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STICS (18)] 물류-교통 생활 밀접한 영역 경계 ‘점점 사라진다’

2022.12.09 13:02:26

국내 모빌리티, 상품 배달 활용 사례 자가용, 영업용 경계 ‘무의미’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이상근]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 물류는 우리 일상의 깊숙한 곳까지 영향일 주고 있다.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물류는 세상을 움직임이는 동력이 되고 있다. 최근 최첨단 기술이 물류 시스템을 혁신하고 있지만 물류이 영향력은 갈수록 더욱 커지고 있다. 한 평생 물류 밖에 해본 것이 없는 물류분야에만 한우물을 파고 있는 이상근 삼영물류 대표이사를 통해 물류의 세계를 심층적으로 이해한다. 이상근 대표는 현재 전문물류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전문분야는3PL은 ‘전기, 전자, 설치’, 'CVS’. ‘Food Service(Cold Chain)의 전문물류와 공동물류(플랫폼물류)는 ‘온라인커머스 풀필먼트’, ‘화장품’, ‘전기전자’의 전문물류 등이다. <편집자>

 

뉴노멀 시대에는 산업간의 벽은 급속히 무너지고 그 경계 또한 사라지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이 적극 접목되면서 인간세계와 현실세계 가상세계가 연결되고 인간과 인간이, 사물과 사물이, 인간과 사물이 서로 연결되고 융합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이들이 단순한 연결을 넘어 합체되고 융합되면 그 경계의 의미가 없어지고 벽은 허물어질 것이다.

 

이미 와 있고 앞으로 더 빠르게 다가올 뉴노멀 시대 에는 물류와 교통, 모빌리티와 관련한 이슈는 매우 광범위하고 파괴적인 것이 많다. 물류와 교통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영역 전반의 경계는 어디 분야보다 빨리 없어질 것이다.

 

# 물류(화물), 교통(여객)업종 급속한 모빌리티 경계 파괴

 

먼저 승용차와 화물차의 구분이 점점 희미해질 것이다. 산업물류와 B2B, B2R(Retailer)의 대량 거래에 수반된 물량 이동에는 대형화물차 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B2C, P2P(Peer to Peer) 거래의 비중이 높아 지는 뉴노멀 시대에는 소형화물차, 승용차, 오토바이, 자전거, 전동 킥보드, 배달로봇, 드론, PAV(Personal Air Vehicle), 자율주행차, 도보배달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은 온라인 상거래와 배달음식 수요를 급증시켜 택배와 직배, 빠른 배달을 크게 증가시켰 다. 이는 업무량의 폭증과 기사의 배달업무 시간 증가, 배달시간을 맞추기 위한 무리한 운행으로 택배기사의 과로사와 오토바이 사고사를 급증시키는 원인이 됐다.

 

앞으로도 배달 수요는 점점 증가할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제도권내의 영업용 화물차량을 이용한 택배와 회사소유의 화물차량을 이용한 직배는 한계 수준에 이르렀다. 따라서 제도권 밖의 새로운 라스트마일(Last mile)배송수단인 자가용화물차, 승용차, 승합 차, 오토바이, 자전거, 전동 퀵보드와 심지어 도보배달(Courier)까지 배송수단으로 편입될 것이다.

 

그림1 가속화되고 있는 모빌리티 경계의 파괴

 

 

둘째, 그간 철옹성의 장벽을 쌓고 있던 여객운송과 화물운송의 장벽은 허물어질 것이다. 물류산업인 화물운 송과 여객운송산업인 택시, 버스, 콜벤 오토바이 등 교통 업종에서 모빌리티 간의 경계가 파괴돼 택시와 승용 차는 화물을 운송하고 콜밴과 오토바이는 승객을 운송도 가능한 방향으로 모빌리티의 경계가 파괴될 것이다.

 

동남아 그랩(Grab)이 사람과 화물을 동시에 운송하고 일본의 택시회사와 버스회사에서 소화물을 운송하는 등 글로벌 경제에서는 이미 그 경계가 파괴되고 있다. ‘택시의 택배배달에 투입’은 2018년 10월말 일본 택배업체 사가와큐빙(佐川急便)이 교토 지역의 택시회사인 야마시로야사카교통(山城ヤサカ交通)과 제휴를 통해 택시를 이용한 택배사업을 도입으로 재현됐다.

