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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화장품 컬럼] 청소년 화장과 ‘나다운 아름다움’을 찾기 위한 사회적 노력

임성우 영남대학교 유럽언어문화학부 교수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임성우] 어느날 중학생 딸이 학교에서 화장하는 친구들 이야기를 들려줬다. 매일 선크림을 두텁게 바르고 등교하는 학생들도 있고 축제나 특정 행사에는 풀메이크업이 가능한 파우치를 가지고 와서 다른 친구들의 화장을 도와준다는 것이다.

 

화장품과 피부에 정통한 엄마는 옆에서 대화를 거든다. ‘너도 화장하고 싶니? 화장하고 싶으면 도와줄 테니 언제든지 이야기해’ 딸의 화장을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는 엄마의 말에 중학생 딸은 아직은 화장에 별 관심이 없다고 하는 것으로 대화는 일단락됐다.

 

딸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원칙적으로 화장을 금지하고 적발되면 벌점을 받는 제도가 있다. 하지만 입술에 바르는 틴트처럼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거의 매일 하고 다니는 학생들이 있으며 과한 색조 화장만 아니면 티가 많이 나지 않게 하고 온 학생들을 특별히 적발해 벌점을 주는 경우는 거의 못 봤다고 한다.

 

10대 청소년의 화장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고 보는 기성세대의 우려 섞인 목소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대다수 중고등학교에서는 학교장의 자율로 용모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으며 특히 화장을 ‘엄격하게’ 제한하며 벌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학생들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화장을 통한 외모의 비교나 평가와 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학교장의 조치로 이해된다.

 

# 청소년 주류 문화로서의 화장

 

하지만 현실은 많이 다르다. 초등학교 졸업 전부터 조금씩 화장을 하던 청소년들이 중학교에 올라가면서부터 본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화장은 최대의 관심사이자 주류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스마트학생복에서 실시한 청소년들의 화장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도표1), 화장을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자기 만족을 위해서’(31.1%)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외모나 피부 등 콤플렉스를 가리기 위해서’(22.6%), ‘민낯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14.8%), ‘친구들이 다 하니까’(5.6%) 순으로 나타났다. 또 화장을 시작한 시기를 보면 초등 고학년(32.5%)과 중학교 때(5.18%)가 가장 많았고 이 둘을 합쳐보면 대부분의 10대 초중반 청소년은 어느 정도 화장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도표1 화장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설문조사에서 흥미로운 점은 주변에 화장을 하는 친구들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청소년이 화장을 하는 것은 자유(60%, 268명)’라고 답했다는 것이다(도표2). 즉, 현재 10대들에게 화장은 자기표현 행위이면서 동시에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와 불안감을 해소해 주는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도표2 화장을 하는 친구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아이돌 모델과 뷰티 인플루언서

 

10대 청소년의 화장에는 자신들의 우상인 아이돌 등 외부 환경이 영향을 미친다. 비슷한 예로 아모레퍼시픽은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인 제니를 헤라(HERA) 모델로 내세워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제니 뿐 아니라 아이브의 장원영, 르세라핌의 사쿠라, 에스파의 윈터도 각각 특정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한다.

 

사진1 헤라 브랜드 모델 제니

 

 

사진2 어뮤즈 브랜드 모델 장원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SNS)를 많이 접하는 청소년은 내면의 아름다움이나 소위 ‘나다운 아름다움’을 마주하기 보다는 획일적인 시각적 미에 집중하고 타인에게 보여지는 외모를 비교하고 평가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이런 SNS에는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여러 뷰티 전문 인플루언서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대표적인 뷰티 유튜버로 Anda가 있는데 그가 제작한 컨텐츠인 ‘저 쌩얼인데요...? 절대 안 걸리는, 학생 쌩얼 메이크업’(사진3)은 현재 조회수가 743만 회를 넘어섰다. Anda의 ‘눈 2배로 커지는 눈성형 메이크업. 애교살, 뒷트임하는 법’(사진4)과 같은 색조 화장 컨텐츠도 730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이 외에도 유튜브에 ‘학생 메이크업’을 검색하면 더 다양한 영상들을 접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진3 '절대 안 걸리는, 학생 쌩얼 메이크업' 화면 캡쳐

 

 

사진4 '눈 2배로 커지는 눈성형 메이크업' 화면 캡쳐

 

 

학교 현장에서는 엄격한 벌점 제도로 인해 기초화장을 하거나 과도하지 않는 메이크업을 하는 학생들의 경우가 대부분이라 다행스럽게 생각할지는 모르나 화장품 업계에서는 코로나 시기가 끝나면서 더 이상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기 때문에 점차 피부톤의 표현과 눈썹, 입술 등의 메이크업에 필요한 색조화장품으로 청소년의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 청소년 화장에 대한 교육적 차원에서 접근

 

앞서 청소년의 화장에 관한 설문조사와 각종 미디어의 영향력 관점에서 보자면 학교에서 화장을 제한하는 것은 바로 자기표현의 제한이며 이로 인해 자신감을 감소시키고 성장과 성숙의 기회를 박탈한다고 보는 입장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규율로써 화장을 금지하지 말고 청소년의 책임감 있는 자기표현과 올바른 성장을 위해 교육적 차원에서 전향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청소년의 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청소년들이 접하는 미디어, 광고, 소셜 미디어 등에서 제시하는 미의 기준을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SNS에서 제시하는 획일화된 미의 기준에서 벗어나 청소년들이 다양한 형태의 아름다움을 경험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다음으로 화장품 구매 방법과 스킨케어와 같은 실질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외모를 소중히 여기면서도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도록 하는 교육 정책 방향을 강화해야 한다. 10대 학생들의 피부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피지 분비가 활발해지며 여드름이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청결을 유지하는 것과 자신의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고를 수 있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교육이 병행된다면 학생들의 두발 자유화와 같이 화장도 어느 정도 기준을 마련해 학생 자율에 맡기는 것이 좋겠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과도한 화장이 아니라면 강제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 때가 바로 청소년시기라는 것은 누구보다 기성세대들이 더 잘 알고 있다.

 

# 나다운 아름다움을 찾아서

 

끝으로 학생들의 이미지와 피부 관리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건강한 청소년의 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 5월 17일 아모레퍼시픽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사업의 일환으로 다음세대재단,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청소년의 미의식 함양을 위한 ‘밋유어뷰티(MEET YOUR BEAUTY)’ 행사(사진5)를 가졌다.

 

사진5 ‘밋유어뷰티’ 홈페이지(meetyourbeauty.kr) 캡쳐 화면

 

 

여기서 핵심적인 것은 청소년들이 ‘나다운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게 하는 것이며 동시에 미에 대한 비판적인 의식을 기르고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화장품 업계의 대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이 회사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러한 캠페인이 대기업의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학교 현장, 전문가들과 협력해 청소년들이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로 확산돼야 할 것이다. 더 많은 화장품 기업들이 기업 성과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적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임성우 영남대학교 유럽언어문화학부 교수

 

독어학 박사(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 영남대학교 유럽언어문화학부 교수(2007년~현재), (전) 영남대 언론출판문화원장, 학생상담센터장, 대외협력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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