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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칼럼

[화장품 컬럼] 화장품 효능 연구자가 갖추어야 할 실증 데이터 마케팅 전략

이창석 을지대학교 바이오융합대학 미용화장품과학과 조교수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이창석] 우리나라의 화장품 산업 위상이 국내외 할 것 없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화장품 업계 종사자라면 누구라도 쉽게 체감할 수 있는 현실이다. 화장품 온라인쇼핑몰을 포함한 크고 작은 화장품 제조, 판매 기업들이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도 화장품 업계의 활성화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과 ODM(Original Design Manufacturer) 제조 수익을 통해 급성장한 기업들이 이제는 전문화된 공장과 연구소 등을 대형화, 안정화시켜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수준에 도달하기 이르렀다. 또 세분화, 전문화 되어 있는 조직체계를 갖춰 상품 아이디에이션(ideation)부터 연구개발, 세일즈까지 유기적인 소통을 할 수 있도록 기업은 구조화 되어 가고 있다. 모든 파트가 중요하겠지만 그 중에서도 화장품의 판매 성과는 마케팅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케터는 시장분석과 고객니즈 파악, 트렌드 예측을 통해 상품전략을 세운다. 연구개발팀과의 소통을 통해 기술력이 가미된 트렌디한 제품을 개발하고 영업과정과 판매성과를 모니터링한다. 그래서 많은 마케터들이 브랜드 개발부터 론칭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어 그 결과에 대해 전율과 자부심을 느끼게 되고 동시에 자신의 가치와 경력이 존중, 인정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이러한 상품전략이 마케터만의 담당은 아니다. 제품 개발의 시작점에서 마케터와 충분한 소통을 통해 제품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부서 중 하나가 바로 연구소이다. 특히 소재를 개발하고 효능과 안정성을 검증하며 제품까지 연계시키는 이른바 소재효능파트 연구원은 단순히 과학적 전공지식으로만 업무에 전념해서는 안된다.

 

# 화장품연구소 ‘소재효능파트’ 중요성 부상

 

화장품은 유행에 민감하고 감성마케팅이 중요한 만큼 소재효능 연구원은 마케터가 요구하는 이른바 탑다운(Top-Down) 형태의 트렌드 소재 개발 요청을 충분히 받아들이기 위해 소재에 대한 콘셉트를 이해하고 효능 마케팅까지 자연스 럽게 연계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또 마케터가 생각할 수 없는 전문적인 학술적 배경지식과 기술개발이 가미된 혁신적인 신규 소재 개발을 통해 바텀업(Bottom-Up) 형태로 역제안해 마케터를 설득 시키고 트렌디한 소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열정과 역량도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화장품 소재효능 연구원은 제약이나 식품개발 연구원과는 달리 트렌드와 콘셉트, 약리 효능 실증연구(실제 효능을 증명하고 기전을 규명)의 적절한 조화와 이해를 통해 상황에 맞게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는 ‘화장품 소재연구 특이성’ 을 인지해야 한다. 좀 더 쉽게 예를 들어 보자.

 

생존에 위협받는 불치병 치료제 성분이 개똥에서 추출되어 개발됐다고 한다면 제약 연구원은 오로지 완치에 대한 기대로 개똥이라는 성분에 대해 전혀 거리낌 없이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구매 고객은 ‘개똥’에서 느껴지는 감성적 거리감보다 ‘생존’에 대한 치료 기대효과에 절대적 비중을 두기 때문이다.

 

반면, 미백에 좋은 유효 성분이 개똥에서 발견 됐다고 한다면 마케터는 물론이고 연구원이나 고객이 과연 관심을 가질지 의문이다. 이는 (화장품 수준에서) 아무리 효능이 좋다 하더라도 고객감성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소위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 우리 옛 속담이 본연의 의미 뿐 아니라 화장품과 제약개발의 차이점을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이 속담을 화장품에 비유한다면 ‘개똥도 화장품에 쓰려면 안쓰고 만다’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물론 개똥에서 정말 포기할 수 없는 유효성분이 나온다면 이를 제품화할 마케팅 전략이 없진 않겠으나 여기서는 논외로 한다.

 

# 화장품 효능원료 ‘실증데이터’ 객관적 증거 중요

 

화장품 연구원이 효능원료 연구개발에 대한 특이성을 인지했다면 이제는 실증데이터에 대한 이해와 역량을 키워야 한다. 흔히들 화장품은 감성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해 왔으나 요즘 고객들은 ‘화해’와 같은 어플이나 유튜브, 파워 블로거의 체험담 등 제품정보 수집이 손쉬워지고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 에코서트(Ecocert) 등 안전성이나 원료 소스에 대한 정보와 SCIE급 논문(2020년 1월부터 SCI 논문은 SCIE 논문으로 통합)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지는 등 제품에 대한 분석과 기술평가에 대한 안목도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소재효능 연구원은 콘셉트 원료의 중요성을 인지함과 동시에 오직 객관적 증거를 기반으로 한 실효를 띄는 효능 연구에 더욱 비중을 실어야함은 말할 것도 없다. 약리화장품 (Cosmeceutical)이 블루오션으로 성장하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그렇다면 다양한 실증데이터를 구사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데이터를 어디에 쓸 것인가, 누구에게 보여줄 것인가에 따라 달리 전략적으로 가공해야 하는 이른바 ‘실증데이터 마케팅 전략’ 개념으로 고민해야 한다.