 

택시 택배 서비스는 택시가 영업 마감 시간 이후 회차시에 배달할 물품을 인도받아 이튿날 승객이 탑승하지 않은 한산한 낮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물품을 배달하는 시스템이다. 택시라는 모빌리티를 여객 · 화물의 경계를 넘어 통합한 이 서비스는 만성적인 일손부족과 여객수요 급감으로 어려워진 일본운수업계에 돌파구를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 국내 모빌리티(Mobility), 상품 배달 활용 사례


1990년대 초반까지는 구정, 추석, 신정 등 명절 선물은 대부분 백화점의 직영 배달망을 통해서만 배달이 가능했다. 현재는 윤리경영 정착 등으로 명절 선물이 크게 줄었고 인터넷, 모바일, 홈쇼핑 등으로 선물 구매가 분산돼 집중도가 떨어졌지만 당시는 명절 특수기에 거의 대부분 선물배달이 백화점에 집중됐던 시절이었다.

 

백화점은 이기간의 매출이 일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었고 생활용품보다 고가의 선물세트가 주종이었으니 가장 중요한 대목이었다. 명절 백화점 배달전쟁은 명절 당일까지 한 달 정도 계속됐다. 평상시일 배달물량의 20배를 상회하는 물량이 집중되는 명절 선물 배송전쟁은 제조, 유통기업의 물류 수요 급증과 맞물려 가정배달 인프라 확보가 가장 큰 문제였다.

 

백화점과 물류회사는 턱없이 부족한 배달차량, 기사, 배송보조원의 확보와 물류센터의 시설과 장비 확충, 분류와 작업인력 확보 등 모든 면에서 힘에 버거운 전쟁이 었다. 배달전쟁은 가능한 모든 모빌리티를 확보하는 것에서 시작됐다.

 

그림2 모든 모빌리티를 배달에 활용했던 백화점의 사례

 

 

▲평상시 3배의 운임으로 개별용달차를 최대한 확보해야 했고 ▲자가용 화물차량의 확보 ▲개인택시 3부제의 휴무일인 개인택시 확보 ▲직원의 승용차를 통한 배달 ▲퀵서비스 제휴 ▲콜밴(Call Van)의 확보 ▲중형 화물차량을 2(3)인1조로 배송에 투입하는 등 가능한 모든 대책을 마련해 배달 전쟁을 치러냈다.

 

여객 운송 모빌리티인 고속버스, 시외버스, 철도, 항공 등이 상품 배달에 활용됐던 사례 역시 여럿 있다. 1980년대 후반에는 이미 주요도시의 ‘당일 배송서비스’가 있었다. 주요 도시간 당일배송 서비스를 가능케 한 운송인프라는 고속버스, 시외버스, 기차 등 여객수송 수단이었다.

 

특히 매일 30분에서 길게는 2시간 간격으로 하루 수십 회 운행하고 화물칸을 갖춘 버스는 지방간 긴급배송에는 무척이나 좋은 인프라였다. 사업 초기에는 개인이 터미널, 역에 직접 방문해 발송과 수령, 운송의 절차를 수행했지만 특송(택배)회사, 퀵서비스 회사는 이를 대행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사업화했다.

 

당시 4대 특송(택배)회사인 삼영특송, 한국특송, 제트라인, 동서배송은 모두 ‘전국 당일배송서비스’ 상품을 갖고 있었으며 초기 단계 직원들의 용돈벌이 수준이었던 고속버스 화물운송은 ‘제로데이택배’ 상품으로 버스회사가 수익사업으로 직접 사업화했다.

 

그림3 4차산업혁명과 코로나로 인한 모빌리티 경계의 파괴

 

 

또 전세버스를 통한 직접 운송서비스도 있었다. 1990년말까지는 지방 중소도시의 시장 상인들은 전세 버스로 상경해 동대문, 남대문, 평화시장 등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이를 전세버스에 직접 싣고 지방도시로 운송해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현재는 온라인이나앱 등을 통해 상품을 확인하고 매입(사입) 대행사(인)를 통해 상품을 픽업하고 전담 트럭을 이용해 운송된 상품을 지방에서 쉽게 받을 수 있는 대행업체 이용이 일반화되고 있다.

 

온보드 쿠리어(Onboard Courier Service)도 여객운송 모빌리티가 상품 배달에 활용된 사례이다. 국제간의 운송에서 가장 빠른 운송은 승객이 직접 상품을 휴대하고 통관하는 동반수화물 통관 방법이다. 이를 활용한 특송 화물 운송 방법이 온보드 쿠리어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특송업체가 직원들을 직접 투입하거나 짐이 거의 없는 손님을 모집해 긴급을 요하는 상업서류와 소화물을 목적지 공항까지 배달하는 시스템이다.

