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마케팅 전략 (17)] 4P Mix – 브랜드 플랫폼, ‘파워 브랜드’ 위한 발판

2022.10.11 15:49:57

기업가치 성장 위한 장기적 선택 ‘무형자산’

 

[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신윤창] 국내 LG전자와 피어리스, 애경산업, 필립스전자, LG생명과학, 세라젬H&B, 종근당건강 등에서 영업과 마케팅 분야를 두루 경험한 바탕으로 화장품 마케팅에 대한 기본적인 물음과 방향성을 찾아 나간다. 최근 화장품 시장은 코로나와 함께 국내외적인 많은 변화로 그 어느 때보다도 겪어 보지 못했던 경험을 하고 있다. 하루에도 어려운 결단을 몇번이고 내려야 하는 시점에서 필자가 현장에서 느낀 생생한 경험치가 화장품 마케팅 실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편집자>

 

1. 브랜드 가치(Value)

 

브랜드 가치를 단순적으로 보면 무슨 브랜드가 얼마나 된다는 등의 회계적인 자산가치를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필자가 지금 말하고자 하는 브랜드 가치는 기업이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통해 제공하는 가치적인 측면이다. 이런 브랜드 가치가 소비자들에게 긍정적 이미지로 쌓여야 회계적인 브랜드의 자산가치도 높게 형성될 것이다.

 

필자는 이미 브랜드 아이덴티티(Identity)와 브랜드 이미지(Image)를 통해 특정 브랜드만이 가지고 있는 자기다움을 이야기했다. 그것이 곧 브랜드의 핵심 가치(Core Value)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를 브랜드가 제공하는 편익(Benefit)과 구분해 가치(Value)란 개념에 대해 설명해보겠다. 먼저 지난 가격전략 파트(2022년 3월호)에서 제품의 가치에 대해서 아래와 같은 그림으로 설명했던 내용을 다시 한번 살펴보겠다.

 

그림1 소비자가 제품 구입 후 느끼는 가치산출 공식

 

 

즉, 소비자들이 돈을 지급하고 제품을 구입한다는 것은 그 비용에 대해 기대되는 편익(Benefit)을 구입하는 것이므로 만약 소비자가 지불한 비용보다 기대했던 편익이 나쁘다면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Value)는 떨어지고 반대로 가격 대비 혜택이 좋다면 이른바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써 가치는 상승할 것이다.

 

이처럼 브랜드 가치는 소비자가 구입한 제품의 속성을 통해 나타나는 편익에 의해 좌우되지만 기업이 표방 하고자 하는 브랜드 가치는 편익보다 상위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제품의 속성(Attribute)이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기능과 효능 또는 프로세스이고 이를 통해 소비자는 기능적, 정서적 또는 자기 표현적 편익(혜택)을 느끼게 돼 궁극적으로는 정서적, 정신적, 문화적 가치로서 브랜드와 교감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림2 기업이 표방하고자 하는 브랜드 가치

 

 

그런 측면에서 브랜드 전략은 다른 경쟁자들이 모방하기 쉬운 제품의 속성을 뛰어넘어 아무나 따라하기 어려운 브랜드 가치라는 영혼을 보유하는 매우 의미 있는 존재로 탈바꿈하게 하는 일이 될 것이다.

 

2. 브랜드 플랫폼(Brand Platform)

 

기차를 타고 어떤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우리는 기차역에 가는데 그때 흔히들 플랫폼(Platform)이란 말을 많이 사용한다. 여기서 플랫폼이란 말 그대로 평평하게 구획된(Plat) 형체(Form)를 의미하는 것으로써 어떤 것의 시작점이 된다는 측면에서 기반이라는 뜻으로 여러 분야에서 많이 쓰인다.

 

브랜드 플랫폼(Brand Platform)이란 기업이 브랜드의 핵심대상인 고객, 소비자, 내부 종사자, 투자자 등 현재와 미래의 이해관계자들과 장기적으로 공유해야 하는 브랜드의 존재 가치로서 브랜드에 대해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제공하겠다는 고객에 대한 약속이고 의무이며 또한 선언을 뜻한다. 따라서 브랜드 플랫폼은 아래와 같은 브랜드의 비젼(Vision), 미션(Mission), 개성(Personality), 그리고 포지셔닝(Positioning)을 함께 담고 있어야 한다.

