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인터뷰] 하우스부띠끄 비건 인증 업무 총괄 양성은, 임지윤 매니저 공동 인터뷰

2020.09.11 15:19:30

착한 화장품, 클린뷰티 지향 ‘비건니즘’ 확산, 비건소사이어티, 브이라벨 ‘비건(Vegan) 인증’ 화장품 급증

 

[코스인코리아닷컴 임정연 기자] 어린 시절 화장품 방문판매원이 집으로 찾아와 엄마와 이웃 아주머니들을 눕혀 놓고 얼굴 마사지부터 다양한 서비스를 해주며 화장품을 파는 모습을 본 기억이 있다. 세상은 또 변해서, 언젠가부터 천연화장품, 유기농화장품과 같은 이름만 들어도 그 기능을 알 것 같은 화장품들이 속속 등장했다. 환경오염과 미세먼지로부터 내 피부를 지켜 준다는 화장품들이다.

 

그렇게 유해 성분을 줄이고 피부 보호에 탁월한 기능성 화장품들 사이에서 채식주의 열풍에 힘입어 얼굴에도 먹는 화장품을 바른다고 했을 때는 충격이었다. 그런데 한발 더 나아가 그냥 채식이 아니다. 반려견 문화가 확산되는 추세에서 동물권까지 생각하는 착한 화장품, 클린뷰티를 지향하는 ‘비건니즘’이 등장했다.

 

‘비건(Vegan) 화장품’은 동물성 원료나 동물 유래 성분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화장품이다. 동물실험을 해서도 안 되고 유전자 변형 생물 성분을 함유하지 않아야 하며 제조와 생산과정에서도 다른 원료나 제품과도 섞이면 안 된다.

 

채식주의와 동물복지에 유래가 깊은 유럽에서는 일찌감치 비건(Vegan)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 비건(Vegan)이라는 단어와 개념을 탄생시킨 영국비건협회(The Vegan Society, 이하 비건소사이어티)는 1944년 창립자 도날드 왓슨(Donald Waston)과 6명의 창립 멤버들이 함께 설립한 비영리 단체다. 비건소사이어티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비건 조직으로 7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공신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으며 비건 개념과 필요성을 확산하고 동물복지와 인류 건강의 증진을 도모하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국내 기업들의 유럽 시장 진출 시 필수 요건인 CPNP(Cosmetic Products Notification Portal) 등의 인증을 도와온 화장품 수출 인허가 업체 하우스부띠끄는 늘어나는 비건 인증 문의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18년 11월 영국비건협회와 한국 공식 에이전시 계약을 체결했다. 하우스부띠끄는 비건소사이어티와 함께 이탈리아 비건 인증기관인 브이라벨이탈리아와도 공식 에이전시 체결을 맺고 국내 기업들의 브이라벨 인증을 돕고 있다.

 

브이라벨(V-Label) 트레이드마크는 1970년대 이탈리아베지테리언협회(Italian Vegetarian Association)가 개발한 로고로 그동안 전 세계 30개 국가에서 5,000여 개 기업이 15,000여 개의 제품을 인증 받았다.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에 위치한 하우스부띠끄 사무실에서 비건소사이어티 담당 양성은 매니저와 브이라벨을 맡고 있는 임지윤 매니저를 만났다. 아래는 일문일답이다.

 


Q. 비건소사이어티의 비건 인증 기준은 어떻게 되는가?

 

양성은 비건(Vegan) 화장품은 동물성 원료나 동물 유래 성분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화장품이다. 유기농이나 채식주의와는 다르게 육류, 어류, 유제품, 달걀, 꿀, 프로폴리스, 로얄젤리 등의 성분도 완전히 배제된다. 동물성 유전자도 함유되면 안 되고 동물 유래 물질도 섞이면 안 된다.

 

Q. 영국비건소사이어티는 세계적인 공신력, 인지도 면에서 1위 기관이다.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나?

 

양성은 엄격한 기준과 심사를 통과한 제품에 대해서만 인증 등록이 가능하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비건(Vegan) 문화가 이미 일상에 깊이 자리 잡았고 소비자들은 안전성을 담보한 비건 마크에 신뢰를 갖는다. 비건소사이어티가 국내보다는 세계에서 더 공신력 있는 기관이다 보니 해외 수출을 생각한다면 비건소사이어티의 인증이 필요하다. 현재 세계적으로 45,000여 종 제품에 대해서 비건 마크를 사용하고 있다.

 

 

Q. 비건소사이어티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양성은 우선 중국 수출이 안 된다. 영국에서 직접 진행하다 보니 아직 화장품에 대해 동물실험을 진행한 제품만 수출을 허용하는 중국 시장에는 수출이 막혀 있다. 비건소사이어티는 원료 검토부터 철저하다. 직접 동물성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지 않는 대신 어떠한 물질도 동물과 연관이 없다는 점을 원료 검토부터 출처 확인을 철저하게 한다. 혹여라도 동물성 관련 부분이 있으면 영국 측에서 재차 문의가 오고 담당 기업에서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까다롭게 확인하고 최종적으로 영국에서 인증서를 발부한다.

 

임지윤 한국에 들어온 다른 인증기관과 달리 비건(Vegan)이라는 말 자체가 비건소사이어티에서 만든 것이다. 세계 10대 유통채널 아마존 등에서 인정해 주는 비건(Vegan) 마크 중 하나가 비건소사이어티와 브이라벨이고 그런 면에서 비건소사이어티는 세계 시장을 겨냥한 인증이라고 말할 수 있다.

