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3분기 중국 소비부진 악영향 매출 '역성장'

2024.09.27 10:53:14

매출 전년대비 3% 하락 1조 7,000억, 영업이익 8% 증가 1,385억 시장 예상치 '하회' 전망

 

[코스인코리아닷컴 김세화 기자] LG생활건강(051900)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 채널과 중국 현지 매출의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화장품사업부의 매출도 3% 하락할 전망이다.

 

최근 비중국 지역으로의 수익 다변화에 주력하는 가운데, 미국 아마존에서 CNP, 페이스샵 등이 빠르게 두각을 보인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여기에 지난 24일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발표에 국내 화장품주가 강세를 보인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한다.

 

다만, 시장의 기대감이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주가 상승분을 반납해야 하므로 향후 주가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LG생활건강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중립'을 제안했고 하나증권과 NH투자증권은 목표가를 50만 원으로 제시했다.

 

하나증권은 LG생활건강의 올해 3분기 매출 전망치로 전년 동기 대비 3% 하락한 1조 7,000억 원을 제시했다. 영업이익은 8% 증가한 1,385억 원으로 시장 예상치 1,672억 원을 하회했다. 같은 기간 화장품사업부의 매출은 3% 하락한 6,500억 원, 영업이익은 233% 증가한 258억 원으로 추산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매출 전망치로 각각 1조 7,278억 원, 1조 7,100억 원을 제시했다. 두 증권사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한국투자증권이 1,511억 원, NH투자증권이 1,515억 원을 제시하며 시장 기대치를 9% 가량 하회할 것으로 추산했다.

 

LG생활건강의 2024년 3분기 연결 실적 요약 (단위 : 십억원, %)

 

 

하나증권 박은정 연구원은 "중국 시장의 소비 부진으로 기존 추정치 대비 화장품 영업이익을 하향 조정했다"며, "중국 화장품 소매 판매가 전반적으로 약세 흐름을 이어가면서 6월부터는 기저가 존재함에도 약세가 더 심화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3분기 중국 화장품 소매 판매는 6% 이상 역성장했다.

 

한국투자증권 김명주 연구원은 "3분기 중국 경기와 화장품 산업의 회복이 더디게 이루어지면서 화장품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이 직전 분기 3%포인트 가량 하락할 전망이다"며, "중국 법인과 면세 채널은 물론 국내 경기 부진으로 내수 유통 채널의 매출 흐름 또한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올해 3분기 중국향 실적을 보면 먼저 중국 현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1,3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전년도 낮은 기저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지만 기존 추정치 1,500억 원과 비교하면 부진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커머스 비수기에 오프라인의 부진까지 겹쳤고 여기에 광군제 등 마케팅 비용 확대가 더해지면서 영업이익도 지난해에 이어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면세 매출은 32% 감소한 1,5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18% 감소한 수치다. 연초부터 감소세를 이어오면서 3분기에는 낮은 기저에도 불구하고 역성장할 것이란 예상이다. 현지 소비가 부진하면서 대량 수요 자체가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부문 주요 채널, 지역 실적 전망과 추이 (단위 : 십억원, %)

 

 

비중국 실적을 살펴보면 국내는 이커머스와 H&B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확대하며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백화점과 방판(방문판매) 등 전통 채널은 매출이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의 수익 다변화 정책에서 주요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은 3분기 에이본의 구조조정으로 일시적으로 매출이 감소하지만 마진이 개선되는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자사 브랜드인 CNP의 립세린 제품과 페이스샵의 마감수 클렌징 오일이 미국 아마존에서 높은 랭킹을 기록하고 있다.

