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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인터뷰

[리얼 인터뷰] 일본오가닉코스메협회 미나카미 요코 회장

일본 오가닉 화장품 NGO 활동으로 시작 소비자 인식 변화 ‘중요’

 

[코스인코리아닷컴 장미란 기자] 유기농 화장품 고시 시행, 천연 화장품 고시, 천연 유기농 화장품 인증기관 설립, 가칭 ‘한국천연유기농화장품협회’ 설립 추진 등 국내 천연, 유기농 화장품 산업이 성장의 기틀을 갖춰 나가고 있다. 그러나 국내 천연, 유기농 화장품 산업이 가야 할 길은 아직은 멀기만한 실정이다. 여러 가지 화장품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부상한 것을 계기로 한발 앞서 천연, 유기농 화장품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는 일본 화장품 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 2015년 개최됐던 '2015 괴산 세계 유기농 산업 엑스포’에서 ‘충북 오가닉 의미(醫美)농 포럼 & 유기농 화장품 국제 심포지엄’에 참여했었던 일본오가닉코스메협회(JOCA) 미나카미 요코(水上洋子) 회장을 오랜만에 만나 일본 천연, 유기농 화장품 시장 동향에 대해 들었다. 특히 첫 발을 내딛기 시작한 국내 천연, 유기농 화장품 시장의 방향성을 들었다.

 

‘2019 국제 천연 유기농 화장품 트렌드 세미나’에 참가해 ‘일본 오가닉 화장품 시장 현황과 일본 오가닉 화장품 인증 현황 분석’을 주제로 발표했다. 세미나에 참가하게 된 계기와 소감을 듣고 싶다.

 

전 세계적으로 천연, 유기농 화장품이 널리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천연, 유기농 화장품과 관련해서는 유럽의 인증기준이 큰 영향력을 갖고 있고 아시아 국가들도 유럽의 인증기준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이 인증기준은 ‘천연, 유기농’에 대한 것이기는 하지만 석유유래 성분이 들어가 있다는 점에서 의문을 품게 한다. ‘천연, 유기농’이라면 실제로 천연, 유기농 유래 성분 100%로 만들어진 화장품에 대한 기준이어야 한다. 이러한 천연, 유기농 화장품의 일본 인증기준과 내용을 알리기 위해서 이번 세미나 주제발표에 참석하게 됐다.

 

이번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하는 동안 집중해서 듣는 참석자들의 모습에서 한국 화장품 업계가 천연, 유기농 화장품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일본 천연, 유기농 화장품 시장은 화장품 회사가 아닌 시민 NGO 활동에서 시작됐는데, NGO가 ‘유기농 화장품’과 관련된 활동에 나서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일본에서 ‘오가닉 화장품’이라는 개념이 만들어진 것은 지난 2001년 환경 NGO단체인 ‘아이시스가이아넷’이 발간한 ‘오가닉 코스메’라는 책이 시발점이다. 일본오가닉코스메협회의 전신 혹은 설립 배경이라 할 수 있는 환경 NGO 단체 ‘아이시스’는 원래 환경과 관련된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일을 해 왔다. 그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먹거리에 대해서는 오가닉 제품을 선호하고 구입하는데 생활용품, 특히 화장품에는 오가닉 제품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름대로 그 이유를 조사해 보니 화장품 성분에 대한 지식이 문제였다. 소비자들이 성분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오가닉 화장품에 접근하기 힘들고 어려워 했던 것이다. 이에 많은 이들이 판매자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화학성분이 들어간 화장품을 사용하고 있었다. 화장품 뿐 아니라 세제, 방향제 등 생활 주변을 구성하는 다양한 물품들이 화학성분으로 이뤄져 있다. 화장품부터라도 천연, 유기농 제품을 알리고자 책 발간을 시작으로 협회를 운영하게 됐다.

 

일본오가닉코스메협회는 일본 화장품 시장에서 ‘천연, 유기농 화장품’ 트렌트를 주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오고 있는지 궁금하다.

 

일본오가닉코스메협회는 ‘오가닉 코스메’라는 책을 발간하고 화장품 업체를 대상으로 한 강연을 통해 오가닉 화장품을 알리고 있다. 화장품 업체 뿐 아니라 일반인들을 상대로 화장품의 화학 성분과 오가닉 성분에 대해 알려주는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성분에 대해 알지 못하면 오가닉 화장품의 가치를 모르기 때문이다.

 

화장품 구매할 때 성분을 보고 구매하는 경우는 적다. 성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패키지나 광고, 디자인을 보고 제품을 고른다. 결국 성분을 제대로 아는 것이 오가닉을 알리는 기회라고 생각해 소비자 대상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천연, 유기농 화장품 강의를 들은 이들이 성분에 대한 지식을 얻고 유기농 화장품의 가치를 알게 되면서 실제 이용으로 이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성분을 알면 천연, 유기농 화장품 관련 기준이 좋은지 나쁜지에 대해서도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세계적인 천연 유기농 인증기준이라 할 수 있는 코스모스에 대해서도 성분에 대해 모르면 단순히 ‘코스모스 마크가 있으니 이 제품은 천연, 유기농 화장품이구나’ 생각하겠지만 성분에 대해 알고 있으면 코스모스 인증 마크가 있다고 해도 ‘석유유래 성분이 포함돼 있는데, 그렇다면 기준이 이상한 게 아닌가’하는 의문점을 가지게 된다는 점에서 강연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의 인식은 어떠하며, 관련 소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지에 대해서도듣고 싶다.

