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인코리아닷컴 전문위원 신윤창] 국내 LG전자와 피어리스, 애경산업, 필립스전자, LG생명과학, 세라젬H&B, 종근당건강 등에서 영업과 마케팅 분야를 두루 경험한 바탕으로 화장품 마케팅에 대한 기본적인 물음과 방향성을 찾아 나간다. 최근 화장품 시장은 코로나와 함께 국내외적인 많은 변화로 그 어느 때보다도 겪어 보지 못했던 경험을 하고 있다. 하루에도 어려운 결단을 몇번이고 내려야 하는 시점에서 필자가 현장에서 느낀 생생한 경험치가 화장품 마케팅 실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편집자>
아무리 질 좋은 상품이 많이 생산된다 하더라도 소비 자들에게 전달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유통은 우리 몸의 혈류와 같아서 생산과 소비를 원활하게 연결해 주는 가교의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서 생산은 유통을 통해서 부가가치를 더욱 창출할 수 있고 소비도 유통을 통해 폭넓은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면서 소비자들에게 더욱 큰 만족감을 제공한다. 따라서 유통이란 생산과 소비의 결합을 매개로 하는 일련의 비즈니스 과정으로서 제품을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게 이전하는 현상 또는 이전시키기 위한 제반 활동으로 정의될 수 있다.
마케팅 4P라는 말이 처음 나왔을 때에는 인터넷이나 홈쇼핑 같은 가상의 공간이 없었고 알기 쉽게 P로 시작 하기 위해서 공간적 의미의 장소라는 ‘Place’를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엄격히 말하면 유통은 Distribution Channel이 맞는 말이다.
즉, 유통은 소비자가 제품과 서비스를 구입하기 위해 방문하는 다양한 모든 경로(Channel)이기 때문에 생산자는 이곳에 제품과 서비스를 배급(Distribution)해 소비자들이 쉽고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유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소비자들이 쉽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편의성(Convenience)을 제공하는 것인데 이를 다음과 같은 고객을 위한 효용성으로 구체화할 수 있다.
① 장소의 효용성
② 시간의 효용성
③ 형태의 효용성 : 적합한 상태로 준비된 제품의 사용 가능성
④ 정보의 효용성 : 제품의 특징과 효용에 대한 일반 적인 안내와 고객의 질문에 대한 답변 가능성
이런 효용성 측면에서 유통은 소비자에게 더욱 손쉽게 가까이 다가가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기 때문에 지금은 모바일 커머스에서 O2O(On-line To Off-line)로 계속 진화하고 있다.
1. 유통 간의 갈등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로드숍, 재래시장, 인터넷, TV홈쇼핑, 모바일 커머스, 방문판매 등 이 시대는 수많은 유통채널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리고 각 채널 간에도 같은 제품을 놓고 엄청난 경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한 기업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프로모션이나 가격이 각기 다른 유통에서 다르게 행해져 생기는 유통 간의 갈등도 더욱 심화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여러 채널에 제품이 많이 유통되면 될수록 매출과 이익이 증대되어 좋을 수도 있겠지만 자칫 유통 간 가격갈등이 심화되면 브랜드의 생명을 단축시킬 수도 있어 장기적으로는 더 큰 손실을 초래할 수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필자가 애경산업에서 마리끌레르 화장품을 기획했을 때의 일이다. 당시 애경산업은 성공적인 클렌징 화장품 브랜드 ‘포인트’로 유니레버와 결별 후 어려웠던 클렌징 시장을 다시 석권했지만 종합화장품 회사로 발돋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실패 요인은 소비자가 인식하고 있는 애경산업의 강한 생활용품 이미지 때문이기도 했지만 대부분 생활용품과 클렌징 제품만 영업했던 영업부와 대리점들의 한계도 있었다.
그래서 필자는 새로운 영업부를 별도로 신설하고 대리점도 별도로 새로 모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새로운 대리점 유통을 구축한다는 것은 많은 비용이 드는 쉽지 않은 일로 회사는 처음에 받아들이질 않았다.
