 아니다. 20대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하나인 화장품의 6월 수출 실적은 4억 7,400만 달러로 지난해 6월과 비교했을 때 무려 14.2%나 떨어졌다. 올히 상반기 수출 실적 역시 31억 5,2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천지차이다. 지난해 6월만 하더라도 5억 5,200만 달러의 수출 실적으로 2017년 6월 대비 31.9%나 증가했다. 지난해 8월까지만 하더라도 2017년 같은 기간 대비 월간 수출 실적은 늘 두자리수 성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 날개가 확연하게 꺾였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수출 추이를 보면 지난 1월 0.8% 성장, 2월 21.0% 성장을 제외하면 모두 실적 감소를 보였다. 특히 지난달에 기록한 14.2% 감소는 최근 1년 사이 최다 폭락이다. 지난 5월과 비교했을 때도 20% 가까이 실적이 줄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난 2008~2009년과 2015~2016년에 보였던 수출 감소시기에 비해 수출 감소폭이나 일평균 측면에서는 지금이 오히려 나은 모습이고 경기적 요인에 미중 무역분쟁이 겹쳤음에도 앞선 두 차례 시기에 비해 오히려 선전했다고는 하지만 화장품 업계는 사정이 다르다. 그동안 화장품 업계의 최대 시장이라고 손꼽힌 중국, 홍콩 등 이른바 중화권 시장 상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화장품 수출의 부진은 중국, 홍콩 시장에서 기인하고 있다. 지난달 홍콩과 중국 수출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3.2%와 6.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2019년 화장품 수출액 추이
특히 한국 화장품 업계의 주력품목인 마스크팩의 수출 부진이 뼈아프다. 중국의 마스크팩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한국산 마스크팩 수출 부진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선화 연구원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달 마스크팩 수출액 잠정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4% 줄어든 4,977만 달러인데 이 가운데 중국과 홍콩향 수출은 각각 33.1%와 54.8%나 줄었다. 홍콩향 수출에서 반토막이 난 것이 결정타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이선화 연구원은 "중국과 홍콩, 대만 등 중화권 국가에서 화장품 수출 역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이는 중국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수출이 역성장했던 것과 같은 모습인데 이 가운데 마스크팩은 지난해 12월부터 7개월째 역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화장품 업계가 이같은 수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중화권 시장에 대한 전략 재검토와 함께 수출 다변화가 해결책으로 꼽힌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중화권 시장은 최근 저가 제품의 인기가 줄어들고 프리미엄 제품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저가 마스크팩 시장에서 한국산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면 눈길을 프리미엄으로 돌려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아세안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 시장과 함께 유럽, 북남미 등 수출 전선을 확대시켜 중화권 시장에 기대는 현재 수출 구조를 바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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