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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로드숍, CRM과 VIP고객 '이젠 없다'

과도한 할인경쟁 부작용…말 뿐인 고객관리로 전락

 

 

 “멀티 브랜드숍에서 VIP고객은 이제 없습니다. 단지 할인을 따라 움직이는 철새고객만이 있을 뿐입니다. 생일과 결혼기념일, 그리고 메이크업 초청 이벤트 등 아무리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 모으려고 해도 힘에 벅찹니다...”


로드숍에서 CRM이 사라지고 있다.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지속적인 내방을 유도해 매출 활성화를 꾀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하던 CRM을 아무리 펼쳐도 이제 더 이상 소비자가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멀티 브랜드숍을 운영하는 점주들이 뿔났다. 본사에서 원 브랜드숍 위주의 정책만을 펼칠 뿐 멀티 브랜드숍을 고려하는 부분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이다.

 
점주들은 할인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바램만 피력한다. 본사의 정책에 따라 정기세일, 게릴라 세일 등 1달에 3번의 세일 행사를 했다는 한 점주는 세일기간 동안 평상시보다 매출이 떨어지는 역현상까지도 경험했다고 토로한다.

 
자본과 시간을 들여 구축해온 고객 데이터와 등급에 따라 관리하던 관리 시스템도 무용지불로 전락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는 멀티 브랜드숍도 늘고 있다.


매장 활성화를 위해 진행하던 다양한 이벤트 행사도 중단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매장 갈아타기 문제를 고민하는 점주들이 늘고, 업종 전환을 고려하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지방의 한 점주는 “화장품 장사를 10여년 넘게 하면서 고객에게 외면당하기는 처음이다”라며“우수고객, VIP 고객, VVIP고객 등 등급제를 통해 다양한 혜택을 주며 고객을 관리했던 것은 옛말이 되가고 있고 할인행사를 해야만이 매장을 찾는 것이 현실이다”고 토로했다.


이 점주는 또한 “본사에서 멀티 브랜드숍을 활성화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원 브랜드숍만의 정책을 꾸려나가는 것인지 답을 찾을 수 없다”며 “뾰족한 대책마련이 없이 단순이 지속되는 할인행사로 인해 기존 우수고객마저 매장에서 발길을 돌리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고 밝혔다.

 
이는 멀티 브랜드숍만의 문제가 아니다. 원 브랜드숍도 이제 평상시에 매출을 기대하기 힘든 분위기로 돌아섰다. 전주의 한 원 브랜드숍 점주는 세일을 해야만 고객이 유입되고, 세일을 하지 않으면 썰물처럼 빠져 나가는 상황으로 변했다고 지적한다.

 
본사에서는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시도때도 없이 세일행사를 진행하지만, 정작 부메랑은 매장점주에게 돌아오고 있다.

 
원 브랜드숍을 운영하는 본사에서는 딱히 할인 지속에 대한 의견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모두가 하는 상황에서 세일을 하지 않으면 뻔히 보이는 매출을 올리지 못할 수밖에 없지 않냐는 하소연이다.

 
점주나 본사에 있어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르는 것은 소비자의 신뢰 하락이다. 멀티 브랜드숍과 원 브랜드숍 등 시판채널의 로드숍을 이용하는 고객 모두 제품 가격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올리브영은 8,000여개 품목에 대한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펼친바 있다. 점주들은 대박 노래를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1년에 1~2회 수준에서 진행하는 세일 행사에 고객들이 몰려든 것을 당연한 현상으로 치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원 브랜드숍과 멀티 브랜드숍에서의 세일 행사는 고객감사 이벤트가 아닌 정기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특히 매출 늘리기를 위한 할인정책에서 벗어나 원 브랜드숍과 멀티 브랜드숍 모두 제대로된 고객 시스템을 만들고, 브랜드 파워를 키워나가야만이 시판채널의 파국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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