 

김명주 연구원은 "오랜 시간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만큼 비중국향 매출의 비중이 낮은 점은 아쉽지만 단기간에 CNP, 빌리프, 더페이스샵 등 자체 브랜드가 미국 아마존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2025년에는 성장 전환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LG생활건강의 해외 매출 내 중국와 북미 비중 추이 (단위 : %)

 

 

2020년 이후 매출이 감소세를 보이는 일본에서는 올해들어 자체 브랜드가 성장 추세인 것으로 파악된다. LG생활건강 일본법인은 '통신판매'에 특화돼 팬데믹 이후 온라인 플랫폼과 화장품 편집숍으로의 전환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 최근에는 긴자 스테파니, 에버라이프는 기존 구매 채널을 유지하되 젊은 세대를 타겟으로 한 온라인 채널에 대한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박은정 연구원은 "최근 일본 시장에 국내산 화장품 등 가성비 좋은 뷰티 제품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이로 인해 마케팅 후 리브랜딩, 그 외 브랜드의 글로벌 확장 본격화로 전반적인 마케팅 비용 집행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생활용품 부문은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5,500억 원, 영업이익은 8% 증가한 504억 원을 예상한다. 국내 이커머스와 H&B 채널을 중심으로 피지오겔, 유시몰 등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이 확장되고 있다. 음료 부문은 비우호적 날씨와 경기 부진으로 도매 매출이 위축되면서 매출 감소 불가피하다.

 

LG생활건강 연결 실적 전망과 추이 (단위 : 십억원, %)

 

 

한편, 지난 24일 중국 정부는 금리 인하와 함께 대출 유동성 확보 등을 골자로 하는 광범위한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중국의 정책 완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확인하면서 이날 중화권은 물론 미 월가에서도 중국 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면서 관련주가 급등했다.

 

한국에서는 중국 매출의 비중이 높은 화장품 업종이 대형사를 중심으로 강한 반등 흐름을 보였다. 중국의 내수 침체가 장기화한 상황에서 강한 기조의 부양책이 마련되면서 화장품주 전반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경기부양책을 발표된 다음날인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주가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9.04%, 5.35% 올랐다. 코스맥스 5.94%, 애경산업 3.55%, 한국화장품 1.91% 등으로 화장품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제닉 8.62%, 현대바이오랜드 4.69%, 삐아 4.15% 등 관련주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다만, 실제 기업의 손익 개선까지는 다양한 가정이 필요하므로 상황을 낙관적으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만약 경기부양책 이후에도 실적 성장이 기대만큼 나타나지 않거나 회복세가 지연되면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LG생활건강 주가는 25일 급등한 이후 26일 2.67% 하락하며 상승세가 둔화했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이동연 연구원은 "이번 정책 완화는 단기적으로 중화권 증시에 투자심리 개선 요인이 될 것이다"며, "다만 오는 10월 중순에 발표될 9월 실물지표가 부진할 경우 투자심리 개선세도 약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중국 화장품 산업 매출 증감률 추이 (단위 : %)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한국투자증권은 LG생활건강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박은정 연구원도 "북미에서의 성과가 전반적으로 회복되는 부분은 긍정적이나 중국의 매출 부진과 적자 지속은 부담스럽다"며, "중국 외 지역의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나증권은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가 지난 530,000원에서 500,000원으로 5.7% 하향했다. NH투자증권은 목표가를 500,000원으로 유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목표가를 제시하지 않았다. 최근 6개월 증권가의 평균 목표가는 460,714원으로 최고 목표가는 상상인증권의 530,000원이다. 직전 6개월 평균 목표가 377,143원과 비교하면 22.2% 상승했다.

 

화장품주에 대한 투자 전망도 신중론이 우세하다. 지난 8월 중국 화장품 산업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했고 올해 들어 8월까지 누계 기준으로는 0.5% 감소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유동성 공급은 실물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올 연말부터는 실적 개선의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다만, 추후 실적이 시장의 기대감을 뒷받침하지 못할 경우 결국 최근의 주가 상승분을 반납해야 한다. 실제 팬데믹 이후 중국 정부의 봉쇄정책의 완화, 중국인 단체 관광 재개 등으로 중국발 훈풍이 불었지만 예상보다 회복이 더디게 이뤄지면서 결국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갔다.

 



김세화 기자 kimma78@cosi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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