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리포트 2022 신년특집] 일본, 2022년 백화점 화장품업계 전망은?

2022.01.13 15:38:33

전자상거래 확산, 화장품전문쇼핑몰, 약국 등 백화점 위협 온-오프라인 병행 차별화, 고급화 생존경쟁

[코스인코리아닷컴 일본 통신원 이상호] 고급 브랜드와 럭셔리 화장품, 보석, 시계 등을 주로 판매해 온 백화점은 코로나19의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은 업계다. 업종의 특성상 전자상거래화가 늦게 진행됐고 현재에도 온라인 스토어와 약국 등의 도전에 직면해 활로를 모색 중이다.

 

백화점이 가진 강점을 살리면서 변화하는 소비자의 수요에 신속히 대처하는 온-오프라인 융합을 통해 럭셔리 브랜드의 강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려고 한다. 일본 국제상업이 최근 보도한 2022년 일본의 백화점 화장품업계의 동향을 전망한다. 

 

# 백화점, 마침내 의류제품 축소 '매장재편' 검토 시작 

 

약 30년 전인 1991년 시장 규모가 정점(약 9조 7,130억 엔(한화 약 100조 6,000억 원))에 달했던 백화점은 코로나19가 확산됐던 2020년 시장규모가 약 4조 2,204억 엔(한화 약 43조 7,000억 원)으로 격감했다. 같은 해 가을 이후로 매출 하락은 멈추고 있지만 2021년 11월 말부터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에 급속하게 유행하면서 외부환경이 완전히 개선되지 않은 채로 2022년도 ‘위즈 코로나’ 상태에서 백화점을 운영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코로나19 재난이 불어 닥친 현실에서 백화점은 늦게나마 매장을 재편해 대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백화점의 가장 큰 문제를 한마디로 ‘의류제품의 불황’이다. 일본백화점협회에 따르면, 2000년경까지 백화점 업계의 의류 판매점유율은 약 40%였으나 (주)패스트 리테일링(FAST RETAILING) 등 전문점의 공세로 인해 30%로 떨어졌고 2020년은 코로나19로 약 27%가 되어 31%를 차지하는 식료품에도 뒤지고 있다.

 

또 의류를 중심으로 한 백화점의 ‘위탁매입’ 관습 때문에 재고를 관리할 필요가 없게 됐고 이는 결정적으로 전자상거래화를 지연시켰다. 한편, ‘럭셔리’, ‘시계, 보석’ 등은 코로나19 재난 속에서도 꾸준히 판매를 이어가고 있어 모든 백화점은 중기계획에 ‘매장 재편’ 내용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J · 프런트 리테일링(주) 산하의 다이마루마쓰자카야(大丸松坂屋) 백화점은 코로나19 직전인 2020년 2월과 비교해 2024년 2월까지의 MD(상품전략) 재검토를 중기계획에서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럭셔리는 17.3%에서 23.5%로, ‘미술, 보석, 의복’도 9.2%에서 13.0%로 확대했다. 한편, 볼륨존의 여성복과 잡화는 18.6%에서 14.9%로 축소했다. 이 회사는 이미 2016년부터 여성복의 매장축소를 서서히 진행해 왔지만 MD 전략에서 이를 한층 명확히 했다.

 

사와다 타로(澤田太郎) 다이마루마쓰자카야 백화점 사장은 "마켓이 세분화하고 있어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다이마루교토(大丸京都) 매장은 젊은 여성에게 인기가 있는 브랜드를 어머니 세대도 구입하기 쉽도록 ‘리브랜딩’한 결과, 매출이 더욱 증가했다.

 

또 미츠코시이세탄(三越伊勢丹) HD도 2021년 11월 중기계획을 발표했다. 2개 주요 매장인 이세탄신주쿠(伊勢丹新宿)와 미츠코시니혼바시(三越日本橋) 매장은 2025년 3월을 시점으로 ‘럭셔리+보석, 시계’의 점유율을 27%로 잡아 2020년 3월(23%) 대비 4% 증가시켰다.

 

호소야 토시유키(細谷敏幸) 미츠코시이세탄 HD 사장은 "일본의 백화점 시장은 약 5조 엔 규모이며 개인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에 지나지 않는 틈새시장이다. 하지만 백화점을 분석해 틈새 부분을 철저히 공략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치밀하게 데이터를 분석해 현안이었던 매장 면적과 매출 점유율의 차이를 메우자는 목표다.

 

 

이러한 상품정책과 매장의 재검토, 그리고 임차인 도입은 함께 추진됐다. 세이부소고 백화점도 매장을 폐점하면서 지방과 교외 매장을 중심으로 임차인에게 대여해 임대수입증가를 도모해 왔으며 2026년 2월까지는 위탁매입과 임대의 비율이 역전해 전체 매장 면적의 60%가 임차인에게 임대될 전망이다.

