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피부미용 종사자 수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대략 37만 명 정도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계속되는 불황의 여파로 종사자의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게 현장의 의견이다.
한 예로 피부관리숍에 보내는 우편물의 수가 최근 2년 내에 25% 정도 줄었다는 추계도 있다. 따라서 현직에 종사하는 피부미용인의 수는 업계 추산보다 훨씬 적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이런 현실에서 112,758명(2012년 9월 6일 기준)의 피부미용 종사자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카페가 있다. 바로 피부미용인이면 한 번은 거쳐 간다는 최고피부관리사모임(대표 김의범, cafe.daum.net/beautynbeauty)이다.
최고피부관리사모임은 2002년 3월 3명의 회원이 모인 동호회로 출발해 이제 명실상부한 피부미용인들의 대표적인 온라인 커뮤니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10년간의 활동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호회를 넘어 직능 협동조합이라는 새로운 꿈을 야심차게 준비해 나가고 있는 김의범 대표를 만났다.
▶ 최고피부관리사모임을 만들게 된 취지는.
피부미용사로 근무하면서 필요한 자료를 스크랩 하던 중 정리와 보관에 한계를 느끼게 됐다. 수북이 쌓인 자료를 일단 어떻게든 정리해 둬야겠다는 생각에 당시 뜻을 같이 하던 동료 2명과 함께 카페를 만들었다. 그게 2002년 3월이다. 셋이서 이왕 하는 거 최고가 돼 보자는 각오로 카페명을 지은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이 지났다.
우리 카페는 피부미용 종사자만 가입이 가능한 폐쇄형 카페다. 등업 신청 게시판에 성명, 직장명, 연락처, 직장 연락처, 출신 학원명 등을 반드시 기입해야 가입이 된다. 그렇지 않으면 카페 정보를 이용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따라서 모든 회원이 피부미용업계 종사자 혹은 관련자라고 보면 된다. 일종의 동호회 형태로 시작해 입소문을 타고 여기까지 온 셈이다. 이후 회원 수가 많아지면서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다보니 지금은 협회의 성격을 많이 띤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 조직 구성과 회원들의 활동은 어떻게 이뤄지나.
서울, 경기·인천, 부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남 군산·전북, 대전·충청, 제주까지 전국에 지역별로 모임이 조직돼 있고 지역장들이 선출돼 활동하고 있다. 서울은 워낙 크고 회원 수도 많아 강남과 강북으로 나눠져 있다. 이런 지역모임을 통해 각종 소모임이나 세미나가 이뤄지고 있다. 아무래도 지방이 서울이나 수도권보다 정보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뒤처지는 면이 있기 때문에 지역장을 통해서 지역 모임을 활성화 하도록 유도하는 편이다.
현재 11만 명이 넘는 카페 회원 중 온라인상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펼치는 회원은 약 30% 정도다. 오프라인에서는 전·후반기 1회씩 1년에 두 번 총회 형태로 정기모임을 개최하고 있으며 보통 200여 명의 회원이 참석한다. 지역별 소규모 모임은 비정기적으로 자주 열린다. 오는 10월 중순에는 회원 간 정보 교환과 친목 도모를 위해 100명 정도를 대상으로 1박 2일간 연수 형태의 세미나를 진행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 회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계기가 있었다던데.
카페를 생긴 후 7~8년 정도, 그러니까 2008년까지는 회원 수가 5만 명 정도였다. 그러다 2008년 피부미용사국가자격증이 만들어지면서 기존 민간자격증으로는 영업을 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국가자격증에 관한 정보를 공유할 필요성이 갑자기 커지면서 그 시점에 많은 회원이 가입했다.
그 시점을 전후해서 카페에서 일반인과 전문가를 분리하는 계기도 됐다. 카페의 성격이 친목 도모에서 일종의 협회로 바뀌게 된 것이다. 좀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카페가 일종의 직능군으로서 목적성을 가지게 된 것도 그 때라고 생각한다.
▲ cafe.daum.net/beautynbeauty(카페 캡쳐 화면) |
기본적으로 신제품, 행사, 교육, 자격시험, 위생교육, 중앙회 소식 등 업계 관련 자료를 취합해 회원에게 알린다. 또한 고객과 트러블이 발생한 회원을 돕기 위해 무료 법률상담 및 세무회계 재테크 등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변호사 선임을 원하는 회원에겐 피부미용업계에서 검증받은 변호사를 소개해 주기도 한다.
새로운 테크닉이나 마케팅 방법 등이 나왔을 경우 강사를 초빙해 회원 대상 세미나를 진행하고 피부미용숍 원장들의 친목 도모를 위한 모임도 주선하고 있다. 회원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공동 구매를 진행하고 회원들의 원활한 구인 및 취업을 위해 카페의 구인구직 게시판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 겸손이 지나치다. 업계에서 유명한 구인구직 게시판 아닌가.
