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바르는' 채식주의, 비건 화장품 트렌드 '뜬다'

2019.04.08 18:40:59

건강, 안전, 환경문제 등 윤리적 소비 관심 증가 동물성 성분 무첨가 화장품 인기

 

[코스인코리아닷컴 박상현 기자] '비건(vegan)' 문화가 이제는 먹거리를 넘어 화장품 업계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동물성 성분은 사용하지 않음은 물론 성분 개발과정에서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비건 화장품이 '착한 화장품'이라는 인식이 늘어나면서 업계도 비건 제품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비건은 영국의 도널드 왓슨이라는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단어로 고기는 물론 우유와 달걀조차도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를 뜻한다. 최근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동물성 성분을 멀리하고 제품 개발에서 동물 실험을 거치지 않은 비건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화장품도 비건 트렌드가 도입되고 있다.

 

반려동물 증가로 동물복지 관심 확산 '착한 소비'가 대세

 

비건은 채식에서 비롯됐다. 동물성 재료가 포함된 음식은 먹지 않고 채소와 과일만 섭취하는 완전 채식주의자를 의미한다. 그러나 비건의 범위가 확산되면서 동물로부터 얻은 원료로 만들어진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비건 라이프 스타일'로 이어지고 있다.

 

비건 화장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소비자들이 동물복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데 있다. 반려동물 가구의 증가로 소비자들도 동물복지 개념이 적용된 제품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착한 소비' 개념이다. 이는 기록으로 입증된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이미 2016년부터 전세계 비건 화장품 시장이 연평균 6.3% 성장하고 있어 오는 2025년이 되면 208억 달러(23조 6,500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영국 시장조사전문기관 민텔의 글로벌 신제품 데이터 베이스에 따르면 비건 뷰티 시장은 2013년 6월부터 2018년 6월까지 175%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마켓 리서치 퓨처의 2017년 보고서에서는 동물 테스트를 거치지 않거나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크루얼티 프리' 화장품 시장이 2023년까지 6% 더 성장할 것으로 보고됐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도 '2018 글로벌 화장품 산업 백서'를 통해 2014년 이후 유럽경제 회복세에 따라 가격보다는 품질을 우선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기업의 사회적 가치 활동을 구매요소에 고려할 정도로 윤리적 소비인식이 높아져 정부 차원에서도 화장품의 동물실험을 금지하는 등 윤리적 측면을 중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KOTRA는 국내 화장품 기업도 유럽 시장에 진출할 경우 품질과 윤리적 측면을 보다 어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 백서는 독일 시장의 주요 트렌드로 천연, 할랄 화장품과 함께 비건 화장품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비건 트렌드는 식품, 의류, 화장품 등에서 지속 확대되고 있으며 독일의 라이프 스타일로 정착되고 있는 추세라는 것이다. 또 기초 화장품 외에도 색조 분야에서도 다양한 비건 화장품이 개발, 출시되고 있으며 영국의 비건 소사이어티 인증 절차도 자리하고 있다고 백서는 명시하고 있다.

 

비건 소비자 잡아라, 화장품 업계 앞다퉈 제품 출시

 

국내 화장품 업계는 일찌감치 동물실험을 중단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08년부터 화장품 완제품과 원료에 대한 동물실험을 금지했고 2013년 3월에는 '화장품에 대한 불필요한 동물실험 금지 선언'을 발표했다. LG생활건강 역시 2012년부터 모든 제품에 동물실험 대신 세포배양 독성 평가법과 면역세포 배양 평가법을 활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영국 비건 소사이어티의 인증을 받기 위한 업체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하우스부띠끄에서 비건 화장품 인증에 대한 에이전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박희경 하우스부띠끄 매니저는 "비건 인증 기준을 통과하기 위한 테스트를 다시 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 인증을 받으려는 업체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만큼 인증 과정 자체가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매니저는 "아직 국내 시장에는 스킨케어와 색조 화장품 정도만 있을 정도로 비건 화장품에 대한 선택의 폭이 좁다"며 "단가가 저렴한 동물성 성분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윤을 더 많이 남기기 힘들고 방부제 사용도 제한돼 유통기한도 짧지만 비건 제품은 동물 복지 측면이나 환경보호 차원에서 완벽한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추세에 맞춰 비건 소비자를 잡기 위한 화장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속속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아워글래스(Hourglass)'라는 비건 화장품 브랜드를 런칭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면세점 매출 60억 원을 달성했다. 특히 최근 중화권에서 비건 화장품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어 아워글래스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도 '프리메라 내추럴 스킨 메이크업' 라인과 '라네즈 NEW 워터뱅크 에센스' 제품을 내놓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브랜드 디어달리아를 통해 최고급 비건 소재의 저자극 메이크업 브러시 세트 '블루밍 브러시' 8종을 출시했다.

 

 

천연 화장품 브랜드 보나쥬르는 런칭 이후 모두 42개 제품에 걸쳐 비건 인증을 받아 국내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보나쥬르는 전남 보성 녹차를 담은 수분크림 '그린티 워터밤'을 비롯해 트러블 진정에 도움을 주는 루페올 성분과 가지 추출물, BHA 성분이 함유된 '가지 데일리 BHA 토너', 눈연꽃 추출물, 소나무추출물 등 다양한 천연 성분의 패밀리 제품 '리얼 코코넛 바디 로션', 예민한 피부도 사용할 수 있는 무기자차 '데일리 마일드 선 퍼펙트 쉴드' 등 천연 성분 제품들의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 어퓨는 프랑스 EVE에서 비건 인증을 받은 '맑은 솔싹 라인'을 선보였다. 제주 소나무에서 채취한 '구주소나무싹추출물'과 발아한 싹에서 얻어낸 '발아싹콤플렉스'가 주성분인 '맑은 솔싹 라인'은 스킨테어와 클렌징 각 3품목, 모두 6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밖에 KTCS와 벤처기업 컬러핑크알앤디가 공동 개발한 '루트리', 독일 더마테스트사와 EWG(미국환경연구단체)에서 비건 인증을 받은 '아이소이'도 비건 화장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박상현 기자 tankpark@cosi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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