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 '기능성화장품 심사자료 유예기간 부여' 등 규제 이슈 4건 제기

2024.09.27 09:09:36

'ECCK 백서 2024 발간' 기자회견 '탈모완화 인체적용시험 기간 축소, 자외선차단지수 표시 범위 확대, 표시광고 행정처분 완화' 등 건의

 

[코스인코리아닷컴 김대환 기자]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 화장품위원회는 국내 기능성화장품의 심사자료 유예기간 부여 등 화장품 규제 4건에 대한 이슈를 제기하고 건의사항을 발표했다.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는 2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ECCK 백서 2024 발간 기념'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올해로 10번째 발행된 2024 ECCK 백서는 한국 규제 환경과 관련한 총 17개 산업군의 73개의 이슈와 건의사항이 포함됐다.

 

필립 반 후프 ECCK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ECCK 백서는 지속적으로 한국의 규제 환경에 대해 국제 표준과의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국제 표준에 기반한 관리 체계는 효율적인 규제를 가능하게 할 뿐 아니라 국제 경쟁력도 촉진시킨다. 한국의 자동차, 화학, 화장품 산업은 국제 표준과의 조화를 통해 시장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한국-EU 디지털 협정 논의와 녹색 에너지 관련 법제도의 발전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 녹색 에너지와 지속 가능성 분야에서도 유사한 성장 잠재력을 기대할 수 있다. 올해에도 ECCK 백서가 한국의 비지니스 환경 개선과 관련 정책 변화에 건설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스테판 언스트 ECCK 총장은 "ECCK 백서는 해를 거듭하며 더욱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장되는 동시에 이미 제안하거나 개선된 사안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보다 나은 결과를 위해 의견을 개진해 왔다. 특히 인사와 준법 포럼에서 제안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관한 건의사항은 모든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인 만큼 더욱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 법률이 산업안전보건문제 해결을 위한 예방적 대책보다는 사후 처벌에 무게를 두고 접근하고 있는 만큼 정책적인 효과를 고려해 목적과 시행 방법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올해 ECCK 백서에서  화장품위원회는 국내 화장품 주요 이슈로 ▲기능성화장품 심사자료 요건 변경 시 유예기간 부여 ▲기능성화장품 탈모 완화 효능의 인체적용시험 기간 축소 ▲자외선차단지수(SPF) 표시 범위 확대 ▲화장품 표시 광고 행정 처분의 완화 등 4가지를 제기됐다.

 

 

먼저, 기능성화장품 심사자료 요건 변경 시 유예기간을 부여해 줄 것을 제기했다. 기능성화장품은 기능성화장품 심사에 관한 규정(식약처 고시)에 따라 심사되고 있다. 그러나 규정에 명확히 기술되지 않은 심사 세부 사항에 대해 새로운 해석이 적용되거나 기존 심사 관행이 변경되는 경우 사전에 충분한 논의와 유예기간이 주어지지 않는 사례가 발생해 제품 출시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사례로 자외선차단제의 지수 등급 설정을 위한 ISO 측정방법을 최신 버전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지정하는 지침이 2023년 10월 24일 전달되었으나 종전 버전은 2023년 12월 31일까지 시험기관 의뢰한 경우 또는 2024년 2월 29일 이전에 민원접수된 품목에 한하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다.

 

이에 대해 ECCK 화장품위원회는 "유럽의 경우 최신 버전 이외 종전 버전의 사용이 가능하며 최신 버전 이행 기한에 대해 별도 고지 없이 업체 자율로 적용하고 있다. 자외선 차단 시험이 외부 시험기관을 통해 수행되는 경우가 많으며 시험법의 변경과 같은 사항은 계약 변경과 일정 조정 등 사전 조율에 시일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할 때 예측 불가능한 지침 변경은 사업의 불안정성을 증가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ECCK 화장품위원회는 규정에 명확히 기술되지 않은 심사 세부 사항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적용하는 경우나 기존 심사 관행이 변경되는 경우,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련 업계와 사전에 충분한 논의와 유예기간을 부여해 줄 것을 건의했다.

 

둘째, 기능성화장품 탈모완화 효능의 인체적용시험 기간 축소를 건의했다. 탈모 증상 완화 화장품은 현행 화장품의 정의(모발의 건강을 유지 또는 증진하며 인체에 대한 작용이 경미한 것)와 화장품법 시행 규칙 제2조에 따른 기능성화장품의 품목별 정의(탈모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화장품)에 기반해 개선과 치료가 아닌 인체에 대한 작용이 경미하며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효능의 제공에 목적을 두고 있다.