그래서 나는 기존 대리점 유통과 신규 대리점 유통으로 할 경우에 따라 각각 다른 마케팅 계획을 수립해 보고했다. 만약 기존 대리점으로 갈 경우는 품목도 단순화 하고 가격도 낮추고 브랜드보다는 제품 중심의 구색 제품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였다. 결론적으로 애경은 새로운 유통조직을 구축하는 것을 선택했고 마리 끌레르 화장품은 대성공을 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무리 우수한 제품이 출시됐다 하더라도 마리끌레르가 수백억 원대의 브랜드로 성공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과거 이야기를 말한 이유는 대부분의 기업이 항상 유통보다 먼저 제품개발을 우선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개발했다고 해도 기업의 상황에 맞는 유통에 진입하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가 그렇다. 막강한 자본과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은 어느 유통이라도 그들이 원하는 곳에 쉽게 진입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하다.
만약 여건이 온라인 유통뿐이라면 온라인에 최적화된 제품과 가격으로 출시해야 한다. 특히 홈쇼핑의 경우는 방송의 특성상 표현하지 못하는 제약요건들이 많으며 효능효과를 보여주기 위한 과학적 검증도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여건이 되지 못한다면 진입할 수가 없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은 당연히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 전에 어디서, 어떻게 팔 수 있는가를 고려 해야 한다. 유통이 달라지면 마땅히 신제품 개발도 달라져야 한다.
2. 유통의 변화
유통채널은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으나 그기능에 있어서는 기본적으로 원부자재 공급업, 제조업, 도매업, 소매업, 물류업체들로 구성되어 있다. 과거에는 제조기업의 영향력이 강했다면 90년대 이후 국내 유통시장의 완전 개방으로 유통이 빠르게 재편되면서 지금은 유통회사들이 칼자루를 쥐고 있는 상황으로 전환됐다. 즉, 유통 단계가 단축되고 힘의 이동이 제조업체에서 유통업체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로 이전되면서 유통시장은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끊임없는 변환기를 걷고 있는 중이다.
이는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의 발전으로 촉발된 스마트 혁명에 의해 과거와 달리 소비자들이 많은 정보를 갖고 직접 제품개발과 유통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의 변화는 더욱 빠르다. 과거 온라인 시장의 성장 요인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둘러본 뒤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쇼루밍(Show Rooming)’이 주요 원인이었다.
그러나 2014년 IBM이 전 세계 3만여 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구매 행태를 분석한 보고서(Greater Expectation)에 따르면 온라인 구매의 70%가 웹사이트를 직접 방문한 쇼핑객에게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으로써 지금은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상품을 직접 보고 확인하지 않고도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행태가 증가했음이 밝혀졌다.
1) 솔로모(SoLoMo)
모바일 스마트폰을 통한 ICT의 발전으로 소비자들은 이제 직접 오프라인 상점에 가지 않고도 손쉽게 쇼핑을 하는 새로운 소비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의 휴대성과 이동성에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를 통한 위치기반 기술과 서비스가 더해지면서 사람들은 이제 애플리케이션으로 친구를 만나고 맛집 등 주변 정보를 검색해서 소비를 하는 솔로모(SoLoMo) 현상은 일반화됐다. 솔로모란 소셜(Social), 로컬(Local), 모바일(Mobile)의 줄임말로 2010년 미국의 유명한 벤처투 자자인 존 도어가 새로운 기술혁신을 주도하는 트렌드를 이 세 가지로 지목하면서 솔로모라 칭했다.
소셜(Social)은 많은 사람들이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기반으로 개인의 생각과 감정, 정보를 서로 공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에게 일방향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었다면 이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로 이루어진 SNS에서 스스로 정보를 창출하고, 참여하고, 공유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소비자들은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의 가상의 공간에서 스스로 콘텐츠를 창출하고 참여하는 정보의 생산자 겸 소비자가 되어 마케팅은 제품의 기능보다 인간의 감성에 중심을 두며 스토리텔링과 참여와 공감을 이끌어내게 됐다.
