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관세전쟁' 본격화, 한국 화장품 '호재' 작용

2025.02.05 10:54:58

교보증권, 중국 등 경쟁국 가격 인상 화장품 수요 이동 트럼프 1기때도 'K뷰티' 수혜

 

[코스인코리아닷컴 김세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가운데 미국 정부의 전방위적인 관세 정책이 한국 화장품 산업에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교보증권은 4일 '교보 산업 리포트'를 통해 "과거 트럼프 1기 당시 중국산 화장품에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면서 한국산 화장품이 대체재로서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했던 전례를 고려할 때 0% 관세가 유지되는 한국 화장품에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제시했다.

 

지난 1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기존 관세의 세율을 추가로 10%포인트 올리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은 애초 2월 4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시행 직전인 2월 3일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를 한 달간 유예하기로 했다.

 

다만, 중국에 대한 10% 추가 관세는 예정대로 시행된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맞대응 조치로 미국산 수입품 일부에 10~15%의 추가 보복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추가 관세 15% 부과 품목은 석탄, 갈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8가지 품목이고 10% 부과 품목은 미국산 원유, 이양기와 제초기 등 농기계, 트랙터, 대형자동차, 픽업트럭 등 72개 품목이다.

 

트럼프 1기 부과된 중국산 화장품 추가 관세율

 

 

트럼프 2기 각국 추가 관세 부과 전후 화장품 관세율 비교

 

 

지난 2일에는 유럽연합(EU)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국을 둘러싼 주요국 간의 관세 전쟁이 본격화한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구체적인 시기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곧 EU에 대한 관세 부과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EU 집행위원회는 "미국의 관세 조치가 EU에까지 확대될 경우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미국과 주요국 간의 갈등 속에 미국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만큼 한국 화장품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에 대한 행정명령 서명이 있던 날 미국 수출 중심주가 큰 낙폭을 보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한 무역 장벽에 대한 우려로 화장품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화장품 시장은 세계무역기구(WTO)와 자유무역협정(FTA) 회원국에 대해 무관세가 적용된다. 중국은 WTO 회원국이지만 2018년 9월 화장품 품목이 301호 추가 관세 리스트에 포함되면서 10%의 추가 관세가 부과됐고 2019년 5월 추가 관세율이 25%로 상향됐다.

 

미국 화장품 수입 중 중국산 수입액과 비중 (단위 : 백만달러, %)

 

 

해당 관세율은 화장품 완제품뿐 아니라 포장재, 원재료 등 원부자재까지 적용됐는데 이로 인해 미국 내 중국산 화장품 수입액은 2018년, 2019년 각각 전년 대비 6%, 25% 감소했다. 미국 화장품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21%, 2019년 14%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지난해는 9%까지 축소됐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관세 부과 조치가 시행되면 해당국의 수입은 크게 감소하고 다른 국가로 수요가 이동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트럼프 1기 당시에도 대중국 무역 규제 속에 K뷰티는 C뷰티의 대체재로 부상하며 몸집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 화장품 수입에서 한국산 비중은 2017년 9%에서 2024년 22%로 늘어나며 중국산 감소분이 그대로 옮겨왔다.

 

미국 화장품 수입 중 국가별 비중 (단위 : %)

 

 

이 시기 화장품 기업들도 글로벌 수출 전략을 수정하며 무역 시장의 변화에 대응했다. 일례로 EFL 뷰티는 당시 중국 생산 비중이 99%에 달했는데 2018~2019년 추가 관세 부과 이후 생산기지를 다변화해 중국 생산 비중을 80%까지 줄였다.

 

미국 정부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를 한 달간 유예했지만 만약 전 품목에 대한 관세 조치가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화장품 관세율은 캐나다와 멕시코는 25%, 중국은 35%로 오르는 반면, 한국은 0%를 유지한다. EU의 경우 아직 정확한 관세율과 시행 시기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최소 10%에서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국가의 미국 화장품 수입 내 비중을 보면 캐나다가 13%로 3위에 올랐고 중국 9%(5위), 멕시코 5%(6위) 순으로 나타났다. EU 회원국 중에는 프랑스가 17%(2위), 이탈리아가 12%(3위)를 차지했다.

 

권우정 연구원은 "과거 트럼프 1기의 경험을 고려하면 해당 국가에 대한 관세 부과는 한국에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닐슨에 따르면, 미국 내 뷰티 앤 퍼스널 케어(Beauty & Personal Care) 매스(Mass) 제품군의 현지 생산 비중은 7%에 불과하다. 교보증권은 미국 화장품 시장에서 수입품의 비중이 큰 만큼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율이 적용되는 국가가 경쟁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교보증권은 주목해야 할 기업으로 현재 미국에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콜마를 꼽았다. 한국콜마는 올해 상반기 미국 제2공장을 추가 가동할 예정이다.

 

권우정 연구원은 "제2공장에서는 한국콜마의 주력 제품인 기초와 선 제품을 집중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다"며,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관세, 정치 불확실성 증대로 미국 공장 생산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김세화 기자 kimma78@cosi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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