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STICS (16)] ‘이동이 곧 운송’, 글로벌 물류 책임질 ‘긱 경제’

2022.10.11 16:18:37

공유경제 전환 따른 ‘긱 경제’ 보편화, 전기차, 무인드론 등 모빌리티부터 사람까지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이상근]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 물류는 우리 일상의 깊숙한 곳까지 영향일 주고 있다.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물류는 세상을 움직임이는 동력이 되고 있다. 최근 최첨단 기술이 물류 시스템을 혁신하고 있지만 물류이 영향력은 갈수록 더욱 커지고 있다. 한 평생 물류 밖에 해본 것이 없는 물류분야에만 한우물을 파고 있는 이상근 삼영물류 대표이사를 통해 물류의 세계를 심층적으로 이해한다. 이상근 대표는 현재 전문물류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전문분야는3PL은 ‘전기, 전자, 설치’, 'CVS’. ‘Food Service(Cold Chain)의 전문물류와 공동물류(플랫폼물류)는 ‘온라인커머스 풀필먼트’, ‘화장품’, ‘전기전자’의 전문물류 등이다. <편집자>

 

글로벌 경제가 소유경제에서 공유경제로 전환되면서 ‘긱(Gig)경제’가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공유경제(共有經濟 : sharing economy)는 유휴자산(제품, 서비스 등)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력소비를 기본으로 한경제 방식을 말한다. 공유경제가 확대되면 스마트폰, 웨어어블 디바이스, 일용 잡화, 속옷 등 극히 일부 상품만 소유하고 대부분 물품은 물론, 생산설비나 서비스는 개인이 소유할 필요없이 필요한 만큼 빌려 쓰고 자신이 필요 없는 경우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공유소비의 의미를 담고 있다.

 

긱 경제(Gig Economy)는 그때 그때 필요할 때마다 단기 계약직, 임시직, 프리랜서 등을 섭외해 일을 맡기는 경제형태로 긱 근로자(Gig Worker)는 불안한 고용과 수입에도 불구하고 회사나 고용주에 얽매이지 않고 독립적으로 일하면서 자유와 경제적 수입보장을 받는 다는 장점이 있다.

 

그림1 공유경제란

 

 

‘우버’ 기사나 ‘에어비앤비’에 숙소를 제공하는 사람 등 온디맨드 서비스에 참여하거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프리랜서와 1인 기업이 모두 긱 경제의 주체다. 재능이나 시간 등을 제공할 수 있는 사람과 이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연결돼 서로 재화, 용역, 대가를 주고받는 거래 방식이다.

 

이런 긱 경제 일자리는 기존의 일용직, 임시직과 파트타이머들이 제공하던 배달, 대리운전, 주차 대행, 쇼핑도우미, 청소, 세탁, 세차, 과외, 요리, 심부름 등의 업무에서 번역, 디자인, 컨설팅, 강사, 변호사, 변리사 등 전문직까지 일상의 모든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그림2 긱 이코노미(Gig Economy)란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11월 발간한 ‘2021년 플랫폼 종사자 규모와 근무실태’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의 8.5%(약 220만 명)가 플랫폼을 매개로 노무를 제공하는 플랫폼 종사자다. 전체 플랫폼 노동자 중 55.2%가 청년층이다. 긱 노동을 바탕으로 한 긱 이코노미의 성장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슈타티스타'는 긱경제 시장 규모가 2019년 약 284조 원에서 올해 398조 원까지 성장했으며 2023년에는 23% 더 성장해 52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 ‘우버러시’와 ‘아마존플랙스’로 대표되는 물류의 긱 이코노미(Gig Economy) 일자리 급증

 

