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가발, 저가출혈 경쟁서 탈피해야

2012.07.18 02:24:00

품질 저하, 부실 A/S 등 해결해야 안정 성장

여성 탈모인구 증가와 소비자의 인식변화로 국내 여성가발 시장은 현재 4,000억 원대(업계 추산)로 추정되며 향후 시장 규모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온라인 업체 간 저가 경쟁에 따른 품질 저하, 온라인 판매에 따른 부실 A/S 문제 등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한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공식적 통계는 아직 없지만, 대략 업계에서 추산하는 국내 가발 시장의 규모는 6,000억 원 정도다. 이 가운데 남성가발 시장이 약 1/3인 2,000억 원을, 나머지 4,000억 원 시장이 여성가발(맞춤가발, 붙임머리, 패션가발 등 모두 포함) 시장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남성 탈모인의 전유물이었던 가발시장의 주도권이 이미 여성에게로 넘어간 셈이다. 

2000년대 말부터 여성가발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진 배경은 20~30대 여성 탈모인구의 급증과 가발을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 활용하는 트렌드가 맞물린 결과다. 현재 여성가발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온라인을 통해 젊은 여성층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이른바  ‘패션가발’이다. 

온라인 1위 업체로 평가받는 핑크에이지는 창립 8년 만에 연매출 10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가발 1위 업체인 ‘하이모’에서 내놓은 여성가발 브랜드 ‘하이모레이디’의 지난해 매출이 87억 원(총매출 580억 원, 매출비중 15%) 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 시장의 대세가 온라인인 것은 분명하다.


▲ 하이모레이디 압구정지점

이처럼 시장을 온라인업체가 선점하게 된 가장 주된 요인은 가격 경쟁력이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다양성을 내세워 고객을 유인한다. 이들 업체의 패션가발 가격은 대개 10만원 안쪽이며 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는 제품도 꽤 있다. 

하이모레이디의 부분가발이 8~10만 원, 통머리가발이 60~80만 원인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껌값’에 불과하다. 품질을 논하기 전에 이미 가격경쟁 자체가 되지 않는다.

핑크에이지 관계자는 “주요 타겟층을 10~30대 초반 여성으로 잡고 부담 없이 재구매할 수 있도록 가격 경쟁력에 마케팅 전략을 치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이 패션가발 시장의 규모는 상당 기간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그러나 보다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넘어야 할 산도 없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품질 저하 부분이다. 시장이 커지면서 온라인 업체가 난립, 저가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출혈경쟁이 없을 수 없고, 이는 곧바로 수익저하로 연결되고 경영난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피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뒤따를 제품의 질적 저하는 시간이 흐를수록 차곡차곡 쌓여 업계 전체를 위협하는 악영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지금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온라인에서 산 제품은 ‘한두 번 쓰고 버리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늘고 있다. 

젊은이들의 메카인 홍대 입구에서 만난 20대 초반의 직장인 K씨는 “싼 맛에 유명 온라인숍에서 가발을 구입했는데, 촉감이나 질감이 너무 떨어져 한 번 쓰고 버렸다”며 “다음엔 비싸더라도 온라인 보다 대형업체 제품을 사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판매를 위주로 하다 보니 A/S가 부실해지는 것도 해결해야할 과제다. 더불어 가발은 일종의 패션 소품으로 스타일이 중요한데 이 부분에서도 온라인 시장 주도는 문제가 된다. 전문가들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온·오프라인을 병행할 수 있는 유통체제를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대한가발협회 이현준 이사장은 “가발이 헤어 엑서서리로 인식되고, 수요층도 주부 학생까지 확대되는 등 앞으로 이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면서도 “온라인 업체의 저가 경쟁으로 인한 품질 저하, 온라인 판매방식에 따른 A/S 부재, 출혈경쟁에 따른 경영난 등이 향후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 이사장은 또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온라인숍들이 서둘러 오프라인 유통망을 구축하고, 업계에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신제품 출시 등으로 시장을 견인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일우 기자 free@cosi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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