 

Q. 공식 에이전시로서 하우스부띠끄는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

 

양성은 하우스부띠끄는 영국비건협회 에이전트로 고객사들이 문제나 어려움이 있을 때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모든 절차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컨설팅하는 어드바이저 역할을 맡고 있다. 모든 인증 과정을 서류로 확인하기 때문에 출시를 앞둔 제품도 진행할 수 있다. 이미 비건(Vegan) 기준을 갖추고 제품을 만드는 업체도 있고 비건(Vegan) 인증을 받으려고 준비하는 업체도 많다.

 

 

Q. 현재 거래하고 있는 주요 고객사를 말해 준다면?

 

양성은 외국사로는 스키틀즈 간식제품, 네슬레 커피, 히말라야 화장품, 콜게이트 치약브랜드, 말쓰(Mars) 초콜릿 브랜드 등이 있다. 국내 업체로는 농심, 오뚜기, 삼양, 아이소이, 참존, 바이오스펙트럼, 보나쥬르, LG생활건강, 두산솔루스 등이 있다. 최근 두산솔루스가 화장품 성분에 대해 비건 인증 등록을 마쳤다. 화장품 이외에도 식품, 음료, 패션, 건강보조제, 세제, 생활용품, 성분 등 등록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은데 아직까지는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Q. 인증 업무를 진행하면서 고객사들이 특히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무엇인가?

 

양성은 영어로 직접 대응해야 하다 보니 의사소통 면에서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비건(Vegan) 인증을 처음 진행하는 경우 서류 제출, 작성, 영국 질의에 어떻게 답변해야 하는지 등을 어려워 해서 이 부분을 최대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한번 비건(Vegan) 인증을 받으면 영국, 유럽 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아시아 시장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인증기관인 만큼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기업들에게는 필수적인 사항이며 우리는 기업들의 디딤돌이 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믿고 맡겨 주기를 기대한다.

 

Q. 브이라벨은 비건소사이어티와 어떻게 다른가?

 

임지윤 비건소사이어티는 비건(Vegan) 인증만 받지만, 브이라벨은 비건(Vegan), 로비건(Raw Vegan, 생채식주의), 베지테리언(Vegetarian) 등 세 가지 카테고리가 있다. 그리고 브이라벨은 중국 시장 수출도 허용되는 점에서 기업들의 관심이 높다. 비건(Vegan)은 안 되지만 유제품이나 초유, 달걀, 꿀, 프로폴리스 등의 성분이 들어간 제품도 베지테리언 카테고리에서 인증 추진이 가능하다.

 

 

Q. 로비건, 베지테리언 카테고리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면?

 

임지윤 로비건은 생그대로여야 하며 설탕, 밀가루처럼 정제된 것은 안 된다. 사탕수수는 괜찮지만 사탕수수를 정제해서 설탕으로 넣으면 안 된다. 음식을 조리할 때도 1~42도 사이에서만 조리된 것을 허용한다. 비건(Vegan)보다 더 엄격한 채식에 포함될 수 있는데 채소를 손상시키지 않고 그대로 먹음으로써 새로운 베지테리언을 실천하는 것이다. 좀 더 다양한 방식의 채식주의를 하는 사람들을 위해 베지테리언 영역을 만든 게 아닐까 싶다.

 

Q. 브이라벨이 정의한 비건(Vegan)의 기준은 무엇인가?

 

임지윤 동물에서 유래한 제품이 아니며 생산과 제조 가공의 어떠한 단계에서도 동물성 원료가 사용 또는 첨가되지 않은 경우, 해당 제품을 비건(Vegan)으로 간주한다.

 

Q. 현재 브이라벨의 고객사를 말해 준다면?

 

임지윤 아모레퍼시픽, 스킨시그널, 아토팜, 에런케이, 분코, 힛더티, DNT, HELLO SKIN 등이 있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이 식품 인증을 받았는데 화장품이 아니라 마테차에 대해 비건(Vegan) 인증을 진행해서 새로 웠다. 현재 1주일에 두세 건 정도 브이라벨 인증이 성사되고 있다.

 

Q. 해외 비건 인증 에이전트로 일할 때 부담을 느끼는 적이 있나? 또 보람을 느낄 때는?

 

임지윤 브이라벨은 고객들이 이탈리아와 직접 연락할 일이 없다. 에이전트가 중간에서 모든 과정을 담당하는데, 이 부분이 비건소사이어티와 다르다. 비건(Vegan) 인증 기준은 비슷하다. 에이전트로서 이탈리아 본사와 고객사 양쪽의 요청을 명확히 파악해서 전달해야 하는데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된다. 본사가 유럽인 만큼 국내 고객사와 서로 업무 스타일이나 문화가 다른 데서 생기는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럴 때 난감한 경우가 있다. 그러나 지속적인 대화로 업무를 해결해 나간다. 비거니즘은 환경과 동물권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건 인증이 환경과 동물권 향상에 일조한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

 

양성은 업체들에게 비건(Vegan) 인증을 획득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 가끔씩 영국 본사와 연락이 늦어질 경우가 있지만 계속 일하다 보니 요즘은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답변을 주고 커뮤니케이션 속도가 빨라져서 일하기가 수월해 졌다.

 

이날 인터뷰 말미에 심형석 하우스부띠끄 대표도 자리에 함께했다. 심 대표는 두 달 전부터 비건(Vegan) 인증 문의가 많아져서 많이 바쁘졌다고 밝혔다. 심형석 대표는 “아무래도 해외 시장 진출과 수출을 생각하는 기업이라면 공신력 있는 비건(Vegan) 인증이 필요하다 보니 비건소사이어티 인증을 받으려는 업체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보나쥬르는 이미 50개 제품에 대해 비건(Vegan) 인증을 받았고 요즘은 화장품 뿐 아니라 식품, 세제 분야도 늘고 있다. 내년부터 중국에서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새로운 대체방법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있는데 그렇게 되면 비건(Vegan) 화장품의 중국 시장 진출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임정연 기자 sunshine@cosi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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