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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시리즈

[중국 마케팅 돋보기 (22)] ‘차이나는 차이나’ 트레이드 시대 넘어 마케팅 시대로

또 다른 차이나(差異那), 이병효 박사의 중국 이야기

 

동북아시아에서 한국과 중국의 상호 간 협력과 경쟁을 날로 증가하고 있고 한중 간 정치, 경제, 사회 등 제반 관계 또 복잡하고 밀접하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사드 배치의 영향으로 한중 간 제반 관계가 정체된 시기도 있었지만 한국의 정권교체와 북한의 비핵화 움직임 등이 맞물려 중국과의 관계도 또다시 변화하고 있다. 1995년부터 20여 년을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진행한 김창용 사임당화장품 전무는 그동안 체득한 경험들을 시리즈로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지난 한중 관계를 되새겨 보고 이를 통해 향후 화장품 업계가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편집자 주>

 

[코스인코리아닷컴 김창용 편집위원] 인간의 삶에 있어 인연이라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사람 인(人)이라는 한자에서도 알 수 있지만 혼자 살지 않고 타인에 기대면서 살아야 하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무인도에서 혼자 사는 것이 아니고 함께 부대끼며 살아야 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직장 생활 24년간 스쳐가면서 처음에 가졌던 좋은 감정으로 변함없는 만남을 이어 가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지 손으로 꼽아 봤다. 별로 없다. 채 10명도 안 되는 것 같다. 잃어버린 휴대폰의 연락처를 빼고도 현재 저장돼 있는 나를 스쳐간 4,000명의 이름 속에서 채 10명을 찾기 어렵다니, 한심한 인생을 살아온 것 같다.

 

물론 내가 선정한 10명도 상대방이 나에 대해서 진정한 만남이라는 감정을 동일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실제로 참다운 인간관계를 가지고 있는 상대는 5명도 채 안될 수 있다는 비참한 감정이 든다.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인간 이병효가 인성이 부족해서라고 자위할 수 밖에. 그런데 부족한 인간성으로 인한 내 잘못이 아니라는, 이기적인 논리를 대 보겠다고 생각하면 다음과 같은 이유가 아닐까 한다.

 

현대인의 인간관계는 이해관계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상대방에게서 얻을 것이 있으면 희생을 충분히 감수한다. 접대를 하거나, 일방적인 사랑을 하거나, 선물을 하거나, 불법적인 뒤봐주기를 하거나, 인사 청탁을 하거나, 무엇인가가 연계가 돼 있다. 아무리 선진국으로 발전을 한다 하더라도 이러한 모습은 없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물론 없어져야 하고 줄어들겠지만 말이다.

 

여하튼 굳이 정당하다거나 부정하다거나를 떠나서 내가 상대방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을 때에는 유달리 그렇지 않을 때보다 많은 사람을 접했던 것 같다. 하물며 대통령이나 고위 공직자 등은 어떠할지 상상을 하지 않아도 뻔히 알 수 있는 일이다. 예상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위치에 있을 때에는 오히려 내가 사람을 찾아다니면서 아쉬운 소리를 해 왔던 것 같다. 이러한 만남 속에서 김창용은 색다른 만남이다.

 

중국 전문가, 김창용과의 만남

 

그전까지 첫 직장의 유능한 선배라고만 길 건너서 알고 있다가 중국 파견근무 와서 처음으로 진정성 있는 만남을 가졌고 지금까지 이어 온 것 같다. 물론 서로 정당한 도움을 주고 받으면서 말이다. 당연히 내가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김창용 선배는 다른 사람과 달랐다. 그 깊이가 말이다. 이해관계보다 인간성을 우선시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알기까지 시간도 걸렸지만, 죽을 때까지 변함없는 마음을 가지고 있을 사람이다.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에 선배, 동료, 후배 각 한 사람만 달려와 준다면 삶을 제대로 살았다고 한다. 김창용님이 어려울 때에 나는 달려갈 자신이 있다. 그러니 김창용 선배는 후배 한 명은 찜한 거나 다름없다. 그만큼 존경하고 의지하고 싶은 회사의 선배이자 인생의 선배다.

 

선배가 계획 중인 원고 작업에, 중국 경험에 있어 선배와 비교해 1/10, 아니 1/100도 안 되는 나에게 소중한 지면을 할애해 준단다. 너무 감사하다. 그래서 중국에서 경험했던 나의 직장 생활을 담기로 했다. 기뻤던 일과 슬펐던 일, 화났던 일 등 일상에서 중국인과 한국인에 대해, 그리고 중국 회사와 한국 회사를 비교해, 중국에서 경쟁사지만 같은 한국 회사를 놓고 객관적으로 이제는 멀리서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나의 생각을 통해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한국 회사에 조그마한 도움이 되는 글을 적어보고 싶다.

