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6 (목)

  • 흐림동두천 17.7℃
  • 맑음강릉 24.2℃
  • 박무서울 19.5℃
  • 구름조금대전 21.4℃
  • 맑음대구 20.7℃
  • 구름많음울산 22.2℃
  • 박무광주 20.2℃
  • 구름조금부산 22.5℃
  • 구름조금고창 20.9℃
  • 맑음제주 24.3℃
  • 구름많음강화 19.8℃
  • 구름조금보은 19.4℃
  • 맑음금산 19.4℃
  • 구름많음강진군 22.7℃
  • 구름조금경주시 21.4℃
  • 구름많음거제 20.9℃
기상청 제공

[취재파일] 브랜드숍 세일 출혈경쟁, 돌파구는 없나?

올들어 1/4분기 브랜드숍 세일 일정을 조사해 봤다. 브랜드숍들의 출혈적인 할인 경쟁은 올해도 어김없는 모습이다.

 

올해 각 브랜드숍별로 진행된 세일들을 정리해 보면 이름도 명분도 가지가지다. 브랜드의 이름을 딴 ‘OO데이는 아예 월례 행사로 자리를 잡은 지 오래인 상황이다. 여기에 세계 여성의 날과 함께 하는 세일, 브랜드 탄생 10주년 세일, 멤버십 세일, 스프링 페스티벌 이벤트, 빈민국 돕기 캠페인 착한 세일 등

 

이같은 정기, 비정기 세일 외에 수시로 진행되는 1+1(사실상 50% 할인), 금액대별 사은품 행사 등을 더하면 브랜드숍은 말 그대로 세일 공화국이다.

 

문제는 더 이상 신선하지도 매력적이지도 않은 세일의 식상함에 있다. 브랜드숍 제품은 기다렸다 세일 때 사는 쪽이 현명하다는 건 상식이 된 지 오래다. 그런데 요즘엔 그마저도 약발이 떨어져 가는 분위기다.

 

 

지난 4 2호선 구의역 네이처리퍼블릭 매장 앞 퇴근길 풍경이다. 3일부터 7일까지 최대 50% 할인행사를 펼쳤던 이 매장은 퇴근 시간대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한산한 모습이다. 세일의 명목과 할인율만 다를 뿐 사실상 늘 세일을 하는 브랜드숍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멀어지는 것은 예고된 결과 아니었을까.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당장의 매출 성장에 급급해 경쟁적으로 진행해 온 제 살 깎아 먹기식할인의 남발은 소비자들의 가격 불신을 키웠고 가격에 따라 이동하는 철새 고객들을 양산했다. 불붙은 할인경쟁이 결국 브랜드들의 동반하락으로 치닫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동안 브랜드숍의 마케팅 전략은 대개가 천편일률적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톱스타 모델에 의지한 인지도 상승 효과, 자극적인 할인 행사를 통한 소비 심리 이용 등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제품 보다는 이미지와 가격, 마케팅에 무게를 뒀던 전략에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할 때다업계 내부에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차별적인 세일 남발이 아니라 브랜드별 특성을 강화하고 각 브랜드의 상징 제품을 만드는데 주력하자는 의견도 그 중 하나다. 원론적인 이야기 같지만 브랜드 파워는 결국 제품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굳이 세일을 하지 않아도 찾아가서 살 수 있는 제품이 많아진다면 떨어진 신뢰도와 고객들의 브랜드 충성도도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덧붙여 브랜드별 캐릭터 구축과 상징 제품 강화를 위해선 히트 상품 하나가 나오면 나머지 브랜드들이 잇따라 카피 제품을 내놓는 잘못된 관행도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동반성장까지는 아니더라도 동반하락만은 막자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