 

그림2-1 기업이 표방하고자 하는 브랜드 가치

 

 

(1) 브랜드 비젼(Brand Vision) : 기업이 현재와 미래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장기적으로 제공하려는 브랜드의 미래 핵심 가치 체계를 말한다. 즉, 브랜드 비젼은 현재와 미래의 환경에 대한 브랜드의 가치(Value)와 목적(Purpose)을 내포하고 앞으로 만들어 갈 미래의 꿈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마치 개인의 ‘삶의 목적’이 행복인 것처럼 화장품 브랜드라면 전 세계인들을 아름답게 해주겠다는 기업의 꿈과 다름이 없다. 따라서 브랜드 비젼은 다분히 넓고 추상적인 선언이다.

 

(2) 브랜드 미션(Brand Mission) : 브랜드 비젼을 달성하기 위한 기업의 실천의지라고 할 수 있다. 브랜드 비젼이 정신적 가치라면 브랜드 미션은 행동적 가치로서 브랜드 비젼이라는 꿈을 달성하기 위한 장기적 목표라고 할 수 있겠다. 따라서 미션은 반드시 비젼과 함께 뒤따라와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양자는 서로 분리될 수 없는 관계이다. 또한 브랜드 미션은 브랜드 철학 (Brand Philosophy)과도 상통된다. 브랜드 철학이란 결국 브랜드가 추구하고자 하는 고객의 문제, 사회적 문제, 인간의 문제를 정의하고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지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3) 브랜드 개성(Brand Personality) : 브랜드만이 갖고 있는 고유한 특성이나 품격 등 개성을 핵심고객으로 의인화해서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브랜드 페르소나(Persona)라고 칭하며 friendly, lovely, innovative, trustworthy, modern 등 형용사로 표현하면서 브랜드 핵심 타깃의 성향을 정의함으로서 차별화된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로 고객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가 있다. 이에 대해선 뒤에 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4) 브랜드 포지셔닝(Brand Positioning) : 이미 오랜 시간동안 브랜드 포지셔닝에 대해 이야기를 해왔던 것처럼 소비자의 마음속에 심어주고자 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즉 소비자 관점에서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Brand Image)를 마인드 속에 자리잡게 하는 행동이다.

 

그림3 브랜드 플랫폼의 포지셔닝

 

 

세계적인 식품 브랜드인 네슬레(Nestle)의 브랜드 플랫폼 사례를 보면 다음과 같다.

 

- Vision : 인류에게 건강과 행복을 제공하는 세계 초일류 식문화 생활 서비스 창조기업

- Mission : 식품과 서비스를 최고 품질로 제공함으 로써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킨다.
- Personality : Consistent, Credible, Global, Heritage, Familiar, Responsible

 

그림4 네슬레의 브랜드 플랫폼 사례

 

 

이처럼 브랜드 플랫폼이 설정돼 있다면 이를 근간으로 브랜드에 대한 다양한 전략을 파생적으로 수립하고 마케팅 활동을 수행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브랜드 플랫폼은 다음과 같은 효과를 가져다 준다.

 

(1) 고객에 대한 가치를 추구하는 경영 분위기로 바뀐다.
(2) 최고 경영자의 경영목표가 바뀐다. 비교적 단기적 목표에서 브랜드의 가치 추구, 기업의 미래가치 창출 등, 장기적 비전 달성 목표로 변한다.
(3) 브랜드 매니저 시스템으로 경영조직이 바뀐다. 사업 부서 단위의 분권화와 제품 위주의 PM 제도에서 기업의 핵심역량을 집중개발하기 위한 통합적 조직체제와 전폭적인 권한 이양의 형태의 BM 제도로 변화된다.
(4) 브랜드를 통해 조직 구성원의 결속을 강화시킨다. 조직 구성원들이 브랜드 플랫폼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그내용을 공유함으로써 공감대를 형성하며 구성원들이 브랜드가 추구하려는 가치가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이해함 으로써 조직 소속감이 높아지고 결속력도 강화된다.

(5) 기업 이미지가 달라진다. 브랜드의 가치, 브랜드의 약속, 브랜드의 책임에 따라 기업의 이미지가 생산자나 판매자 이미지에서 브랜드 이미지로 바뀌게 된다.
(6) 브랜드 자산(Brand Equity)과 가치가 창출된다. 브랜드 이미지가 좋아지면 브랜드 로열티가 형성되고 궁극적으로는 브랜드 자산 가치가 높아진다.