로컬(Local)은 지역별 고유 비즈니스 또는 시장을 뜻하고 모바일(Mobile)은 끊임없이 이동하면서 24시간 연결 가능한 정보 접근을 통해 소비에 있어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사라진 것을 말한다. 이는 모두 위치기반 서비스(Location Based Service, LBS)의 발달 덕분이다. 즉, 모바일 기기에 내장된 GPS 시스템이 사용자의 현위치를 중심으로 각종 서비스나 기능을 제공하게 된 것이다.
오픈마켓 ‘11번가’를 보유한 SK플래닛은 소비자에게 맞춤형 쇼핑 정보와 쿠폰 등을 제공해 온 · 오프라인 상거래를 활성화시키는 한편, 소비자는 쇼핑가를 지날 때 자동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인근 상점의 할인 쿠폰과 쇼핑 안내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국내 포털 업체들도 지도 서비스를 강화해 오프라인 상점과 연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하여 모바일 커머스, 온오프라인 유통이 융합된 옴니채널(Omni Channel), O2O, 그리고 유통을 배제하고 제조사가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를 하는 D2C(Direct To Consumer) 등 새롭고 혁신적인 유통이 등장하면서 전통적인 유통 시스템은 점점 와해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사람들 간의 이동과 접근제한으로 인해 오프라인 유통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면서 비대면(Untact) 유통으로의 전환이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2) 옴니채널(Omni Channel)
온라인 쇼핑몰의 급부상으로 오프라인 상점은 사라지고 모두 온라인으로 대체될 것처럼 보였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인터넷이 보급된 지 이미 수십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오프라인에서 많은 돈을 쓰고 있다. 사람이 오프라인 세상에 존재하는 이상 온라인이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귀로 듣고, 옷을 입고,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일은 모두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종업원과 만나 인간적으로 교류하는 일 역시 온라인으로는 불가능하다. 챗봇 (Chatbot) 같은 무감성적인 온라인으로 대신할 수 없는 경험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고 전통적인 오프라인 방식으론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 됐다. 미국의 콜스 백화점은 2017년 9월부터 매장에서 아마존 고객의 반품을 받아 아마존 반품센터로 전달하는 서비스를 운영해 왔다. 반품 사유나 비용도 받지 않고 소비자 대신 포장한 뒤 자체 물류센터를 이용해 아마존에 전달한다. 게다가 반품 소비자를 위한 전용 주차공간 마련은 물론 콜스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25% 할인쿠폰까지 발급했다.
콜스는 아마존과의 협업을 통해 고객 유입 효과를 체험했다. 반품을 위해 콜스 매장을 찾은 이들은 백화점 에서도 지갑을 열어서 아마존 반품을 받은 시카고 지역 매장의 매출 상승률은 10%에 달했다. 그러자 콜스는더 나아가 2019년 3월부터 200개 이상의 매장에서 아마존 전용 코너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아마존의 에코 스피커와 파이어 TV를 판매하는 ‘Shop in Shop’ 개념의 매장엔 밀레니얼 세대가 몰리기도 하며 좋은 성과를 거뒀다.
온라인도 홀로서기가 어렵긴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대표적인 온라인 회사인 아마존과 알리바바도 계속해서 오프라인 매장을 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온-오프라인 두 가지의 단점이 보완되고 장점이 강화되는 방식으로 나타난 것이 옴니채널과 O2O이다.