2014년에 일반인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중국의 ‘윈냐 오(云鸟)’는 엄청난 속도로 발전해 2017년 기준으로 4만명의 기사를 보유하고 있다. 2015년에 중국 이커머스 징동(jd.com)은 ‘징동쭝빠오(京东众包)’를 출시했다. 만 18세 이상의 모든 중국인이 배송원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의 ‘만인배송(万人配送)’을 브랜드로 한 이 서비스는 등록과 교육을 이수하고 예치금을 예치하면 누구나 배송원이 될 수 있게 설계돼 있다. 해당 플랫폼은 발생하는 물동량을 많은 배송원을 모집해 배송하는 O2O 물류 서비 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아마존은 2016년 5월 ‘프라임 나우(Prime Now)’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고객들에게 빠른 배송 서비스 제공과 비용 절감을 위해 개인 차량을 소유한 일반인을 배송요원으로 활용하는 아마존플렉스(Amazon Flex) 서비스를 개시했다. 우버(Uber)도 우버이츠(Uber Eats)에 이어 우버러시(Uber Rush)라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Uber의 기사들이 배송업무를 수행하며 배송료는 우버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지역 상권의 모든 것을 배송해 주는 서비스로 기존의 기사 자원을 활용하기 때문에 확장성이 뛰어나다.

 

그림3 긱 이코노미의 일자리 급증 사례

 

 

# 우리나라 ‘퀵(Quick)서비스와 대리운전서비스가 물류와 운수부문 긱 이코노미의 원조

 

1980년대 후반부터 성행한 퀵(Quick)서비스와 대리운전서비스가 물류와 운수부문의 긱 이코노미 원조라할 수 있다. 개인 수요자가 플랫폼(퀵, 대리운전중계회 사)에 목적지를 알리면 흩어져 있는 라이더(Ryder)나 대리기사들이 고객이 있는 장소를 찾아가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이 서비스는 과거엔 전화를 매개로 했지만 현재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위치 정보를 제공하고 퀵 라이더나, 대리운전 기사 정보를 받는 긱 경제 형태를 완벽히 갖춰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배달인력의 구인난이 심각한 수준에 와있다. 기업에서는 부족한 배달인력과 배달차량을 긱노동자(Gig Worker)를 통해 보완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되면서 자영업자, 공연예술인, 시간제강사 등이 일자리를 잃거나 일감이 줄어 배달시장으로 들어 왔다. 이들은 자신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오토바이, 승용차, 킥보드, 자전거를 배달수단으로 이용하거나 ‘따릉이’, ‘씽씽’, ‘킥고잉’, ‘빔’, ‘스윙’ 등 공유 모빌리티를 이용해 긱 배달노동자로 진입했다.

 

로켓배송 물량증가와 배송인력의 부족으로 배송지연 사태를 겪은 쿠팡이 2018년에 도입한 ‘쿠팡플렉스’는 일반인이 승용차를 이용해 인근 물류센터에서 배달 상품을 수령, 적재 후 로켓배송 업무를 수행하는 시스템이다. 쿠팡플렉스는 지원자가 자신의 스케줄에 따라 원하는 날짜를 근무일로 선택해 배달 업무를 할 수 있는 전형적인 ‘긱’ 일자리다.

 

쿠팡은 2019년부터 식음료 배달서비스 ‘쿠팡이츠’에도 쿠팡플렉스를 활용하고 있다. 2018년 말부터는 유휴 영업용 화물트럭들까지 활용해 라스트마일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이는 시중의 유휴 영업용 화물트럭(개별, 용달)을 쿠팡플렉스와 같은 형태로 라스트마일 서비스에 활용하기 위한 시도이다.

 

현재 ‘쿠팡플렉스’외에도 배달의민족(배민커넥트), GS25(우딜 : 우리동네 딜리버리), CU, 파리바게트 등 도보배달원으로 학생부터 주부나 직장인까지 다양한 사람이 일하고 있다. 이들 중 가장 많은 직장인들은 자신의 월급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부족한 생활비를 보태기 위해 부업으로 일한다고 한다.

 

# 뉴노멀시대는 공유경제, 긱 경제가 보편화돼 배달과 보관시스템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첫째, 법적 규제로 영업용 화물차량만 배달하던 시대에서 일반인의 자가차량과 공유 모빌리티 등을 배달시장에서 활용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4차산업 기술로 무장한 공유경제, 긱 경제 하에서는 움직이는 모든 모빌리 티와 사람들이 배송수단으로 재탄생할 것이다.