 

# 영업(사업)용, 자가용, 사라진 경계

 

현재 우리나라의 교통체계는 버스, 택시, 영업용 화물차 등 사업용(영업용)차량은 노랑색 번호판을 부착하고 운행하고 있다. 비사업용(자가용) 차량은 흰색(전 기차등 친환경차량은 하늘색) 번호판을 부착하고 운행한다. 하지만 퀵서비스 오토바이나, ‘직원의 승용차를 통한 배달’ ‘자가용 차량의 활용’ 등은 자가용 번호판을 달고 배달업무를 하고 있다.

 

‘직원의 승용차를 통한 배달’은 2017년 7월 월마트 온라인 주문 상품을 당일 오후 퇴근하는 직원이 직접 배송하는 서비스로 재현됐다. 월마트는 미국 전역에 47,0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며 100만 명이 넘는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미국 전체 인구의 90%가 월마트 매장에서 10마일(16㎞)내에 거주하고 있다. 이는 아마존에 맞서 월마트의 장점인 인력과 매장 인프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림4 백화점 직영 배달망을 통한 모빌리티 활용의 예시

 

 

‘자가용 차량의 활용’은 아마존의 일반인 배달서비스인 ‘아마존플랙스’를 비롯해 우리나라의 쿠팡 플랙스, 배민 커넥트, 쏘카 핸들러 등이 배달시장에 대거 들어오면서 가까운 미래엔 자가용과 영업용의 경계가 무의미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플렉스 등은 지원자(flexer)가 자신의 스케줄에 따라 원하는 날짜를 근무일로 선택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긱경제(Gig Economy)’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 자율주행차 시대 자가용, 영업용 경계 ‘무의미’

 

운송사업의 진입규제는 철폐되는 것이 세계적 추세이다. 그립이나 우버 등이 자가용으로 택시나 화물운송 영업을 대신하려는 시도는 우리나라를 제외하곤 글로벌 대세이다. 아마존은 플랙스를 통해 자가용 승용차로 화물운송을 이미 정착시켰고 쿠팡도 자가용 승용차를 통한 배송에 일반인을 끌어 들이고 있다.

 

그림5 영업용과 사업용 차량 사이 사라지는 경계

 

 

운전자가 필요없는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택시회사나 기사의 기득권 보호는 이슈가 되지 않는다. 공유경제의 기본원리인 유휴자산 활용측면에서 보면 모든 모빌리티는 사람과 화물이 운송이라는 경계가 가까운 미래에 붕괴될 것이다.

 

그림6 장차 모빌리티 경계를 붕괴시킬 자율 자동차

 

 

택시, 승용차, 지하철, 자전거, 오토바이, 버스, 선박, 항공기, 제트팩(Jet Pack) 등 여객수송용 모빌리티와 화물차, 화물열차, 콜벤, 드론 등 화물 수송용 모빌리티의 경계는 급속하게 무너지고 기능은 통합될 것으로 전망 된다. 또한 가까운 미래에 등장할 자율주행차는 화물차, 선박, 항공기내에서 맞춤형 생산을 가능하게 하면서 모빌리티가 생산, 유통, 물류의 통합 기능을 수행할 날도 멀지 않았다.

 

 

이상근 삼영물류 대표이사

 

물류학과가 없을 때, 유통산업을 전공해 석사를, 박사는 경영학과 산업공학을 공부했다. 산업포장, 대통령표창 등 정부 표창도 십여 개 받았다.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 후(Marquis Who’s Who)에도 등재됐다. 한국로지스틱스학회, 한국SCM학회 등 물류관련학회 6곳의 산업계 부회장을 맡고 있다. 국토부의 국가물류정책위원회 외 3개 위원회 위원과 산업부, 과기부 등의 물류 자문을 하고 있다. KBS 경제세미나, 대한상의, 한국무역협회, 국책연구기관, 최고경영자과정, 대학 특강 등 강연을 하고 있다. 아웃소싱타임스, 무역경제신문 등에는 정기 기고를, 전문지에는 수시 기고를 하고 있다. 책은 '뉴노멀 시대 물류기업은 사라질까', '한국택배 20년사'(공저) 등이 있다. e-mail : ceo@sylogis.co.kr

 



김민영 기자 min3949@cosi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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