옴니채널은 온-오프라인의 모든 쇼핑채널을 유기 적으로 결합해 소비자가 어떤 채널을 이용하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쇼핑을 누릴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하나의 대형회사가 여러 개의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형식의 멀티채널 (Multi-Channel)의 비효율성을 보완해 각각의 멀티채널을 유기적으로 통합해서 상호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즉, 동일한 제품을 온오프라인에 상관없이 동일한 가격에 동일한 프로모션으로 판매하며 재고관리 시스템도 일원화해 한 채널에서 재고가 부족하면 판매를 하지 못했던 문제도 해결됐다. 또 온-오프라인의 판매실적을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채널 간의 불필요한 경쟁도 사라졌다.
국내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화장품 H&B 유통시장 1위인 올리브영이다. 제조기업은 올리브영 MD 한사람과 영업을 하고 제품도 올리브영 창고 한 곳에 입고시키면 된다. 그러면 전국 1,200여 개의 올리브영 매장과 온라인 매장에 제품이 배분되어 동일한 정책으로 소비자들을 만나게 된다.
옴니채널의 탄생은 소비자의 구매행태가 변화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시대에는 AIDMA, ‘Attention(인 지) → Interest(흥미) → Desire(욕구) → Memory(기 억) → Action(구매)’의 단계로 구매가 이루어졌다. 한편, 일본 광고회사 덴츠의 발표에 의하면 온라인에서는 AISAS, ‘Attention(인지) → Interest(흥미) → Search(검색) → Action(구매) → Share(공유)’의 단계를 통해 소비자의 구매 활동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지금의 고객들은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어떤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일단 인터넷으로 검색(Search)을 한 후 제품의 정보와 구매평들을 습득하고 확신이서면 비로소 구매를 하며 거기서 멈추지 않고 스스로도 제품을 공유해 다른 이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도 하는 것이다.
옴니채널이 늘어나는 것은 소비자와 제조사, 유통사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좀더 저렴하고 편리한 쇼핑을, 제조사에겐 많은 유통을 통하지 않아도 소비자와 직접적인 접점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유통사에겐 정체된 유통패턴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한다. 이런 점에서 기업의 마케팅 전략은 변화된 유통에 맞게 분명 과거와 달라져야 할 것이다.
3) O2O(On-line To Off-line)
아마 지구상에서 가장 O2O가 잘 발달된 곳은 중국일 것이다. 거대한 영토를 가진 중국이지만 필자가 중국에 있을 때 온라인 샤오미요핀(小米有品) 매장에서 샤오미 제품을 오전에 주문했더니 바로 오후에 받을수 있었다. 또 하루는 급체를 해서 알리바바의 온라인 의약품 채널인 ‘알리건강’에서 소화제를 주문했더니 단 2시간 만에 의약품이 배송됐다.
이러한 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O2O 때문이다. 온라인 매장과 오프라인 매장이 서로 연계되어 있어서 온라인에서 주문을 하면 가까운 오프라인 매장에 있는 재고를 바로 배달해 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O2O는 정보를 제공하기 쉬운 온라인과 소비자가 실제로 경험하고 소비를 일으키는 오프라인의 장점이 접목되어 탄생됐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O2O가 가장 활발한 곳은 배달업이다. 만약 가족이 외식을 한다고 하면 무엇을 먹을지 정하고 맛집을 찾고 가격을 비교하고 매장에서 주문과 결제까지 이르는 여러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던 것을 이제는 스마트폰 앱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될 수있다.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이 ‘요기요’나 ‘배달의 민족’ 등 지역을 기반으로 앱을 통해 음식을 배달하는 대표적인 O2O 서비스 기업이다.
또 부동산이 연계된 ‘직방’이나 ‘다방’도 마찬가지 이다. 과거에는 집을 구하기 위해서 부동산중개소를 다니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해서 다리품을 팔아야 했지만 이젠 모바일 앱을 통해 손가락품을 팔면 된다. 그리고 나서 나중에 찍어둔 곳만 직접 찾아가서 실물을 본후 계약하면 끝이다.