 

ECCK 화장품위원회는 "이같은 목적과 효능 범주를 고려하였을 때 현행 '탈모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화장품의 인체적용시험 가이드라인(민원인 안내서)' 상에서 안내되는 필요한 시험 기간(최소 24주)은 허용되는 효능 범주에 비해 다소 과도한 조건으로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또 "해외의 기준과 비교(유럽, 중국 : 12주 등)했을 때도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으로 해외에서 수용되는 자료일지라도 국내에서는 활용이 어려워 업계에서 자료 활용과 마련에 애로가 있다"고 제시했다.

 

따라서 ECCK 화장품위원회는 탈모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화장품에 허용되는 효능의 범주와 해외 사례 등을 고려해 24주의 기간이 아니더라도 특정 기간(예 : 최소12주) 이후 효능이 발현된다면 그 효능이 확인된 자료가 제출 가능하도록 시험 기간 관련 수용 조건을 확장해 줄 것을 건의했다.

 

셋째, 자외선차단지수(SPF) 표시 범위 확대를 건의했다. 현행 기능성화장품 심사 규정은 자외선차단지수(SPF)의 측정결과 평균값으로부터 –20% 이하 범위 내 정수로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SPF 측정결과는 시험하는 기관, 피험자, 시험법, 제품의 종류 등 다양한 변수에 영향을 받아 결과값이 달라질 수 있다. 기업에서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추후 시장에서 SPF 값을 실증할 수 있도록 시험결과 값보다 더 낮은 SPF 값을 정하고 있으나 식약처 고시에서는 이를 -20% 범위내 정수로 한정하고 있어 어려움이 있다.

 

낮은 SPF 값의 선택에 대해서는 안전성과 유효성 측면에서 과학적 근거에 의해 소비자 사용시 우려가 없다고 평가, 판단될 경우 이를 표시할 수 있도록 조건을 확장해 해외 국가의 표시와도 조화를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ECCK 화장품위원회는 SPF 값이 다양한 변수에 영향을 받아 달라질 수 있으므로 안전성과 유효성 측면에서 과학적 근거에 의해 소비자 사용시 우려가 없다고 평가, 판단될 경우 기업이 실증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표시할 수 있도록 범위내 정수 표시에 대한 조건을 확장해 ‘측정결과에 근거해 평균값(소수점 이하 절사) 이하 정수로 표기’로 개정을 건의했다.

 

넷째, 화장품 표시, 광고 행정처분의 완화를 건의했다. 현재 국내 화장품법상 표시, 광고에서 문제가 발견될 경우, 해당 품목의 판매 업무 정지 또는 해당 품목의 광고 업무 정지라는 행정처분이 부과된다. 해당되는 표시, 광고 문구 또는 표현의 수정만으로 개선이 가능한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품목 전체에 대한 판매 업무 정지 또는 해당 품목 전체에 대한 광고 업무 정지라는 행정 처분은 상대적으로 과도하다. 이는 기업이 자유롭고 창의적이며 산업에 긍정적인 광고 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큰 제약이 되고 있다.

 

ECCK 화장품위원회는 "품목 전체에 적용되는 제재보다는 문제가 된 표현만 수정 혹은 삭제를 하도록 사업자에게 시정 기회를 주는 방안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특히 식약처 규제혁신 3.0의 핵심 과제로 선정된 표시, 광고 환경 개선을 위한 방안의 일종으로 행정처분 수위에 ‘시정명령’이 추가되는 것도 고려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유럽과 중국 규제 당국의 관리 방안의 경우 표시, 광고의 부적절한 표현이 소비자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문제가 있는 표현만 수정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ECCK 화장품위원회는 화장품법 제13조를 위반해 화장품을 표시, 광고한 경우 해당되는 표현만 삭제하도록 하고 동법 시행규칙 [별표 7] 행정처분의 기준에서 1차 위반 처분 기준에 ‘시정명령’을 추가해 줄 것을 건의했다.

 

 

한편, ECCK는 2023년 화장품 부문 건의사항 리뷰에서 건의했던 7개 이슈 중에서 ▲정부 미수용 4건(① 규정의 국제조화를 위한 기능성화장품 제도 재검토 ② 화장품 표시광고의 표현 범위 확대 ③ 화장품 사용상의 제한이 필요한 원료 기준의 오차 허용치 적용 ④ 수입화장품 해외제조소 사후관리 점검 기준 완화) ▲정부 부분 수용 1건(⑤ 소비자에게 수송하기 위한 1회용 포장의 포장공간비율 유예기간 추가) ▲정부 장기검토 2건(⑥ 화장품 제조사 자율표시제 도입 ⑦ 자원순환기본법에 따른 ‘유해성·순환이용성’ 평가 대상에서 재활용 포장재는 적용 제외) 등의 결과가 도출됐다고 밝혔다.

 



김대환 기자 kdh1909@cosi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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