 

한편, 지방매장의 폐점 등 재편은 아직 계속되고 있지만 2021년 12월 10일까지 거의 정리가 마무리된 마츠야마미츠코시(松山三越)는 앞으로 나타날 하나의 백화점 형태를 보여줬다. 위층에는 도고온천에서 고급숙박 시설을 운영하는 차하루(茶玻瑠) 호텔이나 산푸쿠(三福) HD의 ‘에이징케어 파크’ 등의 체험형 시설을 유치해 기존의 백화점 매장 면적을 크게 줄였다. 코로나19는 아직 수습되지 않았지만 방문객 수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 전자상거래 이길 기회 찾는 '미츠코시이세탄', 철저하게 고급화 추구 '한큐'

 

이런 가운데 백화점에 없어서는 안될 아이템인 화장품도 급속히 진화하고 있다. 미츠코시이세탄 HD는 매장과 화장품의 온라인 스토어인 ‘meeco(https://meeco.mistore.jp/meeco/)’와의 융합을 추진해 고객과의 관계 구축을 심화시키고 있다. 기존에는 고객과의 접점을 주로 신상품을 축으로 진행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온라인 창구인 앱도 2020년 6월 동시에 갱신해 고객과의 접점을 좁혔다. 2021년 5월부터는 meeco에서 30개 정도의 브랜드를 대상으로 ‘스탭 리뷰’를 게재했다. 이것은 미용 직원이 추천 상품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것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주요 매장인 이세탄신주쿠 매장에는 화장품 매장에 있는 대부분의 브랜드가 참가하고 있어 매출과 고객 수 모두 순조롭게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같은 해 9월에는 가상 스토어인 ‘이세탄 뷰티’도 가상 이세탄신주쿠 매장의 1층에 개장되어 늦었던 DX(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가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H₂O 그룹의 핵심인 한큐한신(阪急阪神) 백화점도 혁신이 한창 진행 중이다. 화장품 판매의 플랫폼을 담당하는 한큐(阪急)백화점은 우메다(梅田) 본점의 ‘HANKYU BEAUTY’,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HANKYU ONLINE’, 나아가 아름다움과 관련된 콘텐츠의 학습 전달 사이트 ‘HANKYU BEAUTY SCHOOL’(2021년 7월 시작)의 3가지 서비스를 출범시켜 이 그룹에서 화장품 관련 제품을 지속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제품을 구매하기 쉬운 실제 매장이나 전자상거래 강화는 모든 백화점에서 시작하고 있지만 한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사용하면서 체험형 학습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의 인기 있는 미용 직원이 강사를 맡아 메이크업을 가르쳐줌으로써 고객은 집에서도 기술의 숙련도가 올라가는 구조를 만든다. 코로나19를 반대로 이용한 방법이지만 재현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고객들의 만족도는 올라간다. 또 상담 예약기능과 부담 없이 질문할 수 있는 채팅 기능도 추가되어 라이브와 동영상을 전달함으로써 ‘한큐 팬’을 늘리려는 계획이다.

 

# 남성 화장품 구매 증가세, 지난해 전년대비 4% 증가 최고액 경신

 

백화점들은 남성 화장품에서 다른 활로를 찾아볼 수 있다. 대기업 리서치 회사인 인테이지(https://www.intage.co.jp/)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화장품 총구매액은 코로나19로 인해 11% 감소했지만 남성으로 한정할 경우 화장품의 총구매액은 373억 엔(한화 약 3,800억 원)으로 2019년 대비 4% 늘어 3년 연속 과거 최고액을 갱신했다. 온라인 회의가 늘어나면서 멋지게 보이고 싶어 하는 남성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요증가에 백화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JR 나고야다카시마야(名古屋高島屋)와 다카시마야 게이트 타워몰에서는 지난해 11월 3일부터 16일까지 이 매장에서 과거 최대 규모인 ‘남성 화장품 페어’를 실시했다. 총 7개 플로어의 화장품을 중심으로 남성 화장품 1,200점을 취급하며 기미, 모공의 수를 그 자리에서 진단해 손질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체험대회를 열었다.

 

게이트 타워몰은 이미 2021년 3월부터 8월까지 남성 고객의 화장품 구매 점유율이 12%로 전년 동기 대비 2.5배 급증했다. 그러나 전단지나 정보지 등 종이매체에 의한 판촉이 주를 이뤄 젊은 층에 대한 홍보가 매우 부족했다. 따라서 SNS로 15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가지는 미야나가 에이토(宮永えいと) 등 인플루언서를 기용함으로써 페어 기간 중 학생과 직장인 등 20~30대 남성을 중심으로 몰려들어 대성황을 이뤘다.

 

 

또 나고야미츠코시사카에(名古屋三越栄) 매장에서는 1개 가격이 3만 엔(한화 약 31만 원)이나 하는 피부용 크림의 판매수가 2021년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대기업의 조사에 따르면, 아이치현(愛知県)은 15세~69세의 메이크업용품 월간 구매액이 1,576엔(한화 약 16,000원)으로 전국 평균을 약 40% 웃도는 ‘남성 화장품 왕국’이다. 여성과 마찬가지로 남성의 스킨케어 영역은 큰 잠재 수요를 보여주고 있다.

