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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칼럼

[화장품 컬럼] K-뷰티, 유연한 변화, 실천 필요한 시기

박근형 OATC 임상시험본부 본부장, 이사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박근형] 최근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화장품 관련 기업이 증가하면서 해외의 원료와 화장품 규제 등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이 늘어났다. 그리고 높은 관심만큼 걱정과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이전과는 다르게 K-beauty 화장품 시장의 명성이 주춤하다는 의견들도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외부 각종 세미나와 관련 게시물들을 살펴보면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 보완하고자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국내에서 화장품 시장이 가지는 위기 원인이 무엇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국내 화장품의 해외 수출 규모를 살펴보면 지난 10여년간 꾸준하게 성장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화장품의 걱정과 우려가 높은 이유에 대해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는 국내 화장품 시장의 변화에는 국제 화장품 시장의 수출관련 흐름의 변화나 시장 동향 변화가 영향을 미치고는 있겠지만 그보다 더 큰 위기의 원인은 ‘경쟁 심화’를 꼽을 수 있다.

 

필자는 화장품 임상업계에서 일을 하고 있고 다양한 화장품 업체들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매년 새로운 화장품 회사들이 등장하고 기존 고객보다는 신규 고객의 비중이 매년 증가하는 상황을 지켜보면 국내 화장품 시장이 마르지 않는 샘물 같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남녀노소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유연하게 생각해도 화장품이라고 하는 대상은 의식주 만큼이나 중요한 개념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국내 화장품 시장은 계속해서 붐비고 있다. 식약처의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최근 5년 사이에 제조업체와 책임판매업체 모두 이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화장품 업계의 성장이 업체 수 증가만큼 비례해 따라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 국내 화장품 내수 시장은 최근 평균 1%대 내외의 성장을 보여주며 정체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 간 경쟁이 더 심화 됐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단적인 예로 식약처 광고판매 위반 사례들만 보더라도 그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경쟁과열로 인해 결국에 그 피해는 소비자에게 1차적으로 돌아가며 2차적으로는 화장품 시장에까지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해외 시장의 변화도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다. 정상을 향해 올라가려는 자는 밑을 내려보지 않으나 이미 정상에 올라간 자는 밑을 보아야 한다. 해외에 서도 K-beauty의 인기를 잡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위상을 잡기 위해 유사 제품들의 증가와 비슷한 컨셉의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단속 혹은 처벌을 원한다 하더라도 국외의 협조가 이루어지기 쉽지 않기에 손을 놓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예전과 다르게 특정 브랜드에서 보여주는 이미지가 특정 회사만의 고유한 이미 지로 자리잡기가 어려워졌다. 지금도 조금만 시간을 투자해 검색하면 알 수 있지만 다양한 신제품들의 홍보 자료나 컨셉이 비슷한 것들이 넘쳐난다.

 

어쩌면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기가 더 어려워진 환경에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과거 한국 화장품이 가지는 이미지는 해외 유명브랜드에서 볼 수 없던 차별 화된 신선함이 있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점차 퇴색 돼 가는 분위기다. 이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의 잘못 이라기 보다는 특정 화장품이 가지는 창의적인 색을 지키고 유지하기 어려워졌다고 풀이할 수 있다. 즉,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각 브랜드가 가지는 개성을 오래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K-beauty와 매우 밀접한 영향을 가진 나라가 바로 지리적으로 인접한 중국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화장품 산업과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 시대 이전에는 중국 관광객이 우리나라에서 구입하는 화장품의 양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 이었다. 더 확대해서는 2018년부터 지금까지 한국 화장품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곳이 중국 시장이기도 하다. 최근 5년 동안 국내 화장품 수출량의 절반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 화장품의 제1의 해외 판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현재 중국 시장을 살펴보면 메이크업과 관련된 제품들은 중국 본토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며 판매되고 있다. 물론 중국내 현지 브랜드를 제외 하더라도 한국 화장품이 전 세계 화장품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는 않고 있지만 불과 몇 년 전과 비교 하면 이전에 판매되던 루트나 판로가 많이 막혀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화장품의 기본인 스킨케어 제품들은 글로벌 브랜드들의 판매량이 높기는 하다. 그나마 해외시장에서 한국 화장품 중 스킨케어 제품들이 선방할 수 있던 이유는 한국 기초화장품 제품들의 수출 점유율이 절반이상이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 화장품이 중국 내에서도 나름 스킨케어 시장에서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던 이유이기도 하지만 바꿔 말하면 메이크업 제품들과 같은 다른 분야의 화장품 분야에서는 차별성을 잃었다고도 볼 수있다.

 

#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해결방안들이 있을까?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의 다양한 트렌드 중 하나는 ‘클린뷰티’다. 미국의 뷰티 관련 데이터분석기 앱에서 구글의 최신 뷰티 트렌드를 조사한 결과 ‘클린뷰티’에 대한 검색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연관된 검색어의 검색 수치도 급등했다고 발표된 바 있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많은 국내외 소비자가 깨끗하고 지속가능한 제품에 대한 니즈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클린뷰티’ 키워드가 유럽이나 미국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것은 오래됐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아시아 시장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도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아시아 중심에 한국이 있고 다양한 한방재료를 모티브로 한 친환경 한국 화장품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매우 높다는 기사를 접한 바 있다.

 

일본의 경우, 시세이도를 포함한 인기 브랜드에서는 재활용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하며 친환경 중심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노력들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현재 전세계의 트렌드는 공기와 물의 순환처럼 돌고 돈다. 그러니 이런 흐름에 맞춰 K-beauty 화장품도 대중적으로 안전 하고 친환경적인 이미지의 제품 개발에 신경 써서 브랜드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해외 경쟁에서 돋보이기 위해서는 R&D 차원에서 화장품의 효능 효과를 국제 학술 논문이나 해외 발표를 통해 많은 이에게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전에도 이와 비슷한 내용을 컬럼에 작성한 바 있다. 좋은 제품의 개발만큼 필요한 부분이 제품의 홍보와 광고이며 이를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사실을 토대로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브랜드들이 젊은 소비층을 대상으로 SNS 마케팅을 실시하고 더 많은 채널을 통해 제품 노출을 하려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인기 플랫 폼이나 과학적인 검증 등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노출되는지가 마케팅의 성공을 결정할 수 있는 요소이다. 앞으로는 더 똑똑하고 냉철한 소비자가 새로운 화장품을 기다릴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화장품을 제조 판매하는 사람은 그 누구보다 전문적이여야 하며 트렌드를 이해해야 한다. 이런 유익한 상황이 계속해서 선행되고 발전해 나간다면 무분별한 경쟁도 완화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국내 화장품 시장의 과열 경쟁도 일부 해소될 것이라 생각한다. 과학적으로 검증되고 안전한 이미지의 화장품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화장품은 국내 뿐 아니라 전세 계인이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유연한 변화와 실천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된다. 계속해서 변화하는 시장 환경을 이전과 같은 대응방안으로는 막을 수 없다. 무언가 새로운 시도들이 필요한 때이다. 이제부터는 변화에 민감하고 빠르게 대응하는 사람이 좀 더높은 곳에 설 수 있다. 단순하게 좋은 화장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 많은 소비자가 구매하고 싶고 소장하고 싶은 K-beauty 화장품을 만들어야 한다. 다시 한번 K-beauty 화장품이 전세계의 사랑을 받는 화장품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원 한다.

 

 

박근형 (주)OATC 임상시험본부 본부장, 이사

 

경희대학교 유전공학과 이학석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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