 

일본에서는 성분을 보고 화장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협회는 일반 소비자들이 화장품 성분에 대해 알지 못해도 유기농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JOCA 마크를 만들어 인증을 하고 있다. 성분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이들이라도 JOCA 마크가 있으면 ‘이 제품은 100% 천연, 유기농 제품이구나’ 안심하고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협회의 목표다.

 

JOCA 인증은 어떤 것이고, 지금까지 어느 정도의 인증이 이뤄졌나?

 

JOCA 인증은 석유유래 합성 성분은 일절 사용하지 않은 천연, 유기농 성분 100%의 화장품만 획득할 수 있다. 현재 35개사가 JOCA 인증을 획득했으며 매년 인증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매달 몇 건씩 협회로 인증에 대한 문의가 온다. 그러나 협회 인증기준이 코스모스 인증기준보다 엄격해서 업체들이 의뢰를 한다고 해도 실제 취득은 어려운 편이다.

 

JOCA 인증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식물추출물을 활용해 천연, 유기농 화장품 소재를 만드는 건 어렵지 않다. 가장 어려운 것은 이러한 소재들을 가지고 화장품을 만드는 기술에 필요한 기능을 가진 유화제와 방부제를 천연 100% 성분으로 만드는 것이다.

 

유럽의 경우 식물유래 천연 성분이 60~70%라면 실제 화장품만으로 만드는 기능적 역할을 하는 유화제와 방부제는 석유유래 합성 성분을 사용한다. 이러한 애매한 인증기준을 갖고 있어 소비자들이 천연 유기농 화장품에 대해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과 중국은 전통적으로 천연유래 성분, 식물성분을 많이 이용하고 연구해 온 만큼 늦게 시작했더라도 천연 방부제, 유화제를 충분히 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기농 화장품 고시 시행, 천연 화장품 고시, 천연 유기농 화장품 인증기관 설립, 가칭 ‘한국천연유기농화장품협회’ 설립 추진 등 한국의 천연, 유기농 화장품 산업은 이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한국 천연, 유기농 화장품 업계에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현재 전 세계 화장품 시장에서 천연, 유기농 화장품 인증기준은 유럽을 따르고 있다.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유럽의 인증기준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의 인증기준은 일부의 석유유래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천연 100%가 아니다.

 

한국의 천연, 유기농 산업의 발전을 위해 천연, 유기농 관련 인증기준을 만들 때 유럽의 인증기준을 따라하거나 애매하게 만들기보다 시간이 걸려도 정확하고 엄격한, 제대로 된 한국만의 인증기준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오랜 시간에 걸쳐 엄격하게 만들어 낸 인증기준이어야 확산의 의미가 있으며 소비자들로부터도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천연, 유기농 화장품은 현재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거스를 수 없는 핵심 트렌드로 나타나고 있다. 향후 천연, 유기농 화장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울러 천연, 유기농 화장품 시장의 성장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천연, 유기농 화장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소비자에게 달려 있다. 그 말은 즉, 소비자들에게 천연,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지식을 얼마만큼 전파하느냐에 따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협회에서는 업체들에게 ‘아직 많은 소비자들이 예쁜 패키지, 디자인, 이미지를 보고 화장품을 구매한다. 하지만 이러한 시장을 보고 제품을 만들지 말고 연구개발 결과를 가지고 스스로 시장을 만들라’고 강조하고 있다.

 

화장품은 여성들이 주로 사용한다. 석유유래 성분이 들어간 제품을 많이 사용하면 건강에 좋을 수가 없다. 아름다워지기 위해 몸을 망가뜨리지는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다. 건강 없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이에 천연, 유기농 화장품 교육은 큰 의미를 가진다. 천연,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지식과 성분에 대한 내용을 알리는 것은 중요한 일이며 한국도 소비자들에게 천연,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지식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일본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동안 일본의 오가닉 화장품을 알릴 수 있는 계획이 있다면?

 

오는 9월 7번째 책인 ‘재팬 오가닉 코스메’가 발간된다. 일본의 오가닉 화장품 시장에 대한 현황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천연 100% 화장품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집중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도쿄 올림픽은 일본의 오가닉 화장품을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매우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협회는 현재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코스인을 통해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본에는 ‘와일드 우먼’이라는 단어가 있다. 일본의 평범한 주부가 건강이 좋지 않거나 피부가 아팠을 때 자연식물을 이용해 치료를 한 데서 유래한 단어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소비자 교육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얘기했는데, 이는 결국 일반 소비자들에게 천연유래 성분의 잇점을 적극적으로 알려서 ‘와일드 우먼’을 늘려 나가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을 강조한 것이다.

 

여성들이 아름다움을 위해 사용하는 석유유래 합성 성분이 들어 있는 화장품은 결국 자기 자신의 몸을 망가뜨린다. 이 뿐 아니라 아이에게도 유전돼 알레르기, 피부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본에서는 샴푸나 염색제 등 헤어케어 제품의 사용이 림프암이나 자궁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퍼져 있기도 하다. 지식을 쌓아야 자기 자신을 지킬 수 있고 후손, 나아가 지구와 환경을 지키는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 수 있다. 한국에서도 소비자 교육을 간과하지 말고 지식을 가진 이들이 앞서 교육과 연구를 적극적으로 진행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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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천연화장품  유기농화장품  일본오가닉코스메협회  미나카미 요코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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