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김세화 기자] 미국 뷰티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 기준이 한층 까다로워지고 있다. 성분 안전성을 중시하는 클린뷰티부터 효능과 임상 근거까지 검증하는 더마코스메틱을 선호하는 흐름이 확산되면서 화장품 시장의 유통·소비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이다.
# "먹는 것처럼 바른다",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된 웰니스 소비의 확산
미국 시장의 클린뷰티 트렌드는 캘리포니아의 웰니스 소비 문화에서 출발한다. 건강·환경·윤리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중시하는 이 지역 소비자들은 식품과 화장품을 동일 기준으로 판단하며, “먹는 것만큼 바르는 것도 안전해야 한다”는 인식 아래 성분 중심 소비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 성향은 캘리포니아의 경제적 특성과도 맞물려 있다. 미 연방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는 2025년 기준 3,950만 명의 인구와 4조 2,500억 달러 규모의 GDP를 보유한 미국 최대 경제권으로, 1인당 GDP가 10만 5,000달러에 달한다. 고소득 전문직과 테크 산업 종사자 비중이 높아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도 두텁다. 맥킨지(McKinsey)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84%가 웰니스를 최우선 가치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 같은 경향은 상위 소득층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특히 로스엔젤레스(LA)를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 오가닉 마켓 에러원(Erewhon)의 성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에레원은 ‘nowhere(어디에도 없는)’를 거꾸로 쓴 표현으로, 기존 유통 채널과 차별화된 대안을 지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에는 고품질 오가닉 식재료,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즐겨 찾는 고가의 스무디, 발렌시아가 등 럭셔리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Z세대 사이에서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이제 에러원은 유기농 식료품과 뷰티 제품을 함께 큐레이션하면서 웰니스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매장 내에는 유기농 식품과 클린 인증 화장품이 같은 기준 하에 진열되고 인공 향료, 합성 방부제, 특정 계면활성제 등 유해 가능성이 있는 성분이 포함된 제품은 입점 자체가 제한된다. 식품과 화장품에 동일한 성분 철학을 적용한 것이다.
이처럼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제품 선별 구조 덕에 소비자들 사이에서 에러원 입점 자체가 클린뷰티 인증 지표로 인식되고 있다. 스킨케어 부문은 환경·건강 기준 인증(EWG, MADE SAFE 등)을 충족한 브랜드와 식물성 원료 기반 제품으로 채워졌고, 바디케어는 비건 브랜드를 비롯해 기능성과 지속가능성을 강조한 제품군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헤어케어 역시 비건·크루얼티프리, 친환경 패키징을 내세운 브랜드가 다수 입점해 있다.
< 미국 주요 클린뷰티 유통사 성분 기준 비교 >
또 다른 다른 핵심 채널인 크레토 뷰티(Credo Beauty)는 2014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한 미국 최대 클린뷰티 전문 유통사다. 특히 크리도 뷰티의 자체 기준인 크레도 클린 스탠다드(Credo Clean Standard)와 2,700여 개의 유해 성분을 포함한 '금지 성분 목록(Dirty List)은 업계에서 가장 엄격한 성분 기준으로 유명한다. 이 목록에는 포름알데히드 방출제, 옥시벤존 등 주요 유해 성분가 포함돼 있어, 크로데 뷰티 입점 자체가 고도의 성분 검증을 통과했음을 의미한다.
크레도 뷰티는 이러한 기준을 바탕으로 단순한 유통 채널을 넘어 클린뷰티 시장의 비전과 방향성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성분 안전성 중심에서 소비자의 전 생애주기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클린뷰티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영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크레도 뷰티는 지난해 1월, 발효 성분을 활용한 자체 바디케어 라인을 선보였고, 올해 3월에는 클린 메이크업 브랜드 세이(Saie)를 입점시키며 ‘클린 2.0’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세이는 클린뷰티의 한계로 지적돼온 발색력 문제를 개선해 성분 안전성과 제품 퍼포먼스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 이어 지난 4월에는 플라스틱 프리 패키징을 내세운 멕시코 브랜드 아오라(Aora)를 미국 독점 파트너로 선정해 클린뷰티를 패키징을 포함한 제조의 전 과정으로 확대했다.
# 피부과 대체하는 홈케어, 더마코스메틱으로 재편되는 美 뷰티 시장
클린뷰티를 중심으로 성분 안전성 기준이 강화되는 가운데, 효능과 임상 근거를 중시하는 흐름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더마코스메틱(dermocosmetics)이다. 이제 미국의 소비자들은 더마코스메틱을 ‘고가의 피부과 시술 없이도 유사한 관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제품’으로 인식하며 수요를 확대하고 있다.
< 화장품을 구매할 때 소비자가 우선시하는 요소 >
맥킨지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화장품 구매 시 ‘효능’을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킨케어의 경우, 응답자의 40%가 ‘피부 타입별 적합성’을, 36%는 ‘제품 품질’을 주요 기준으로 고려했으며, 가격보다는 ‘가격 대비 가치(value for money)’를 중시하는 경향도 두드러졌다. 과거 브랜드 스토리나 인플루언서에 기반한 소비에서 벗어나, 실제 효능과 피부 특성에 맞는 기능성이 주요한 선택 기준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 2025-2034년 글로벌 더마 코스메틱 시장 규모 (단위: 십억 달러) >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더마 코스메틱 시장 규모는 2025년 487억6,000만 달러에서 연평균 10.4% 성장해 2034년에는 1,189억9,000만 달러에 이를 전망된다. 특히 북미 지역은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며 성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 미국 뷰티 시장은 레티놀(retinol), 비타민C(vitamin C), 판테놀(panthenol) 등 검증된 기능성 성분을 중심으로 제품 선택 기준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단기적인 개선 효과보다 피부 건강을 장기적으로 관리하는 ‘스킨 롱제비티(skin longevity)’ 개념이 확산되고 있으며, ‘피부과 테스트 완료(Dermatologist Recommended)’, ‘임상 수준(Clinical Grade)’ 등의 문구가 소비자 신뢰를 좌우하는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대표 뷰티 유통 채널인 세포라(Sephora)에서도 이러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색조 중심이던 매대는 피부 장벽 개선·진정·재생 기능을 강조한 더마 코스메틱 중심으로 바뀌었으며, 세라마이드(ceramide), 나이아신아마이드(niacinamide) 등 장벽 강화 성분과 레티놀, 비타민C, 피디알엔(PDRN) 기반 고기능성 제품이 주요 카테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텍스처, 향 등 감각적 경험을 강조하는 K-뷰티 제품도 부상하고 있다. 시카고 다운타운에 위치한 세포라 매장에서는 한국 스킨케어 제품이 ‘센소리얼 코리안 스킨케어(Sensorial Korean Skincare)’라는 카테고리로 전면에 배치돼 있다. 바이오던스, 조선미녀, 아이오페, 한율, 에스트라, 리쥬란 등 다양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최근에는 계절 변화와 기온 상승 영향으로 수분 공급 및 진정 기능을 강조한 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민감성 피부에 적합한 저자극 제품에 대한 관심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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