더욱이 이미 ICT와 AI가 결합된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음성쇼핑, 안면인식, 지문결제, 가상VR 쇼핑몰, 자동 상품추천 서비스 등 ‘리테일 테크’가 구현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유통전략은 무엇보다 먼저 모바일 스마트폰을 생각해야 한다. 소셜이 모바일의 출현으로 폭발적으로 확장됐고 모바일에 위치기반 서비스가 장착되면서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새로운 온오프라인 통합 유통체제를 만들었다. 여기에 고속통신망의 발전과 AI의 접목은 모바일을 지능화해 지구촌 구석구석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손바닥 안의 세상으로 바꿨다. 그래서 이제 유통의 화두는 인터넷, 온라인이 아니라 그냥 모바일이 첫번째인 시대이다.
3. 유통경로의 설계
유통경로는 단순히 제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이 아니라 유통경로 구성원들이 새로운 소비가치를 창출하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유통관리의 성공 여부는 상품이 생산자 혹은 공급자로부터 최종 소비자에게로 원활히 흐르도록 하는 경로 구성원들 즉 제조, 도매, 소매, 물류와 관련 기관들이 유통기능을 어떻게 효과적이며 효율적으로 수행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나 어느 한 구성원이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면 전체 유통시스템의 경쟁력을 저해하기 때문에 유통관리의 핵심은 최종 소비자에게 서비스 가치를 극대화하는 유통경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나아가 경로 내 다양한 구성원들의 동참과 협력 또는 통제를 통해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유통경로의 결정을 위해선 먼저 소비자에게 직접 유통을 할 것인지, 유통사를 통해 간접 유통을 할 것인지 결정을 해야 한다. 직접유통은 제품 특성상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정확히 제공해야 할 때 시장개척을 위해 판매활동을 직접 관리해야 할 경우 직접 유통을 해도 좋을 만큼 매출이 충분할 때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간접유통을 할 경우는 단일 유통경로로 할 것인지, 복수 유통경로로 할 것이지, 그리고 유통경로의 길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의사결정 해야 한다. 즉, 생산자 로부터 최종 소비자로 이어지는 유통경로에 있는 중간상을 몇 단계로 거쳐야 되는가에 따라 유통경로의 길이가 결정된다. 기업의 상황, 시장여건, 제품의 특징, 경로 구성원의 요인 등에 따라 유통경로의 길이는 달라질 수있으므로 기업은 상황에 맞게 유통경로의 길이를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① 기업요인 : 기업의 규모와 자금력이 크고, 경영전 문성이 높을수록 유통경로를 직접 통제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경로의 길이는 짧아진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직접 유통사를 만들거나 유통 대리점을 운영하는 반면, 중소기업들이 그러지 못하는 이유이다.
② 시장요인 : 거래규모가 클수록, 지리적 집중도가 높을수록, 구매빈도가 높을수록 중간상이 개입하지 않아도 되므로 유통경로의 길이는 짧아진다.
③ 제품요인 : 제품의 부피가 크고 무거울수록, 부패와 진부화 속도가 빠를수록, 표준화 정도가 낮고 기술적 복잡성이 높을수록 신속함이 요구되므로 유통경로는 짧아진다.
④ 경로구성원 요인 : 마땅한 경로구성원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중간상의 서비스 품질이 좋지 않을 경우엔 제조사가 직접 유통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유통경로는 짧아진다.
이에 따라 기업이 처한 경쟁적 위치, 보유하고 있는 자원과 역량, 기업의 전반적인 목표와 전략적 동기 등을 고려해 유통경로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할지 목표를 세워야 한다. 이 목표를 기준으로 유통전략이 결정되고 이에 적합한 유통 파트너를 선정해야 한다.
4. 유통경로 운영주체의 결정
유통경로의 주체는 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것과 외부에 위탁해서 운영하는 것이 있는데 직접 운영하는 것을 Make(내부화)라고 하고 외부에 위탁해서 운영하는 것을 Buy(외부화)라고 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거래 비용의 관점에서 의사결정이 된다. 즉, Buy의 거래비용이 증가하면 기업은 거래비용을 줄이기 위해 유통을 Make하게 된다.