하루 평균 구인구직 건이 500건 정도 올라오니 적은 숫자는 아니다. 하지만 카페라는 한계를 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한 번 면접률을 조사해 봤더니 35% 정도밖에 안 됐다. 구인과 구직을 원하는 양쪽의 정보를 보다 상세하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하는데 카페 게시판이라는 한계가 발목을 잡고 있다. 구직자의 이력서와 구인업체 정보 등이 상세히 노출돼야 면접율도 높아지고 이 분야가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카페 게시판의 한계를 극복하고 취업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작년 10월 잡천사(www.job1004.co.kr)라는 구인구직 사이트를 정식으로 오픈, 무료로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가입자 수가 많지 않다. 원장들이 인터넷에 익숙지 않고 세부적인 사항까지 모두 입력해야 가입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계속 노력하면 2~3년 내에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Dr.cpu라는 자체 브랜드도 가지고 있는데.
회원들의 편의를 위해 제품을 공동구매하다가 올해 초에 Dr.cpu라는 자체 브랜드를 런칭하게 됐다. 공구를 자주 진행하다보니 업체에 피해를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점도 자체 브랜드 런칭을 하게 된 큰 이유 중 하나다. Dr.cpu는 유통과정을 줄여 공장에서 바로 숍으로 납품되는 시스템을 통해 가격을 낮췄다. 80여 가지의 제품을 OEM으로 생산·판매해 4,000여 사업자들이 사용 중인데 반응은 매우 좋은 편이다.
Dr.cpu는 회원 상대로만 판매하기 때문에 공동구매라기 보다 조합의 성격이 좀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브랜드 런칭을 하면서 필요에 의해 회원들에게 친숙한 ‘뷰티앤뷰티’라는 이름으로 사업자등록도 하게 됐다. Dr.cpu가 입소문을 타면서 이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카페에 가입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 Dr.cpu 제품 사진 |
▶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을 텐데, 지금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가.
가장 큰 부분은 용어와 기기의 문제인 것 같다. 어떤 일이든 마케팅을 하기 위해선 홍보 문구가 필요하다. 그런데 여드름이란 용어도 맘대로 못 쓰게 법으로 정해버리면 말 그대로 피부미용 시장, 뷰티 산업은 죽을 수밖에 없다. 국가 차원에서 이런 용어 자체를 쓰지 못하게 하는 건 우리나라밖에 없다.
어차피 2015년이면 뷰티시장이 개방된다. 이 시점에서 국가가 앞장서 경쟁력을 강화시켜주기는커녕 규제를 강화하면 어떻게 되겠나. 어차피 개방될 것 모든 부분을 전부 개방해 놓고 차후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도록 방향을 잡는 게 옳다고 본다. 이런 부분들이 빨리 이뤄져야 하고 업계는 이를 실현시킬 수 있도록 한 목소리를 내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피부미용업계 발전을 위해 시급한 과제는.
피부미용숍이 한 단계 올라서기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근로자의 처우 개선 문제다. 근로 환경이 나아지지 않는 한 숍의 발전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금 밥도 제 때 못 먹으면서 일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이들이 일하다 산업재해를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4대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아무런 보상이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숍이 발전하려면 업주들이 4대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노동부에서도 피부관리숍 종사자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 그러면 우리도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4대보험 가입은 필수적인 사항이다. 관련 협회나 기관에서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서 이 부분은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 향후 구상 중이거나 목표가 있다면.
운영진이나 지역장에게 늘 ‘카페는 마약과 같다’고 말한다. 처음엔 순수한 동호회 형태였다가 회원이 많아지면서 제품이나 기기에 대한 문의가 많이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일종의 이권이 생길 수 있는데 대개 끝이 좋지 않게 마무리된다. 모임의 성격이 변질되는 것이다. 그래서 카페의 운영진은 리뷰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상업적으로 빠지거나 고정화 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동호회로 시작했지만 최종적인 목표는 조합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사단법인은 업주를 보호하는 단체지만 조합은 업주건 종사자건 조합원이 되면 모두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협동조합 쪽으로 준비하고 있다. 현재 공동구매와 제휴를 통해 약간의 수익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런 수익을 전 회원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준비를 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김의범 대표 약력 : 최고피부관리사모임 대표, 한국피부마사지사협회 위원장, 한국보건수기사협회 이사, (주)뷰티앤뷰티 대표, 월간 뷰티앤뷰티 대표, 열린사이버대학교 초빙교수, 前 서라벌대학 웰빙테라피과 겸임교수, (사)국제뷰티문화교류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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