 

나고야 뿐 아니라 후쿠오카(福岡)의 다이마루후쿠오카텐진(大丸福岡天神) 매장도 2021년 4월 이후로 20대~30대 남성 고객을 의식한 남성 화장품 페어를 실시했다. 기존에는 40대~50대의 고객이 많았지만 젊은 고객층의 확보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 하카타한큐(博多阪急) 매장은 이미 2020년 3월부터 6층 신사복 플로어에 남성 화장품 매장인 ‘맨즈 뷰티’를 개설했으며 예상을 웃도는 판매실적에 2021년 2월 매장 면적을 확대했다. 스킨케어부터 향수, 헤어케어까지 20여 개의 카테고리에서 약 800개 제품을 전시하고 있다. 이 매장의 남성 방문객 수는 전년 동월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 유쾌한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 백화점 위협 화장품 전용몰 'ZOZO'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로 ‘화장품 판매의 왕좌’인 백화점의 지위를 위협하는 도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2021년 3월 18일 오픈한 ZOZO의 화장품 전용몰인 ‘ZOZOCOSME(https://zozo.jp/cosme/)’에는 폴라, 시슬리, 지방시, 겔랑, 보비 브라운 등이 입점했고 6월 28일에는 디올, 7월 15일에는 샤넬이 입점해 단번에 화장품 전용몰을 화려함을 장식했다.

 

젊은층에 특히 강한 ZOZO이지만 ‘Z세대’의 남성용으로 세안제와 화장수, 보습액에 거품 네트까지 붙어 있어 부담 없이 스킨케어를 즐길 수 있는 ‘오르비스 미스터’의 트라이얼 세트나 자택에서 간단하게 미용실 수준의 헤드스파를 즐길 수 있는 야만의 ‘미제(myse) 헤드 스파 리프트 포 멘’ 등이 좋은 매출실적을 보이고 있다.

 

 

또 단순히 화장품을 파는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에는 ZOZOCOSME 첫 크리스마스 이벤트인 ‘홀리데이 컬렉션’을 10월 27일부터 개최하는 등 EC를 이용하는 즐거움의 연출은 실제 매장에 지지 않는다. 아이스타일의 @cosme의 공식 전자상거래인 @cosme shopping에는 디올, 랑콤, 이브 생 로랑, M·A·C 등이 톱을 자랑한다.

 

# ‘semi self 업종’ 약국, 백화점 지위 위협

 

게다가 실제 매장에서도 약국이 ‘semi self 업종’으로 백화점의 지위를 위협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웰시아 약국이 전개하는 ‘NARCIS(나르시스)’가 있다. 외국자본계 브랜드 강화를 의식해 럭셔리 화장품을 선별한 셀렉트 숍이며 2020년 9월 라라포토 아이치도고(ららぽーと愛知東郷) 매장, 2021년 5월 미텐 후추(ミッテン府中) 매장, 6월 라라포토 EXPOCITY 매장을 오픈했다.

 

고객 단가는 5,000엔 이상이며 고객층은 25세 전후가 중심인데 이것은 백화점이 차세대의 우량고객으로 육성하고 싶은 영역이며 이 영역을 내어주는 것은 백화점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웰시아는 앞으로 나르시스, 국산 브랜드로 자리를 굳힌 화장품 전문점 ‘MASAYA(마사야)’, 그리고 일반 웰시아 약국의 3개 매장을 전국 요충지의 도로변으로 확대시킨다는 계획이다.

 

 

다이마루마츠자카야(大丸松坂屋) 백화점의 사와다(澤田) 사장은 "소비자는 성별이나 연령대로 구분하는 것을 싫어한다. 백화점이 지금까지 소비자를 마음대로 구분해 온 것은 실수였다"고 단언한다. 앞으로 소매의 주된 경쟁 장소는 실제 매장보다 온라인 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도 예술품과 시계는 물론 고가 화장품 등은 여전히 ​​백화점이 강점을 가지고 있다.

 

사와다(澤田) 사장은 "백화점은 실제 매장이든 인터넷이든 결국 정말로 좋은 제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미디어’나 ‘큐레이터’가 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미 마루이(丸井) 등이 시작하고 있었지만 2021년 9월부터 세이부시부야(西武渋谷) 매장의 ‘츄즈베이스(CHOOSEBASE) 시부야’, 10월부터 다이마루도쿄(大丸東京) 매장의 ‘아스미세(明日見世)’가 오픈하는 등 D2C 브랜드의 ‘소개 매장’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소고세이부(そごう・西武)는 출점비용과 매출에 따른 수수료를 받지만 다이마루(大丸)는 출점비용만 받는다. 다이마루의 직원이 브랜드로부터 연수를 받고 ‘앰배서더’가 되어 고객을 만난다. 사와다 사장은 "가까운 미래에 팔리는 제품을 탐색하는 하나의 장치이다"고 말했다.

 

 

전자상거래와 약국 등 인터넷과 실제 매장에서의 경쟁은 점점 백화점에게 위협을 증가시키고 있다. 백화점은 제조업체와 아티스트 등 서비스 제공자 측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까? 2022년은 백화점이 ‘원점으로 돌아와 승부하는’ 마지막 기회의 해가 될 것 같다.

 



이상호 기자 leekisti@cosi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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