직접운영(Make)의 장점은 고객서비스가 중요한 산업에서 서비스 품질을 유지관리할 수 있으며 시장진입 초기에 신제품의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고 촉진과 확산이 용이하다. 그러나 유통 내부화는 유통의 전문성과 유연성을 떨어뜨리고 막대한 고정비 부담을 가져오기 때문에 가능하면 유통은 전략적 아웃소싱, 외부화(Buy)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유통을 외부화 할 경우 기본적으로 유통경로 구성원들은 자신의 이익을 가장 우선으로 추구하는 기회주의적 성향이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유통 경로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일관된 가치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힘의 원천을 활용한 영향력 행사 전략이 필요하다. 유통경로 구성원들의 협력과 통제 수단으론 다음과 같은 방법이 있다.
① 보상력 : 판매지원, 리베이트
② 강력권 : 상품공급지연, 마진폭 인하, 대금 결제기일 단축
③ 합법력 : 오랜 관습이나 상식에 따라 당연히 인정 되는 권리
④ 준거력 : 유명상표, 프랜차이즈 협약, 상표등록, 특허
⑤ 전문력 : 상대방이 중요하게 인식하는 지식, 경험, 정보력
이러한 힘의 원천은 분리되어 나타나지 않고 복합적으로 이루어진다. 이마트가 공급업체들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갖는 것은 이마트라는 브랜드 파워(준거력), 공급계약(합법력), 마케팅 노하우(전문력), 막강한 구매력(보상력)과 강제적인 힘(강력권)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힘의 사용은 상대방을 즉각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힘을 사용하기 전에 유통 구성원의 기회주의적 성향을 통제함으로써 거래비용을 줄이고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해야만 한다.
기회주의를 가장 직접적으로 통제하는 방법은 거래 전에 기회주의적 성향이 없는 파트너를 선정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과거의 평판, 기업문화, 거래능력 등을 엄밀히 검토해서 제대로 된 파트너를 선정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엄격하게 검토했다고 해도 환경의 변화에 따라 시간이 갈수록 갈등이 발생하고 관계가 나빠질 수도 있다. 따라서 사전 감시기능을 강화하고 보상과 처벌을 적절히 설계하는 한편, 공통의 가치와 규범을 쌍방이 공유함으로써 자율적 협력체계를 이끌 수 있도록 공유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유통관계는 B2B(Business To Business) 결혼관계와 같다. 서로 좋아서 만나서 계약으로 형성된 관계는 서로 나빠지면 이혼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관계가 나빠졌다고 모든 부부들이 이혼을 하진 않는 것처럼 갈등을 해소 하고 다시 상대방의 장점을 바라보며 미래를 위해 장기적인 관계를 지속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몰입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쌍방 간 거래비용은 감소하고 성공적인 수익을 달성할 수 있는 장기적인 관계가 지속될 것이다.
신윤창 AMH&B 전무
LG전자, 피어리스화장품, 애경산업, 필립스전자, LG생명과학에서 영업과 마케팅 업무를 했다. 이후 세라젬H&B와 종근당건강의 중국법인장과 화장품사업본부장을 지냈다. 특히 세라젬H&B에서는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마케팅 박사학위를 수료한 후 현재 대전대학교 대학원 뷰티건강관리학과 마케팅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신규 화장품회사 AM H&B에서 전무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챌린지로 변화하라', '우당탕탕 중국 이야기', '인식의 싸움', '지금 중요한 것은 마케팅이다'가 있다.
서울 금천구 디지털로9길 99 스타밸리 805호 전화 02-2068-3413 팩스 : 02-2068-3414 이메일 : cosinkorea@cosinkorea.com 사업자등록번호 : 107-87-70472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제 2013-서울영등포-1210호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지현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박지현 코스인코리아닷컴의 모든 컨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Since 2012 COS'IN.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