 

배달 모빌리티의 범위는 화물차, 승용차, 택시, 오토바이, 전동 킥보드, 자전거, 도보 배달을 넘어 개인용비행체(PAV : Personal Air Vehicle), 드론 등 이동수단 모두가 대상이 될 것이다. 배달 참여자도 전업자 외에 일시적인 휴직, 휴업자 외에도 출퇴근과 출장 그리고 여행 등 모든 이동시 배달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 이동하는 모든 사람이 배송이라는 공유경제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그림4 뉴노멀시대 배달과 보관시스템 변화 예상도

 

 

둘째, AI로 무장한 자율주행차, 드론, 로봇 같은 무인 배송이 일반화될 시대가 눈앞에 와 있다. 아마존의 무인 배송은 로봇, 드론, 자율 주행 자동차가 주축이다. 배송로봇은 ‘아마존 스카웃(Amazon Scout)’, 드론은 ‘아마존 프라임 에어(Amazon Prime Air)’이다. 아마존은 자율주행기술 스타트업인 오로라(Aurora)에 5.3억 달러를 투자했고 전기차 스타트업인 리비안 오토모티브(Rybian Automotive)에 7억 달러를 투자했다. 해당 회사는 SUV나 트럭 등 대형 전기 자동차를 생산한다.

 

AI와 로봇이 대체할 인지노동의 대표적인 사례가 물류, 운수 일자리다. 무인 배송이 가능한 로봇, 드론, 자율 주행 자동차 기술의 발전은 운전과 관련된 일자리(우리나라 약 100만 개)는 위협을 받을 것이다. 그간 일자리를 감소 문제로 배달용 로봇, 드론, 자율 주행 자동차의 도입에 부정적이었던 여론도 코로나19를 계기로 긍정적으로 전환되고 있다.

 

그림5 AI와 드론 등 무인 배송의 일반화

 

 

셋째, 물류산업에서는 배달을 넘어 보관 등 물류전 영역으로 범위가 확대될 것이다. 이미 ‘스토어 X’, ‘Clutter’ 등 스타트업은 일반인의 유휴 보관 공간을 공유경제의 보관서비스에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의 ‘벤더 플렉스(Vendor Flex)’는 아마존 직원이 제조사 또는 유통사의 물류센터에서 포장과 배송을 완료하는 것으로 별도의 창고를 보유하지 않아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공유경제’, ‘긱 경제’ 하에서는 MZ세대는 굳이 직장에 소속돼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단기 일자리를 추구하는 플렉서 (Flexer)와 ‘N잡러’가 많아질 것이다. 일자리도 분해돼 조각난 긱 워크(Gig Work)의 연결로 바뀔 것이고 물류 서비스의 이용자와 제공자는 그 경계가 더욱 모호해 질것이다.

 

그림6 물류 산업 전영역에 확대되는 긱 경제

 

 

한편,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시행, ‘주52시간근로제’ 시행, ‘최저임금 인상’ 기조와 구인난과 더불어 택배 터미널과 물류센터의 위험한 노동 강도, 장시간 노동, 산재사고 등의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한 생력화, 자동화, 무인화 추세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이상근 삼영물류 대표이사

 

물류학과가 없을 때, 유통산업을 전공해 석사를, 박사는 경영학과 산업공학을 공부했다. 산업포장, 대통령표창 등 정부 표창도 십여 개 받았다.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 후(Marquis Who’s Who)에도 등재됐다. 한국로지스틱스학회, 한국SCM학회 등 물류관련학회 6곳의 산업계 부회장을 맡고 있다. 국토부의 국가물류정책위원회 외 3개 위원회 위원과 산업부, 과기부 등의 물류 자문을 하고 있다. KBS 경제세미나, 대한상의, 한국무역협회, 국책연구기관, 최고경영자과정, 대학 특강 등 강연을 하고 있다. 아웃소싱타임스, 무역경제신문 등에는 정기 기고를, 전문지에는 수시 기고를 하고 있다. 단행본 책으로 '뉴노멀 시대 물류기업은 사라질까', '한국택배 20년사'(공저) 등이 있다. e-mail : ceo@sylogis.co.kr

 



김민영 기자 min3949@cosi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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