 

또 브랜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면 체계적인 브랜드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는데 데이비드 아커는 그의 저서 ‘브랜드 경영(Building Strong Brands)’에서 브랜드 시스템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 간의 역할과 위상을 효과적으로 구성해 브랜드의 레버리지를 창출할 수있는 체계를 구축하게 한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1.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브랜드 간의 공통점을 활용한다. 브랜드 플랫폼을 통해 각각의 브랜드들이 보유하고 있는 아이덴티티 중에서 공유할 수 있는 요소들을 찾아내고 이를 적극 활용해 브랜드 간의 시너지 효과를 증대시킨다.

2.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위험요소를 감소시킨다. 브랜드 간의 관련성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각 브랜드들이 보유하고 있는 이미지가 다른 브랜드의 이미지를 손상시 키지 않도록 사전에 조율하고 관리하도록 한다.

3. 신제품 출시의 명확성을 확립한다.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신제품을 개발하고 그에 따라 기존 브랜 드를 확장할 것인지 아니면 신규 브랜드를 적용할 것인 가에 대한 고민에 부딪치게 된다. 브랜드 시스템을 통해 체계적인 브랜드 관리가 효과적으로 이뤄진다.
4. 자원을 효과적으로 분배한다. 브랜드 시스템은 브랜드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브랜드가 보유하고 있는 역할과 위상에 적합한 자원을 효과적으로 투입하고 적용하 도록 도와준다.

 

브랜드 플랫폼의 기틀 위에 기업은 소비자에게 인식된 독특한 브랜드 이미지로 보다 용이하게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품질과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제공한다. 결국 오늘날 기업에서 강력한 파워 브랜드를 형성하기 위한 제반 활동이 바로 브랜드 플랫폼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브랜드 플랫폼을 바탕으로 형성된 강력한 브랜드 파워는 해당 브랜드가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가를 결정 짓고 궁극적으로는 브랜드 자산을 형성하기 때문에 기업은 브랜드를 단순히 제품을 많이 팔기 위한 마케팅 수단이 아닌 수익창출을 보장하는 전사적 무형자산으로 인식하고 장기적으로 구축하게 된다. 즉, 상품명과 심벌 수준을 넘어선 전사 전략으로 브랜드를 관리해 브랜드 자산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길이다.

 

그렇다면 무형자산으로서의 브랜드 가치에 대해 잠시 알아보겠다. 지난 2월 4일 글로벌 브랜드 가치평가와 전략 컨설팅 기관 브랜드 파이낸스(Brand Finance) 는 2022년 글로벌 500대 브랜드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림5 브랜드의 재무적 가치와 브랜드 공헌도를 평가한 결과

 

 

1위는 애플(3551억 달러), 2위는 아마존(3503억 달러), 3위는 구글(2634억 달러), 4위는 마이크로소프트(1842억 달러), 5위는 월마트(1119억 달러)였고 우리나라의 삼성그룹은 브랜드 가치 1073억 달러(약 129조 원)를 인정 받아 6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그 뒤의 7위는 페이스북(메타 1012억 달러)이 차지했으며 8위는 ICBC(751억 달러), 9위는 화웨이(712억 달러), 10위는 버라이즌(696억 달러)이었다. 참고로 한국 기업 중에는 현대차그룹이 72위, SK그룹이 73위, LG그룹이 91위로 100위 안에 들었다.

 

이를 통해 과거 20여년전 1위를 차지했던 코카콜라 처럼 생산과 판매를 했던 전통적인 기업들이 Top 10 순위에 빠지고 새로운 디지털, ICT 혁신기업들의 브랜드가 높은 가치를 평가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브랜드 자산은 측정하는 기관의 조사척도와 방법에 따라 상이한 결과를 나타내므로 이 하나만 보고 브랜드 가치를 평가할 수는 없다.

 

다만, 우리나라의 대기업 그룹보다 적은 규모의 매출실적인 애플의 브랜드 가치가 3,551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숫자를 기록한 것을 통해 브랜드 자산의 중요성을 강조해 보며 다음엔 브랜드 자산, 즉브랜드 에쿼티(Brand Equity)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다.

 

 

신윤창 AMH&B 전무

 

LG전자, 피어리스화장품, 애경산업, 필립스전자, LG생명과학에서 영업과 마케팅 업무를 했다. 이후 세라젬H&B와 종근당건강의 중국법인장과 화장품사업본부장을 지냈다. 특히 세라젬H&B에서는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마케팅 박사학위를 수료한 후 현재 대전대학교 대학원 뷰티건강관리학과 마케팅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신규 화장품회사 AM H&B에서 전무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챌린지로 변화하라', '우당탕탕 중국 이야기', '인식의 싸움', '지금 중요한 것은 마케팅이다'가 있다.

 



김민영 기자 min3949@cosi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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