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장품 산업의 주력 시장이었던 중국이 코로나19 이후 소비 부진을 겪는 사이 미국이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부상하고 있다. K-뷰티에 대한 글로벌 인기와 함께 저렴한 가격, 우수한 제품력을 앞세운 한국 화장품에 대한 미국 내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주요 제조사들도 미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K-뷰티 브랜드가 미국 스킨케어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것은 인종과 색감 등에 제한이 없고 소비자의 취향이 전적으로 겹치기 쉬워 상대적으로 국내 브랜드들의 시장 공략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특히 코스알엑스, 라네즈, 아누아, 바이오던스, 메디힐, 달바 등 국내 브랜드들은 이미 미국 현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키움증권은 화장품산업 분석 보고서 '미국에서 잘 팔리는 화장품'을 통해 K-뷰티에 대한 해외 시장 전망을 내놨다. 최근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최대 수출국이던 중국에서 K-뷰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듦에 따라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으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보고서는 비중국 채널 중 미국을 가장 주목해야 할 시장으로 평가하면서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산 화장품의 성장은 미국 시장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미국 화장품 시장의 키워드로는 더마코스메틱(Dermacosmetic,), 프리미엄 뷰티, 퍼스널 케어, 매스 뷰티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중 더마코스메틱은 피부과학(dermatology)과 화장품(cosmetic)의 합성어로 약국 전용 혹은 피부 전문가가 만든 화장품을 말한다.
더마코스메틱 트렌드는 스킨케어 부문의 수요 확대로 이어졌다. 미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색조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최근들어 스킨케어에 대한 관심과 함께 내가 사용하는 화장품에 어떤 성분이 들어가 있는지 꼼꼼히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성분 마케팅'이 주도하고 있다.
키움증권 조소정 연구원은 "가치소비와 스킨플루언서(Skinfluencer)의 등장으로 화장품의 재료나 성분, 기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다수의 브랜드들이 성분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잘 팔리는 스킨케어 제품의 공통점을 보면 클린뷰티, 더마코스메틱, 코슈메티컬, 비건 등 대부분 제품 내 성분 혹은 원재료와 관련된 키워드를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