 

한국 전문가의 유출

 

앞으로 10년이다. 내가 추측한 중국 화장품의 자체 생산 품질 능력이 10년 이내면 역전당할 수 있다. 발전하는 중국 항공 산업으로 인해 한국의 항공기 조종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것처럼, 강도가 심하지는 않지만 적지 않은 연구 인력이 중국으로 유출돼 중국 화장품의 품질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내가 아는 몇몇 인력들도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소수 인력들은 나름 화장품 연구 계통에 전문가이면서 열정 또한 나이에 맞지 않게 왕성하다.

 

이러한 인재들은 초창기 80년대 화장품 시장을 개척하던 시기, 한국 화장품 회사에 몸을 담고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개척자의 입장과는 사뭇 다르다. 일본의 선진 기술을 한국이 이용했던 것처럼 중국은 한국의 앞선 기술을 이용코자 해, 그 일환으로 초빙되거나 스카우트돼 움직이는 인력들이다.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본인 역시 그런 차원으로 중국인 사업체에 잠시 몸담고 노하우를 전수했지만, 잠깐의 보상을 바라보고 일을 했으며, 돌이켜본 현재는 썩 추천하고 싶은 역할론이 아니었다. 국부 유출 수준은 아니었지만 가정을 꾸려가야 하는 상황에서 파격적인 연봉, 주택 제공, 차량 제공, 기사 제공, 국제학교 학비 지원 등 거절하기 쉽지 않은 조건이었다.

 

 

하지만 B2B시장이 그리 호락호락했던가? 최소 몇 개월에서 1년을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한 시점에서 중국 사업가들은 투자한 한국 인력들에게 그리 여유로운 시간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지금 현재 중국인 회사에 투입돼 있는 한국인 전문 경영자와 마케터, 연구원들은 분명 이해하는 대목일 것이다.

 

향후에도 이러한 자질 있는 한국 화장품 인력들이 중국으로부터 러브콜을 많이 받을 것이지만 유념해야 할 일들이 있다. 먼저 정확한 근무기간에 대한 약정이다. 더불어 지원되는 금전적인 혜택은 미리 선불 개념으로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연구원들의 경우에는 노하우 전수에 대한 신중함을 갖추어야 한다. 무분별하게 있는 처방, 없는 처방 등을 제공하지 말고 자체 연구 능력을 갖추는 최소한의 노하우 등을 전수하는 수준에서 역할이 필요하다.

 

10년 후에는 한국은 자본이나 시장 규모나 인력이나 어느 하나 중국을 앞설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때에 한국의 인력은 극히 도움이 되지 않는 자원이 될 것이다. 간단히 한국어와 중국어를 할 수 있는 실적제 영업 사원 모집 수준으로 전락할 수 있다.

 

우리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화장품 B2B 비즈니스를 꿈꾸는 우리는 한국의 화장품 회사에서 중국 대륙을 공략하는 데 좀 더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차라리 중국에서 화장품 회사를 신뢰할 수 있는 중국인의 투자를 활용해서 전개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경영 등 책임을 모두 맡고서 말이다.

 

내가 아는 지인은 꽝조우에서 액세서리 공장을 운영했다. 처음 저렴한 인건비를 기대하고 공장을 직접 매입해서 경영했으나 초창기와는 달리 사업성이 나빠지는 상황 속에서도 한국 기업의 투자에 따른 제도 때문에 마음대로 폐업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돼 공장에 투자한 비용, 기술력 모두를 고스란히 포기하고 철수했다.

 

한편, 또 한 지인은 상해에서 음료 공장을 설립했는데 100% 중국인 현지 자본가를 활용했고 전문경영인으로서 이익 쉐어를 하는 계약을 통해 당당하게 한국의 기술력이나 인력 유출 없이 공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100% 이용당하지 않는 조건과 계약을 통해 중국에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꾸려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기간의 욕심에 의해 노력 봉사만 하고 고스란히 철수하게 되는 사업이 돼서는 안될 것이다. 상호 공정한 조건에서 화장품 산업 인력 운용이 돼야 할 것이다.

 

         김창용 사임당화장품 전무

프로필

(전) 뷰티화장품 부사장, 토니모리 해외사업 부문장, 한국무역협회 해외 마케팅 자문위원, 코리아나화장품 중국 천진법인 총경리, 웰코스 화장품사업부 이사, 아모레퍼시픽 중국 심양법인 총경리, 아모레퍼시픽 중국지역 연수(중국 강소성 쑤저우대학), 아모레퍼시픽 영업부문, 마케팅부문, 기획부문

 

이병효 박사

프로필 : 광운대 국제통상학과, 서강대 MBA 마케팅전공(석사), 서울벤처대학원 경영학전공(박사), 아모레퍼시픽 인재원, 마케팅, 영업 등을 두루 섭렵, 화장품 ODM 기업의 국내, 중국 영업·마케팅 임원 역임, 풀무원 더스킨 사업부장 역임, 뉴앤뉴 화장품 ODM 임원 재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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