 

먼저 데이터를 생산할 때의 기본 마인드로 RTB(Reason To Believe) 가 아닌 ETB(Evidence To Believe) 데이터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효능에 대한 ‘경향성(Tendency)’ 이 아닌 통계적 ‘유의성(Significance)’을 확보해 과학적 이해도가 높아진 업무관계자와 고객에게 데이터의 신뢰감을 심어 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경향성’ 데이터는 Raw data 분석 시 눈속임으로 자칫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 산출된 데이터를 접하게 될 대상에 따라 데이터 트리밍(Data Trimming) 방법을 차별화한다.

 

예를 들어, 화장품 표시 · 광고를 위한 실증연구 자료를 식약처에 인증 자료를 제출한다고 하면 아주 최신 실험기법이나 신규 이론이 적용된 논리를 제시하는 것 보다 보편적으로 행해지는 실험기법에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논리가 적용된 데이터를 자료화하는 것이 좋다. 데이터 표현 방식도 사진이나 색상 같은 정성적 데이터보다 오차범위와 통계적 유의성이 명확한 정량적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 유리하다. 실험 조건에 따라 수치가 잘 정리된 Table과 같은 데이터를 예로 들수 있다. 효능 특허 출원을 위한 목적에도 이와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효능 실증 자료로 인증 가능한 공신력 있는 SCIE급 논문 작성은 어떨까? 논문영향력 지수(Impact Factor)가 높은 저널에 논문 게재 승인을 얻고 싶다면 오히려 최신 기법을 다양하게 적용하고 정성적, 정량적 데이터가 모두 구현되며 보편적 이론과 최신 이론의 논리가 모두 혹은 일부가 신규하게 증명되는 등의 노력을 보여야할 것이다. 왜냐하면 국제학술지는 신규성과 우위성, 그리고 독창성을 중요시 여기기 때문이다.

 

# 시각적 실증데이터 통한 고객만족 마케팅 전략


그렇다면 고객을 위한 데이터 전략은 어떤 것이 좋을까? 학술적으로 비전문가인 고객은 시각적 효능에 민감하기 때문에 실험결과의 시각화가 중요하다. 고객은 데이터를 보고 효과에 대한 연상을 한다. 따라서 고객의 ‘연상효과’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데이터 생산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임상적 데이터에서 많이 사용하는 세포 또는 조직 염색 등의 사진을 통해 원료 처리 전후변화(Before-After)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던지, Time-Laps 기술을 적용해 시간에 따른 피부 재생 변화를 동영상으로 나타내는 것도 좋은 예일 것이다.

 

실제로 요즘은 현미경 기술 향상과 보급이 원활해지면서 최신 연구기술이 가미된 시각적 데이터가 자주 보인다. 예를 들면, Confocal Microscopy(CM)이나 MPM(Multiphoton Microscopy), OCT(Optical Coherence Tomograpy) 등과 같은 이미징 기술이 세포 또는 조직의 역동적인 변화를 아름답게 보여주고 있다. 이는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 태어난 데이터인 만큼 데이터를 이해하는 대상도 연구분야 종사자일 경우가 많겠지만 결국 기술적 우위와 시각적 효능 변화를 고객에게 어필해 제품에 대한 신뢰감을 주고 구매욕을 일으키는 것이 최종 목적임에는 틀림이 없다.

 

과거 고객을 위한 시각적 데이터라는 것이 반으로 쪼갠 사과의 단면에 항산화 물질을 발라서 갈변현상이 늦게 일어나는 것을 보여주는 것처럼 일반인이 친숙한 현상으로 데이터 마케팅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였다. 하지만 이제는 전문적 이해도가 높아진 고객에게 이러한 고차원적인 학술적 데이터 마케팅을 시도해 볼 시기도 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이런저런 고민 없이 다양한 데이터를 최대한 많이 생산해 놓는다면 그것이야 말로 가장 좋겠지만 결국 효능 연구도 비용과 시간, 인력에 제한을 많이 받는 파트이기 때문에 데이터 마케팅 개념으로 효율적 전략을 먼저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소재효능 연구원은 이제 단순히 효능을 검증하고 그 결과를 전형적인 데이터 형태로 제공하는 것에서 벗어나 논리와 기술에 맞게 평가법을 개발하고 다양한 실험법으로 효능을 규명하며 국제논문이나 특허, 고객기술홍보, 관계기관 제출 자료 등 목적에 부합하게 자유자재로 데이터를 트리밍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외 학술대회나 논문 서치를 통해 최신 연구기술 트렌드를 이해하고 동시에 마케터와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콘셉트 원료에 대한 이해도도 높여야 한다.

 

하지만 소재효능 연구원이 가장 근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마인드는 역시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과학적 실험을 통해 원료의 효능과 안전성 데이터를 산출 하고 본인을 포함한 내외부 고객에게 이에 대한 확신과 신뢰감을 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창석

     을지대학교 바이오융합대학 미용화장품과학과 조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학박사

     한국인체미용예술학회 화장품분과위원장

     화장품 세포효능평가 자문 및 기업부설 효능연구소 컨설팅

     (전)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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