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정부재 기자] 식약처가 행정처분을 번복해 공신력에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시판 중인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 색조브랜드 ‘보브 투웬티스팩토리 헤어틴트’ 5종에 대해 배합금지 성분인 프탈레이트 성분이 100μg이상 검출됐다는 이유로 지난 7월 22일 전량 회수명령을 내렸다가 7월 27일 회수명령을 돌연 취소했다.
살인 가습기 살균제 사태 충격 등으로 소비자들이 가뜩이나 화학 유해물질에 대한 경각심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기능성 화장품 허가와 사후관리를 담당하는 정부 기관인 식약처의 검사결과 번복으로 당분간 소비자 혼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화장품 배합금지 원료로 규정된 프탈레이트 성분은 생식기능 저하와 기형, 호르몬 분비 불균형, 발암을 유발시킬 수 있는 유해물질이다.
식약처 의약품안전관리과 수거검정 1차 실험과정에서 조사 대상을 증발시켜 휘발물질을 조사하는 가스 크로마토그래피-불꽃 이온화 검출기(GC-FID) 방법을 사용했는데 이 과정에서 성분 검출에 방해요인을 고려하지 못한 잘못된 방법으로 실험했기 때문에 해당 제품에 내린 회수명령을 취소했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문제는 정부 공신력에 치명적인 타격을 준 이번 식약처의 행정처분 번복이 피해자인 LG생활건강측의 이의신청에 따라 내린 결정이라는 점이다.
LG생활건강은 식약처 행정처분 내용이 식약처 위해정보 사이트에 올라오자 마자 곧바로 이의신청을 제기했고 이에 식약처는 곧바로 재검사를 실시해 정부 스스로 잘못을 시인하고 행정처분을 번복하는 어처구니 없는 해프닝을 빚은 셈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거된 더페이스샵 색조 제품에 대한 부산보건환경연구원 1차 실험 과정에서 프탈레이트가 검출돼 즉시 회수명령을 내렸으나 LG생활건강에서 이의신청을 해와 2차 조사를 한 결과 문제의 프탈레이트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2차 조사에서 보다 정밀한 방법인 가스크로마토그래피 질량분석시스템(GC-MS)를 활용해 조사한 끝에 해당 제품에 프탈레이트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프탈레이트는 자연상태에도 존재하는 물질로 화장품 제조과정에서 극소량이 비의도적으로 함유(트레이스)될 가능성도 있는게 사실”이라고 전제하고 “화장품이 이미지 산업인 만큼 행정처분 철회로 인해 해당 기업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와 매출에 타격을 줄 수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행정처분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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